[양형주 목사의 바이블 백신 3] 계시론(3) 정경, 명확한 기준 가지라
흔히 성도들에게 성경에 관해 받는 질문 중 하나가 ‘가톨릭의 성경에 있는 외경은 우리 개신교가 갖고 있는 성경과 어떻게 다르냐’는 것이다. 또 새롭게 발견된 제2의 성경, 제3의 성경, 숨겨진 성경 등등이 나왔다는 자극적인 문구에 호기심이 발동되는 경우도 있다.
정경, 외경, 위경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지 않으면, 우리는 자칫 그런 성경들은 좋은 말씀이기는 한데 조금 부족한 것 같다는 식으로만 대답하게 된다. 이에 대해 우리는 명확한 기준을 갖고 있어야 한다.
가톨릭에서 외경들의 추가를 결정한 것은 1546년의 트리엔트 공의회였다. 트리엔트 공의회는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에 대한 대응을 논의하는 회의였다. 따라서 이때 추가를 결정한 외경은 종교개혁자들이 비판했던 면벌부, 연옥 같은 가톨릭의 신학을 정당화할 수 있는 요소들과 깊은 관련이 있다.
가톨릭이 추가한 마카베오 하 12장 38-45절을 보자. 여기에는 마카베오와 그의 부하들이 죽은 자들의 죄 용서를 위해 은 2천 드라크마를 모아 속죄 비용으로 드리는 장면이 나온다. 죽은 자들이 부활할 때 이 비용으로 속죄받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한 번 죽는 것은 사람에게 정해진 것이요 그 후에는 심판이 있으리니(히 9:27)”라는 성경 말씀에 정면으로 위배된다.
주목할 것은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외경으로 추가할 것을 고려했던 에스드라 1, 2서 등은 제외시켰다는 사실이다. 에스드라 2서에는 죽은 자를 위한 기도를 강력히 반대하는 내용이 들어있다(에스드라2 7:104-105).
이는 신명기 신학과 일치하는 주장이다. “아버지는 그 자식들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요 자식들은 그 아버지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하지 않을 것이니 각 사람은 자기 죄로 말미암아 죽임을 당할 것이니라(신 24:16)”.
또한 이들이 추가한 집회서에는 가톨릭의 사제 제도를 정당화시켜 주는 언급들이 있는데(38:24-39:11), 이는 만인제사장을 주장하던 개신교에 대한 반박으로 활용될 수 있다. 이처럼 외경의 추가는 단순히 신앙생활을 풍성하게 하기 위한 것이기 보다, 가톨릭의 신학적 입장을 견고하게 하기 위한 의도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정경의 기준을 분명히 붙잡아야 한다. 정경에는 첫째, 하나님의 영감이 들어 있어야 한다. 둘째,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분명히 전달해야 한다. 셋째, 신뢰성이다. 하나님의 영감을 받아 기록한 저자의 신뢰성이 있어야 한다.
이렇게 볼 때, 외경은 정경의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한다. 도리어 인간 구원을 위한 하나님의 뜻을 흐리게 만들고, 이를 주장하는 저자도 분명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이런 면에서 위경은 외경보다 그 가치가 훨썬 더 떨어지고, 나아가 자칫 우리의 신앙을 심각하게 왜곡시키기 쉽다.
위경은 성경을 이해하는데 치명적인 오류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성경에서 언급하지 않았던 것을 다양한 상상력을 동원하여 설명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것이 에녹 1서다. 에녹 1서 6-7장은 창세기 6장에서 나오는 하나님의 아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의 결혼을 설명하는데, 이를 천사와 인간의 성적 결합으로 설명한다. 이런 설명은 우리나라에서 나온 통일교를 비롯한 유사 계열에서 주장하는 성적 타락론과 맥을 같이 한다.
우리에게는 신구약 성경 한 권으로 충분하다. 이 성경으로 구원을 얻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성경에 대한 확신으로 무장하고, 제2, 제3의 다른 성경, 위경, 외경에 혹하지 말자. 다른 계시는 없다. 성경 한 권으로 충분하다!
양형주 목사
대전도안교회, 한국교회 리더십코칭센터 원장
명성교회 교육전도사, 천안중앙교회 청년목사, 동안교회 청년부 디렉터
저서 <바이블 백신>, <키워드로 풀어가는 청년사역>, <청년리더사역 핵심파일>, <내 인생에 비전이 보인다>, <평신도를 위한 쉬운 로마서>, <평신도를 위한 쉬운 창세기(전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