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마루예수공동체의 터를 본지
만 1년이 되었습니다.
산마루예수공동체의 터를 처음 본 것은
2018년 5월 21일이었습니다.
그날 나는 이 터에 와서
주의 임재하심을 경험하였습니다.
경외심과 고요함이 밀려오며
전율하는 감동에 말을 잊었었습니다.
주께서는 내 마음에 이런 말씀을 주셨습니다.
"회개한 자가 거하는 거룩한 땅이 되게 하라!"
나는 "회개한"이라는 말이 거북하기만 하였습니다.
"회개는 무슨 회개를?
어떻게 보아도 거룩한 공간으로만 여겨지는데!"
이튿날 또다시 같은 자리에 와서 눈을 감고
묵상을 하는데 주님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네가 선 곳은 거룩한 곳이니 네 발에서 신을 벗으라!"
모세에게 주셨던 말씀이었습니다.
눈을 뜨고 보니 신발처럼 생긴 돌이
비 온 뒤라 흙이 묻은 채 놓여 있었습니다.
나는 이것을 들고 내려와
교회 제단에 올려 놓고 기도하기 시작했습니다.
그 후 한 달 여 만에 수백 만평의 숲 속에
5만 여 평의 터를 계약하고,
1년이 되기 전에 십자가를 세우게 된 것입니다.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이겠나?
분명 나의 능력으로는 불가능한 것이다!
오직 주님께 영광을 드릴 뿐입니다.
우리는 일반 교우 100여 명과
머리 둘 곳조차 어려운 이웃들 100여 명으로
구성되어 예배 드리는 작은 교회입니다.
공동체의 터는 계약금조차 제대로 준비되지 않았었으니,
공동체를 그곳에 세우겠다는 것이
그 얼마나 무모한 일이겠는가!
이러한 일로 교인 중 근 20명이 떠났습니다.
어찌 그리하지 않겠습니까?
나는 충분히 이해한다.
그러나 나는 인도하심을 거역할 수 없었습니다.
<다음>
*오늘의 단상*
지옥에 이르는 길은
수많은 선의(善意)로 포장되어 있다.
<서양속담>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