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처리소위원회 회의록도 참고해 판결
서울고법이 22일 성락교회 김기동 목사에 대해 ‘감독권이 없다’는 1심 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가운데, 그 판결 내용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특히 항소심 재판부는 1심 판결 취소를 요구한 김기동 목사 측 요구를 기각했을 뿐 아니라, 오히려 1심에 더해 기각 이유를 대폭 추가하며 논란의 여지를 최소화하려 했다.
재판부는 먼저 쟁점인 2013년 1월 3일 시무예배와 1월 6일 주일예배에서 김기동 목사의 사임 발표에 대해 “이견 없이 사임이 명확하다”고 밝혔다.
김기동 목사 측은 이에 대해 감독 사임이 아닌 공동목회라고 주장해 왔다. 하지만 이날 재판부는 “김기동 목사가 2013년 1월 3일과 6일 예배에서 표시한 의사는 명확하다”며 “감독직에서 물러나고 그 직위를 아들인 김성현에게 물려주겠다는 것이며, 다른 뜻을 가진 의사표시로 해석되지 않는다”고 판시했다.
당시 사임을 처리한 사무처리소위원회 회의록도 참고했다. 재판부가 명시한 2013년 1월 6일 사무처리소위원회 회의록에는 “대표자 김기동이 대예배시간에 교인들에게 나아가 연로한 관계로 대표 사임의사를 표명했으므로, 이의 후임자를 김성현 목사를 추천해 교인들에게 물은 바, 교인 전원의 동의로 가결되었다. 사무처리소위원회는 후임 대표자의 선임됨을 만장일치로 승인가결하다. 대표자 김성현, 위 선출된 대표자는 즉석에서 그 취임을 승낙하다”고 적혀 있다.
그러나 김기동 목사 측은 이에 대해 “위원회가 개최된 적도 없고, 기재 내용도 허위”라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는 김기동, 김성현을 포함한 위원들의 도장이 모두 날인돼 있고, 내용도 동일한 점 등을 들어 김 목사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성락교회 분쟁에서 이번 판결이 중요한 것은, 김기동 목사의 감독 복귀가 교회 사태의 핵심이기 때문. 지난 2017년 3월 성도들이 김 목사 부자의 퇴진을 요구하며 교회 개혁을 시작한 결정적 계기 역시 김 목사의 감독 복귀였다.
이와 함께 김기동 목사의 100억여원대 재정 비리를 다루고 있는 형사 재판 결과도 조만간 나올 것으로 보여, 다소 소강상태인 성락교회 사태에 변화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