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욕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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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솔루션: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53) 두목이 되려는 아이

두목이 되려는 아이들이 있다. 주변 친구들을 규합하여 지배력을 행사하는 아이들이다. 두목이 되려는 아동은 힘으로 친구들을 제압하고 폭력을 행사하기도 한다. 주변 친구들을 위협하고 두려워하게 만드는 점 때문에 인간관계에 문제를 보인다. 이는 공격성의 문제이므로 서둘러 개선해야 사회생활에 발전적이 될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두목이 되려는 아동은 주변에 친구들을 끌고 다니는 아동, 힘의 우위를 지향하는 아동, 그리고 공격성이 많은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두목이 되려는 아동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인정욕구가 많은 편

두목이 되려는 아동은 인정받고자 하는 욕구가 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자신이 두목이 되어 존재를 드러내고 싶다는 점에서다. 이런 이유로 고집이 강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자신감이 없는 경우가 많다. 더 많이 고집을 부리는 것은 더 많이 인정받으려는 심리에 근거하기 때문이다.

그러기에 부모는 이런 아동의 진면목을 보지 못하고 자신감이 많은 것으로 착각하기 쉽다. 그리고 이런 아동은 겉보기와 달리 실패에 대한 두려움도 많은 편이다. 그것은 진정한 자신감이 아니라, 인정을 받으려는 욕구인 열등감에 기초해 있다고 보아야 한다.

이런 상황을 잘 이해하기 위해 성인의 경우를 예로 들어 설명할 수 있다. 누구나 어떤 일을 시작하려 할 때, 성공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실패할지 모른다는 두려움을 가지게 된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실패할 것 같은 일은 무조건 피하거나 새로운 일은 아예 시도하려 들지 않는다.

이와 달리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하고, 노력하며, 적극적으로 문제에 도전하려는 사람이 있다. 실패했다고 주저앉는 사람과 다시 일어서서 꿈을 향해 가는 사람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는 것일까?

역경을 딛고 성공을 이뤄낸 사람들 이야기를 보면, 공통적인 특징은 끝까지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에 사로잡혀 주저앉느냐, 아니면 두려움을 이겨내고 새로운 목표에 도전하느냐는 바로 ‘자신감’에 달려있는 것이다.

자신감은 살아가면서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된다. 다만 겉으로 큰 소리를 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자신감이 필요하다.

2. 지배 동기의 발현

두목이 되려는 아동은 지배하려는 동기를 갖고 있다. 다른 친구들을 지배하여 존재의 우위성을 드러내고 싶은 것이다. 아동의 감춰진 동기는 자신의 영향력을 타인에게 행사해, 타인을 자신의 마음대로 조종하고 지배하고자 하는 심리이다.

아동의 지배성은 사실 어른에게도 해당하기에, 인간이면 누구나 갖는 타인을 다스리고자 하는 권세욕이자 지배심리이다. 두목이 되려는 아동 아동은 자기의 주변에 따르는 추종자를 얻을 때 만족해하고 행복감을 느낀다. 이런 지배동기는 정신분석학적으로 사실상 가학성에 해당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두목이 되려는 아이는 반드시 그를 따르는 아동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것이 가능한 것이, 바로 서로를 필요로 한다는 것이다. 일종의 필요충분조건이 성립돼, 두목과 졸병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을 두고 정신분석적으로는 흥미로운 해석이 가능해진다. 두목이 되려는 아동은 힘을 위해 공격성을 발휘한다. 그런가 하면 그를 따른 아동은 보호를 원하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힘을 위해 사랑을 포기하는가 하면, 보호를 위해 힘을 포기하는 것이다. 보호를 원하는 아동은 사랑보다는 두목이라는 강력한 인물 혹은 신과 동등한 인물의 지위를 택한 것이다.

전술한 대로 두목이 되려는 아동 중에는 실제로 사람을 끄는 매력과 지도력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다. 이런 아동은 어리기는 하지만 자신이 가진 영향력을 가지고 자신을 중심으로 해서 세력과 집단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런 지배성은 대개 남자 아동이 선천적으로 강하지만, 때로 여자 아동 중에도 남자아이 못지않게 지배성이 강한 경우도 있다.

3. 열등감 보상

두목이 되려는 아동은 열등감을 숨기고 있다. 그들의 지배하려는 심리는 열등감의 보상에서 이해되기 때문이다.

아동의 지배욕은 외현적으로는 열등감과는 대립된다. 지배욕은 다스리려는 데서 나오고, 열등감은 다스림을 받는 환경에서 유발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는 외적인 현상의 구분일 뿐, 내적으로는 서로 연결돼 있다.

심리학적으로 지배욕과 열등감은 동전의 양면과 같은 것이다. 지배욕구란 심리학적으로는 일종의 열등감의 보상에서 발현된다고 본다. 지배욕은 열등감의 다른 면이라는 측면은 실로 흥미로운 일이다. 지배욕과 열등감은 한 지체에 있는 서로 다른 대립적 특성이기 때문이다.

아들러(Adler)는 이 지배욕구를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로 표현하였고 이를 인간의 중요한 본능으로 보았다. 아들러에 의하면 인간의 권력욕이나 지배욕은 근본적으로 열등감에서 비롯된다고 보았다. 열등감이 강한 사람일수록 지배욕을 강하게 나타내고자 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를 생활경험으로 입증할 수 있는데, 열등감을 가진 사람일수록 권력에 대하여, 그리고 지배와 굴복에 대하여 민감한 사실이다.

어느 누가 강한 지배욕을 보인다면 그만큼의 열등감을 보상하려는 차원이요, 심한 열등감을 보인다면 지배욕을 발휘하지 못한데서 비롯되고 있음이다.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두목이 되려는 아동을 둔 경우에 해당되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해 자신을 반성해 볼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을 한다 해도, 거기에는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부모가 자기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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