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보릿고개로 극심한 식량난” 종교인들, 인도적 지원 호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인도주의, 생명의 위협 받을 때 지원 원칙
정부 지원 결정 환영, 하지만 턱없이 부족
북한, 인도적 지원에 대해 흔쾌히 수용을

▲한반도의 ‘쌀독’이 터져 쏟아지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한반도의 ‘쌀독’이 터져 쏟아지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명혁·박경조·박종화 목사(기독교)를 비롯해, 법륜(불교), 김홍진(천주교), 김대선(원불교), 박남수(천도교) 등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에서 대북 인도적 지원을 촉구하는 긴급 호소문을 6일 발표했다.

이들은 “인도주의는 정치, 이념, 사상, 종교, 믿음, 인종, 성을 구분하지 않고 인간이 생명의 위협을 받을 때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다. 비록 적이라도 인도주의 정신은 동일하게 적용돼야 한다”며 “인간의 생명을 구하는 인도주의와 정치적 관점은 철저히 분리돼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은 지금 춘궁기 보릿고개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다”며 “감자를 수확하는 7월까지 북한 아이들은 먹을 식량이 크게 부족하다”고 보고했다.

이들은 “지난 5월 3일 발표된 유엔식량기구(FAO)와 세계식량계획(WFP)의 공동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인구의 40%인 1천10만여명이 식량 부족에 처해 있고, 예상 식량 부족액은 무려 136만 톤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세계식량계획(WFP)는 국제사회에 대북 식량지원을 촉구하고 있고, 유럽연합(EU)도 인도적 지원은 유엔 대북제재와 별개라는 입장을 천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종교인들은 “인간은 누구나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 북한 사람이든, 한국 사람이든, 미국 사람이든, 국적이나 인종에 상관없이 인간다운 존엄을 보호받고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다”며 “북한에 태어났다는 이유로, 굶주림을 외면하고 생명의 위협을 방치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민족의 화해와 평화를 위한 종교인 모임’은 “어렵게 찾아온 한반도 화해 분위기가 지속되고 굳건한 평화 정착의 토대가 만들어지길 기원해 왔다”며 “이에 우리는 대북 인도적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자 한다. 극심한 가뭄과 식량 부족에 허덕이는 북한 어린이와 주민들을 살리기 위해, 국제사회와 각계에 다음 내용을 촉구했다.

하나. 유엔을 위시한 국제사회는 대북 식량 지원을 위해 적극 나서주기 바랍니다. 인도적 지원은 경제 제재의 대상이 아닙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 지원이 묶여 있습니다. 북한 어린이와 주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은 전면 허용되어야 합니다.

하나, 정부가 북한의 취약계층을 돕기 위해 국제기구의 사업에 800만 달러(약 94억 7천만원) 지원을 결정한 것에 대해 환영합니다. 하지만 북한의 식량의 어려움을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부족합니다. 정부의 과잉 비축미를 인도적 지원으로 돌리는 전향적인 정책이 필요합니다.

정부는 또한 민간단체들이 육로와 해로를 통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신속히 할 수 있도록 모든 방법을 강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미국과 국제사회에 대한 협조를 통해 인도적 지원이 허용되도록 적극적인 외교력을 발휘해주기 바랍니다.

하나. 여야 정치권은 더 이상의 소모적 논쟁을 중단하고 대북 인도적 지원에 대한 결의안을 의결함으로써, 인도적 지원에 대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것을 촉구합니다. 인도적 지원이 정쟁의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하나, 북한은 인도주의와 동포애로 추진하는 인도적 지원에 대해 흔쾌히 수용할 것을 촉구합니다. 그것이 향후 남북관계 개선과 교류·협력의 디딤돌이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국민 여러분에게 호소합니다. 북한 주민들이 식량 위기에 처해 있다는 유엔 식량보고서에 의거해서 굶주리는 북한 주민을 돕기 위한 대북 식량 지원 모금운동에 적극 동참해 주십시오. 우리 종교인들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 대북 식량지원을 적극 추진해나갈 것입니다.

이후 대북 지원과 북한동포 돕기운동을 했던 5대 종단 종교인들을 중심으로 만든 단체다. 대북 인도적 지원과 북한 주민의 인권 개선,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를 위한 캠페인과 기자회견 등을 통해 우리 사회에 화해와 평화의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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