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숙인들을 위한 주일예배에서
바울은 옥에 갇혔으면서도
주 안에 있었음으로
자유로웠다는 설교를 했습니다.
그러면서 우리가 주 안에 있다면
세상이 감옥 같을지라도
우리는 자유롭게 살아갈 수 있다고 하였습니다.
나는 늘 하던 대로
예배 후 한 사람 한 사람 악수를 하면서
문안 인사를 나누는데
한 형제가 꼬기꼬기 접은 종이를
내 손에 쥐어주면서 나갔습니다.
나중에 펴보니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세상이 양심수라고 부르는 죄로 갇혀 보았습니다.
갇히는 거 따윈 아무렇지도 않아 했지만
막상 절차에 따라 갇히게 되면
억울 분노에 휩싸였습니다.
물론 겉으론 의연한 척 하지만
바울이라고 다를까요? 속내가
자유로움은 본능입니다. "
검은 높은 돗수의 안경을 써서
눈이 작아 보이고
늘 모자를 푹 눌러 쓰고
아는 척을 해도 피하던 형제의 속내를
볼 수 있었습니다.
옥에도 가보지 못한 내가
너무 쉽게 설교를 했는가
쑥스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도 주 안에 머물러
바울처럼 자유인이 되기를 기도하였습니다.
<이주연>
*오늘의 단상*
진실이란 사실을 근거로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