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포크레인을 사려고 마음 먹을 줄은 저도 몰랐습니다.
포크레인 마련 모금을 시작해 놓고 이제사
이런 말씀을 드리니 의아하게 생각하실지 모르겠습니다.
이는 제 마음을 소상히 밝힐 여유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서신을 쓰려고 자리에 앉으면 자정이 다 되었습니다.
그리고 쓰기 시작하면 육체 노동 때문에 졸음을 견딜 수가 없어
잠들다 깨다 반복하기 일쑤였습니다.
졸다가 자판을 머리로 받는 일이 한 두번이 아니었습니다.
저는 평소 포크레인에 대한 이미지가 부정적이었습니다.
제게 포크레인은 자연과 생태 파괴자라는 이미지가 강했기 때문입니다.
산 언덕을 깎아내고 산림을 훼손하는 파괴적인 정복자가 아닌가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 와 몇 천 평 산비탈 돌밭을 일구려 보니
포크레인 없이는 농지 조성 자체가 불가능했습니다.
포크레인을 의뢰하여 일을 해 보니,
하루에 백 사람이 할 일을 6W포크레인 한 대가 해내는 것이었습니다.
과연 파괴적이었습니다.
그러기에 그 힘을 파괴적인 것이 아니라,
창조적으로 사용해야 하겠다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그 힘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그런데 문제는 하루에 포크레인 한대 비용이
65만원씩이나 했습니다.
2대가 함께 하니 1일에 130만원이나 드는 것이었습니다.
결국 2천 여 평만 개간하고 말았습니다.
2천만원 가까운 비용을 지불해야 했습니다.
그래서 저부터 포크레인을 배웠습니다.
이 같은 형편을 아는 한 장로님께서
5백만 원을 봉헌하시겠다고 말씀하셔서
모금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산마루서신 가족 여러분들이 그간 후원하셔서
추가로 현재 6백 여 만원이 더 모금되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14일(금) 온누리교회의 마리아행전에서
설교를 마치고 내려왔는데 김혜자 권사님을 뵈었습니다.
이재훈 목사님께서 김혜자 권사님이 주신 후원금을
제게 건네셨습니다. 놀랍게도 1천만원이나 되었습니다.
그후 이 목사님을 통해
두산중공업의 고위 경영자께서
2014년형 5톤짜리 포크레인을 소개해 주셨습니다.
수리하여 칠까지 새로 한 것으로
한 딜러가 깎아준 것입니다.
가격이 2천 8백 60만원(부가세 포함)입니다.
이제 약 7백만원만 모금되면
포크레인 구입이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6월 말까지만 모금을 하고자 합니다.
5만 여 평의 공동체의 터전 중
개간이 가능한 3만 여 평을 농지 및 성지로서
차분하게 개간하여 아름답고 거룩한 공동체를
만들어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서신 가족들의 기도와 후원에 감사하며
산마루예수공동체에서 이주연 드림
*오늘의 단상*
하루에 세 사람을 웃게 만드십시오.
그 안에 당신의 천국도 있습니다.<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