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19편, 우리 위로·격려하시며 행복 이르는 길 제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19세기 영국 복음주의 목회자 찰스 브리지스 강해서

성경에서 가장 긴 시편 119편, ‘시편 중의 시편’
그리스도인의 거룩한 행실들을 다양하게 표현
찰스 브리지스, 시편 119편을 해석·적용 적임자
신자의 영혼, 헐떡이며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해

시편 119 말씀 사모하여 헐떡이는 사람
찰스 브리지스 | 서문강 역 | 청교도신앙사 | 820쪽 | 35,000원

시편 119편은 ‘성경에서 가장 긴 장’으로 알려져 있다. 요나, 요엘이나 빌레몬서 등 짧은 신구약 성경 한 권보다 긴 이 장은 ‘시편 중의 시편’, ‘시편 전체의 축소판’으로 불린다.

이 시편은 모두 22부로 나뉘어 있는데, 이는 히브리어 알파벳 수와 순서를 따른 것이다. 각 부는 8개 구절이고, 그 첫 문장은 히브리어 알파벳 순서에 해당하는 글자로 시작하는 등, 철저히 계획된 구성이 돋보인다.

<참된 목회(The Christian Ministry)>로 유명한 19세기 영국 복음주의 대표 목회자 찰스 브리지스(Charles Bridges, 1794-1869)가 ‘하나님의 말씀에 대한 사랑’을 노래하는 이 ‘시편 119편 강해(An Exposition of Psalm 119)’를 썼고, 서문강 목사(중심교회)의 번역으로 청교도신앙사에서 이를 번역해 <시편 119: 말씀 사모하여 헐떡이는 사람>이라는 제목으로 펴냈다.

저자는 “이 책은 구약시대의 신자에게 신약의 복장을 입혀 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약시대의 신자도 신약시대 이후에 사는 우리와 ‘동일한 정신을 갖고 동일한 행보를 보인다’는 관점으로 이 시편을 살피는 것”이라며 “이 시편은 ‘사랑으로 역사하는 믿음(갈 5:6)’의 원리와 작용들을 윤곽적으로 그려주고, 그리스도인이 갖는 느낌들과 거룩한 행실들을 다양하게 표현하고 있다”고 소개한다.

그러면서 “이 시편에 나타난 복음의 교훈적인 부분을 하나님 아버지께 순종하는 자녀의 행복한 길의 안내자로 삼고, 우리가 사랑으로 행할 마땅한 도리의 원칙으로 받으며, 매일 우리 영적 진로의 표준으로 삼자”며 “그렇게 활용함으로 우리 구주를 더욱 전적으로 의존하는 법을 배울 것이고, 우리 기도에 새로운 활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복 있는 사람은…’으로 시편 전체의 문을 여는 1편처럼, 시편 119편은 ‘… 행하는 자들은 복이 있음이여(1절)’로 시작한다. 이에 대해 “시편 119편을 통해 주님께서는 우리를 위로하시고 격려하시며 행복에 이르는 길을 즉각 제시하신다”며 “진정한 행복에 이르기 위해서는 죄에서 구원받고 다시 죄에 빠지지 않게 자신을 보전해야 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책은 주제의 특성상 다양한 형식으로 구성돼 있다. 저자는 “묘사적인 부분은 토론과 개인 대화의 소재로 사용할 수 있고, 자기를 점검하거나 때를 따라 하나님께 간구하는데도 사용할 수 있다”며 “자신을 깊이 성찰하거나 경건한 마음 상태를 유지하기 위한 묵상 재료로 활용한다면, 새로운 피조물로써 성도는 힘을 얻고 더 완전한 데로 나아가는 동력을 공급받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저자의 말처럼, 22부로 이뤄진 이 책은 각 구절 하나하나의 의미를 상세히 풀어주고 적절한 예화나 다양한 성경 인물들과 기독교 역사 속 사례 등을 비교·대조하여 성도들에게 교훈을 전해주고 있어, 설교자들에게도 좋은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여타 성경 구절들이 매우 풍부하게 들어가 있다. 기도문으로 끝내는 경우도 있다.

“죄인, 아니 성도가 교만해질 수 있습니까? 사람이 주권적인 은혜로 모든 것을 거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많은 시간을, 또한 그렇게 많은 자비하심의 은혜를 남용하고 하나님의 성령을 그처럼 근심시킴으로 마음을 무신론과 불신앙과 이기심으로 그렇게 가득 채우다니 있을 수 있는 일입니까? 결코 그럴 수 없습니다(101쪽).”

“우리의 탄식을 기도로 승화시킵시다. 그러면 주님께서 신속하게 우리 기도를 찬미로 바꾸어 주실 것입니다. 삼가 모든 일에 조심하여 예수 그리스도와의 교제를 방해하지 못하게 합시다. 주님으로부터 멀리 떨얼지면 영적으로 누리는 즐거움이 그만큼 줄어들게 돼 있습니다(시 36:8-9, 218쪽).”

“‘참된 열심’은 주님의 참된 제자의 표지들인데, 이기적인 열심과는 광대한 차이가 납니다. 그 열심은 하나님의 말씀의 빛을 받고 그리스도의 사랑 안에서 활기를 얻어 밝음도 주고 뜨거움도 있습니다. 그 열심은 하늘에 속한 사랑으로 붙여진 불꽃으로 정말 하늘에 속한 열망과 부단한 노력을 자극합니다. 그리하여 할 수 있는 한 모든 사람의 최선의 유익을 도모하게 됩니다(638쪽).”

“하늘을 향해 가는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행로에는 두 요소의 명암(明暗이 교차되어 있습니다. 물론 하늘에 가서는 그런 두 요소가 섞이지 않는 찬미를 부르게 될 것입니다. 하늘에서는 더 이상 우리의 방황 때문에 애통하는 일이 없을 것이며, 하나님을 등지고 죄 짓고 싶은 성향이 더 이상은 없을 것입니다. 하나님을 떠나 방황하는 데서 돌이키느라 겪는 어려움도 더는 없을 것입니다(816-817쪽).”

▲찰스 브리지스 목사가 졸업한 영국 옥스퍼드 퀸즈 칼리지.

▲찰스 브리지스 목사가 졸업한 영국 옥스퍼드 퀸즈 칼리지.

책의 제목인 ‘말씀 사모하여 헐떡이는 사람’은 131절, “내가 주의 계명들을 사모하므로 내가 입을 열고 헐떡였나이다”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대해 저자는 이렇게 언급한다. “신자의 영혼은 마치 영적 생명의 감동을 충분하게 들이킨 적이 결코 없는 것 같이 하나님의 은혜를 사모합니다. 그 영혼의 갈망은 만족할 줄 모르고 항상 타오릅니다. 마치 마음이 자신의 소욕을 주체할 수 없어 ‘상하게 된 것’ 같이 말입니다(시 119:20). 그 영혼은 결국 투쟁하느라 기진하여 ‘입을 벌리고 새 기운을 북돋우는 은혜를 바라고 헐떡이게’ 됩니다(592쪽).”

역자인 서문강 목사는 “시편에는 주님의 은혜 안에 서 있는 성도의 견고함과 더불어, 연약에서 오는 넘어짐의 실상이 증언돼 있다. 그리고 여전히 오직 하나님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믿음으로만 구원을 주시는 하나님의 복음의 영광이 진하게 서려 있다”며 “찰스 브리지스 목사는 이 시편 119편을 바르게 풀어 해석하고 성도들에게 적용할 적임자”라고 전했다.

찰스 브리지스 목사는 설교자의 소명을 받고 영국 퀸즈 칼리지 (Queen’s College)에서 수학 후 23세에 교구 목사로 장립받아, 라일(J. C. Ryle, 1816-1900)과 함께 성경적인 강단 설교자로서 큰 명성을 얻었다. 고전이 된 앞의 두 저작 외에 <잠언 강해(An Exposition of the Book of Proverbs)>, <청년들의 인생 교범(A Manual for the Youngman)>, <전도서 강해(An Exposition of the Book of Ecclesiastes)> 등도 알려져 있다.

‘설교의 황태자’로 불리는 찰스 스펄전(Charles H. Spurgeon, 1834-1892) 목사는 찰스 브리지스의 저서 전체를 “사역자들을 진리의 길로 안내하는 순전한 동반자”로 평가하며 강력 추천하고, 그를 멘토로 삼았다. 실제로 이 책에는 스펄전 목사가 참된 신앙의 3요소로 강조했던 ‘참된 성경 교리, 체험, 실천’이 모두 드러나 있다.

서문강 목사는 고려대 신문방송학과와 총신대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Reformed Theological Seminary(RTS)에서 ‘강해설교의 회중 반응과 그에 대한 목회적 대응’이라는 논문으로 목회학 박사(D. Min)가 됐다. 논문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RTS 논문 지도교수(D.Min.)와 설교학 객원교수로 봉직했고, 1988년부터 칼빈대학교에 출강하고 있다.

서문강 목사는 로이드 존스 ‘로마서 강해’ 전 14권을 비롯해 존 칼빈, 존 오웬, 토마스 보스턴, 조나단 에드워즈, 조지 휫필드, 찰스 스펄전, 아더 핑크, 제임스 보이스 등 개혁주의 신학자들과 목회자들의 저서들을 수십 년간 국내에 번역·소개했다. 저서로는 ‘사도가 자랑한 복음의 진수 로마서(상·하)’, ‘요한계시록, 그 궁극적 승리의 보장’ 등이 있다.

출판사에서는 좀 더 많은 성도들이 찰스 브리지스의 이 고전을 접할 수 있게 하기 위해 가격을 다소 낮췄다고 한다. 청교도신앙사는 존 플라벨의 <은혜의 방식>, 존 오웬의 <영의 생각, 육신의 생각>, 조나단 에드워즈의 <고린도전서 13장 사랑>, 아더 W. 핑크의 <믿음의 깊은 샘 히브리서> 시리즈(6권), 토마스 보스턴의 <고통 속에 감추인 은혜의 경륜> 등의 스테디셀러를 보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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