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와 글쓰기로 배우는 설교에… 목회 비전까지 변화”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아트설교연구원, 1년만에 회원들 저서 10권 발간

성철, 법정, 법륜, 혜민까지 불교 승려들은 있는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글쟁이 목회자 계보’ 없어
글쓰기는 할수록 늘고 점점 재미있어, 치유의 힘도
책 내는 것은 사람답게 살기 위함, 책보다 삶 중요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김도인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아트설교연구원(대표 김도인 목사) 회원들이 쓴 ‘아트설교 시리즈’가 10권을 넘어섰다. 2018년 6월 대표 김도인 목사가 <설교는 글쓰기다>를 펴낸 이래, 1년만의 일이다. <설교는 글쓰기다>는 1년만에 100쪽 가까이 추가된 개정증보판 3쇄가 나왔다.

아트설교연구원에서는 설교를 위한 묵상과 독서, 글쓰기를 매일 훈련시키고, 매주 한 차례 모여 점검하고 있다. 글쓰기는 ‘예수님의 비유법’을 토대로 한다. 회원들이 펴낸 설교집은 톡톡 튀는 제목과 소제목들부터 눈을 잡아끌고, 마치 에세이처럼 가볍게 읽을 수 있으면서도 강렬한 메시지가 담긴 내용들이 들어가 있다.

아트설교연구원은 지난 6월 24-25일 회원 30명을 대상으로 1박 2일간 충북 보은 한 수련원에서 신성욱 교수(아신대)와 김도인 목사를 강사로 이 시대 최고 설교가 중로 불리는 팀 켈러 목사(Timothy Keller)의 책 <팀 켈러의 내가 만든 신>, <팀 켈러의 왕의 십자가>, <팀 켈러의 방탕한 선지자> 등을 분석하는 ‘논증 세미나’를 열기도 했다.

요즘 서울을 비롯해 춘천, 대구 등에서 회원들과 모임을 갖느라 집필과 독서에 주력할 시간이 수·토요일뿐이라는 김도인 목사는 ‘사람을 키우는 일’이 적성에 맞고, 가장 보람 있다고 한다. “책을 내면서 회원들의 눈빛이 변하는 걸 느낍니다. 게을렀던 삶에서 벗어나 열심을 다하고, 책을 읽고 쓰는 일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 아름답습니다. 한국교회 목회자들이 가야 할 길 아닐까요?”

목회자들의 독서 모임이 있다면, 대표나 리더, 멘토가 구성원들을 그런 길로 이끌어야 한다는 바람도 전했다. “글 쓰고 책 쓰는 것이 가장 어려운 일인데, 목회자들이 그렇게 인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글이 바뀌고 설교가 바뀌니, 떠나려던 성도들은 남게 되고, 오히려 외부에서 교회로 찾아온다고 합니다.”

6년째 김 목사와 함께 글쓰기 공부를 하고 있는 이재영 목사(대구 아름다운교회)의 경우,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동행의 행복>에 이어 벌써 세 번째 저서를 준비 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그는 저서 발간에 대한 계획이 없었다. “이 목사님 같은 경우, 목회 비전 자체가 변화됐습니다. 설교와 목회가 정말 중요함을 새롭게 깨닫는 것이지요.”

김 목사는 회원들이 책을 낼 수 있도록 실제적인 도움을 주고 있다. 필요한 부분을 조언하고, 목차와 내용까지 함께 정한다. “아트설교연구원 모임이 좋은 것은, 회원들이 서로 시기하지 않고 책이 나오면 다들 기뻐해 주기 때문입니다. 서로 감상평도 전하고, 품앗이처럼 책도 사 줍니다. 저도 말 안 하고 조용히 삽니다(웃음).”

김도인 목사는 책을 통해 멋있는 공동체가 만들어진 것 같아 기쁘다고 한다. “목회의 방향을 제시해준 것 같아 좋습니다. 지금도 회원들이 준비 중인 책들이 꽤 있는 것으로 압니다. 책 쓰기 모임이 아니라 설교와 독서 모임이지만, 책이 나오고 있습니다. 책을 낼 준비가 돼 있다는 뜻입니다.”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이 지난 1년간 펴낸 도서들. 가운데 김도인 목사의 책 &lt;설교는 글쓰기다&gt;는 3쇄를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발간됐다. ⓒ이대웅 기자

▲아트설교연구원 회원들이 지난 1년간 펴낸 도서들. 가운데 김도인 목사의 책 <설교는 글쓰기다>는 3쇄를 맞아 개정증보판으로 발간됐다. ⓒ이대웅 기자

그가 아트설교연구원에서 나누는 것은 글쓰기와 독서이다. “책 내용을 출판사에 보여주면, 내용이 다들 좋다고 하십니다. 그러면서 ‘무명의 저자라는 점이 아쉽다’고 덧붙이시지요. 글쓰기에서는 중문과 복문을 못 쓰게 합니다. 책을 쓰는 것은 글쓰기가 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김 목사는 예전 책쓰기 모임에 갔을 때를 기억한다. “가 보면 글쓰기는 필요없다고 합니다. 그런데 나중에는 문장이 중요하다고 하지요. 앞뒤가 맞지 않습니다. 처음 목회자들에게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려주면, ‘성경만 많이 알면 된다’고 답합니다. 하지만 이 모임을 5년쯤 했을 때, ‘글쓰기가 필요하다’는 반응들이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글쓰기 요령을 따로 배운 것이 아니라, 10년 이상 많은 독서를 통해 스스로 터득해 알려주고 있다. “저도 처음에는 ‘어떻게 글을 써야 하느냐’는 물음에 ‘모른다’고 답했습니다. 무(無)에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리고 독서와 글쓰기를 매일 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1주일에 3-4권은 읽으라고 권합니다. 글쓰기는 할수록 늘고, 잘 써지면 점점 더 재미있어집니다. 하나의 주제를 던져주고, 예수님과 연결해서 써 보라고 합니다.”

한국교회는 ‘영성’과 ‘실천’을 강조하지만, 매일 글쓰기와 독서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강조한다. “회원들에게 저는 늘 삶을 강조합니다. 글을 얼마나 썼고 책을 얼마나 읽고 목회를 얼마나 열심히 했는지 말입니다. 말이 아니라 삶으로 드러나야 하기 때문입니다. 연구원에 있다 보면 사람이 좋아지는 걸 경험합니다. 저도 많이 좋아졌고요(웃음). 글쓰기는 치유의 힘도 있지 않습니까.”

글쓰기가 중요한 또 하나의 이유는, 세상과의 소통 창구이기 때문이다. “불교는 성철, 법정, 법륜, 혜민 스님까지 작가의 계보가 있는데, 우리는 없습니다. 목회자 계보는 있는데,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글쟁이의 계보가 없는 것입니다. 김용규 선생님 정도 있는데, 그 분도 목회자는 아니지요. 성직자 수는 불교보다 배 이상 많은데, 우물 안 개구리 같습니다.”

김 목사의 글쓰기 목적도 ‘소통’이라고 한다. “글쓰기에 소홀한 것은 ‘사람’의 중요성을 간과한 때문 아닐까요. 저도 글을 쓰면서 인생이 바뀌고 행복해졌습니다. 저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목회만 할 때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회원들도 설교를 위한 글쓰기와 독서를 통해 목회 본질에 집중하다 보니, 한눈팔지 않게 됩니다. 그러면 사모와 자녀들도 좋아합니다. 아빠가 책을 내니까 아이들이 좋아한다고 합니다.”

물론 책을 내는 것이 다는 아니다. “책보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살아야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하는 정체성입니다. 책이 나오면 주목을 받게 되고, 자연스럽게 삶도 가다듬게 됩니다. 하나님 앞에서 더욱 거룩한 삶을 살기 위해 몸부림치게 됩니다.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지요. 책을 내는 것은 사람답게 살기 위함입니다. 그렇게 삶을 조심하다 보니, 아내와 자녀들에게도 예전 같으면 했을 말들도 자제하게 됩니다(웃음).”

▲지난 6월 말 세미나를 진행중인 모습. ⓒ연구원

▲지난 6월 말 세미나를 진행중인 모습. ⓒ연구원

아트설교연구원의 ‘아트설교 시리즈’는 <설교는 글쓰기다> 이후 이재영 목사의 <말씀이 새로운 시작을 만듭니다>, 박병열 목사(김해 장유소망교회)의 <말씀으로 살아가는 삶을 꿈꾸라>, 김도인 목사의 옥한흠·유기성·이찬수 목사 설교 분석 <설교를 통해 배운다>, 이재영 목사의 <동행의 행복> 등이 있다.

또 라인식 목사(새빛교회)의 <누구와 함께 하시렵니까>, 박명수 목사(사랑의침례교회)의 <하나님 대답을 듣고 싶어요>, 김도인 목사와 김정태(오로교회)·권오수(은혜교회)·오금숙(시온성교회)·박현실(논공소망교회)·황상형(대구 동현교회 부목사) 등 5인이 함께 쓴 <출근길, 그 말씀>이 있다.

마지막으로 김현수 목사(행복한나무교회)의 <메마른 가지에 꽃이 피듯>, 얼마 전 본지와 인터뷰한 이언구 목사(용문교회)의 <그리스도인은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먹는다>까지 10권이다. 그리고 최근 아트설교연구원에 함께하고 있는 ‘전직 예능인’ 최형만 전도사가 <예·능·인>을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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