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2년 5개월 간의 ‘세습’ 논란
예장 통합 총회재판국(국장 강흥구 목사)이 재심 끝에 5일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을 무효라고 판결했다. 명성교회가 지난 2017년 3월 19일 공동의회에서 청빙 결의를 한 후 약 2년 5개월 만이다.
명성교회가 소위 '세습' 할 것이라는 소문은 김삼환 목사가 은퇴한 지난 2015년 이전부터 교단(예장 통합)을 중심으로 공공연히 있어 왔다. 김하나 목사의 존재가 본격적으로 부각된 것도 이무렵부터다.
교회 측은 김삼환 목사를 2015년 12월 27일 원로목사로 추대했지만, 바로 그의 후임을 청빙하지 못하고 임시당회장 체제를 유지했다. 그리고 약 1년 3개월이 지나, 당시 새노래명성교회를 담임하고 있던 김하나 목사를 위임목사로 청빙했다.
김하나 목사는 처음엔 명성교회의 이 같은 결정을 수용하지 않겠다는 듯한 입장을 취했으나, 결국 새노래명성교회를 떠나 명성교회 위임목사가 됐다.
이후 교계는 물론 사회에서도 교회 측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명성교회를 위시해 교단 안팎에서 "교인들의 민주적 의사결정"이라는 견해가 나오기도 했지만, "교단 법을 어긴 부자(父子) 세습"이라는 저항이 워낙 거셌다.
이처럼 명성교회 청빙에 대한 부정적 여론의 배경에는 이른바 '세습 방지법'이라 불리는 '교단 헌법 제28조 6항 1호'가 있다. 자립대상(미자립)교회가 아니라면, '해당 교회에서 사임(사직) 또는 은퇴하는 위임(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를 위임 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규정이다.
명성교회가 공동의회에서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결의한 후 교회가 속한 서울동남노회 역시 같은 해 10월 24일 정기노회에서 이를 허락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노회는 사실상 찬반 양측으로 분열했고, 지금까지 그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한때 총회재판국도 명성교회 청빙을 허락한 서울동남노회 결의를 인정(2018.8.7)했지만, 지난해 제103회 총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재판국으로 하여금 해당 건을 재심할 것을 결의했다. 교단 최고(最高) 의결 기구의 결정이었기에 '명성교회 청빙 무효'는 사실상 수순처럼 보였다.
김하나 목사는 지난 2017년 11월 12일 위임예식을 치르고 명성교회 위임목사로서 목회를 시작했다. 당시 이 예식에서 김 목사는 "세상과 교계의 우려를 공감한다. 그 세상의 소리가 틀리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다만 우리는 그 우려가 우리에게 해당되지 않음을 증명해 내야 한다"고 했었다.
예장 통합 측은 오는 9월 23일부터 26일까지 포항 기쁨의교회에서 제104회 총회를 개최한다. 명성교회 청빙에 대한 후속 처리 문제가 뜨거운 이슈가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