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개입 우려… 다시 “자유” 외친 170만 홍콩 시민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18일 빅토리아공원 일대서 ‘비폭력 평화시위’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홍콩 빅토리아공원 일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홍콩 시민들.  ⓒMBC뉴스 보도화면 캡쳐

▲쏟아지는 폭우 속에서도 홍콩 빅토리아공원 일대에서 대규모 시위를 벌인 홍콩 시민들. ⓒMBC뉴스 보도화면 캡쳐

최대 170만 명(주최 측 추산)의 홍콩 시민들이 폭우를 뚫고 다시 "자유"를 외치며 비폭력 평화시위에 나섰다. 지난 6월 4일(100만 명)과 15일(200만 명)에 이어 2달여 만에 다시 대규모 집회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18일 오후(현지시간) 홍콩 빅토리아공원 일대에서 "송환법 철회"(Withdraw the bill) "홍콩의 자유"(Free HongKong)라는 구호를 부르짖었고, 일부 시민들은 홍콩 경찰의 과잉진압을 규탄하는 그림의 피켓을 들기도 했다.

이날 시위가 진행된 홍콩 빅토리아공원 일대는 앞서 중국의 무장군경이 집결한 것으로 알려진 광둥성 선전만에서 불과 10분 거리인 곳이다. 중국군 개입이 우려되던 상황에서 "홍콩 시민들이 평화시위를 통해 자유에 대한 그들의 열망을 중국에 보여주고자 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날 홍콩 시민들은 크게 다섯 가지를 정부에 요구했다. △송환법 철폐 △시위대 '폭도' 명령 철회 △시위 체포자 석방 △독립 조사기구 설립 △보통선거 실시다.

이처럼 홍콩 시민들의 대규모 시위를 촉발한 것은 '송환법'(법죄인 인도 법안)이다. 지난해 2월 한 홍콩인 20대 남성이 대만에서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홍콩으로 도피한 '치정(癡情) 사건'이 계기가 됐다.

그런데 대만과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았던 홍콩은 자국인이 살인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범죄자를 대만으로 넘길 수 없었다. 그렇다고 홍콩이 그에게 살인죄를 적용할 수도 없었다. 자국에서 일어난 범죄만 처벌하는 '속지주의'를 택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후 여론이 고조되자 홍콩 당국은 '범죄인 인도 법안'을 마련했다. 범죄인 인도 조약을 맺지 않은 국가나 지역에도 범죄인을 인도할 수 있도록 한 것이 골자다.

그러자 홍콩 시민들 사이에서 우려가 확산됐다. 만약 이 법이 제정되면, 중국이 반중 인사를 송환하는 악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결국 시민들은 홍콩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기치로 지난 6월 거리로 쏟아져 나온 것이다.

특히 홍콩 시위에 기독교인들의 역할이 두드러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지난 6월 미국 뉴욕타임즈(NYT)는 "홍콩 시위대들이 복음성가인 '싱 할렐루야 투 더 로드'(Sing Hallelujah to the Lord)를 합창할 정도로 기독교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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