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 ‘인권 강좌’ 논란, 교무처장에게 직접 물었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시범운영하며 수정·보완… 모든 게 열려 있다”

▲온라인 ‘인권 강좌’ 개설 소식을 알리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연세대 홈페이지 캡쳐

▲온라인 ‘인권 강좌’ 개설 소식을 알리던 연세대학교 홈페이지 ⓒ연세대 홈페이지 캡쳐

연세대학교(총장 김용학)가 "국내 최초로" 개설한다는 온라인 '인권 강좌'가 논란이 되고 있다.

학교 측에 따르면 '인권과 연세정신'이라는 이름의 이 강좌는 '인권과 젠더(성평등)' '인권과 난민' 등 총 13개 주제로 구성된다. 강좌는 올해 9월부터 시범운영되다 2020학년도 1학기부터 신입생들이 졸업을 위해 필수적으로 수강해야 하는 교양기초 교과목으로 편성될 예정이다.

이런 소식이 알려지자 특히 '인권과 젠더(성평등)'에 대한 지적이 많았다. 생물학적 남녀를 뜻하는 '섹스'(Sex)와 달리 '젠더'(Gender)는 트랜스젠더처럼 '사회적 성'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성평등'도 동성애 등을 포함하는 개념이라고.

때문에 “故 언더우드 선교사가 기독교 정신에 따라 설립한 연세대가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런 용어들을 인권과 연관지어 쓰고 있다는 점에서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목소리가 학교 안팎에서 나왔다.

이에 "지난해 10월부터 인권강좌 개발 방향을 수립하고 개발 회의를 주관해 왔다"는 연세대 손영종 교무처장을 19일 전화로 인터뷰 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이번 ‘인권 강좌’ 논란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이 강좌는 '역사, 사회, 노동, 아동, 장애, 난민, 성, 환경, 생명, 의료, 사회정의, 교육 이런 아젠다가 인권과 어떻게 연결이 되는가' 하는 인권의 기본적인 내용을 강의하는 것이지, 예를 들어 젠더 강의를 한다든지 난민 강의를 하는 게 주목적이 아니다.

그래서 이 교과목은 '인권과 젠더' 또는 '인권과 난민' 안에, 난민에 대해서 깊이 강의하고 공부한다든지, 젠더에 대해서 공부하고 논의한다든지 이런 주제가 아니다. 기독교 정신을 기반으로 인권의 전반적인 이런 부분에 대해, 인권의 주제로서 하나님의 사랑을 어떻게 실천할 것이냐, 하는 것을 공부하는 것이다. '인권과 역사'라고 해서 역사를 공부하고, '인권과 사회'라고 해서 사회를 공부하고, '인권과 아동'이라고 해서 아동을 공부한다는 게 아니다."

-그럼 각각의 강좌는 서로 어떻게 구분되나? 즉 '인권과 젠더' 강좌가 '젠더'를 공부하는 게 아니라면 '인권과 젠더'는 다른 인권 강좌들과 무엇이 다르냐는 것이다.

"그런 이야기는 우리가 이런 전화로, 한 두마디로 해야 할 부분은 아니다. 나는 그냥 이 교과목의 전체적 의미를 전달하는 것이다. (인권 강좌에 대한) 우리의 초점과 (이 강좌를 우려하는) 학교에 관심을 가지고 보시는 분들의 관점이 조금 다른 것 같다. (그러나) 그런 분들의 우려는 이해는 한다. 그러나 우려하는 그 부분에 대한 교육은 아니다."

-우려를 이해한다면,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젠더'나 '성평등'이라는 용어를 뺄 수는 없나?

"그래서 이번에 이 교과목을 9월 1일부터 시범운영한다. 이미 많은 의견들이 들어왔다. (시범운영을) 하다보면 학생들 사이에서도 많은 의견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교내 교수님들도 많은 의견을 주실 것이다. 그럼 그것들을 취합해 수정·보완할 것이다."

▲연세대를 사랑하는 국민 모임(연대사모)이 지난 13일 연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젠더’ ‘난민’ 등과 관련된 ‘인권 강좌’를 비판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연세대를 사랑하는 국민 모임(연대사모)이 지난 13일 연세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해 ‘젠더’ ‘난민’ 등과 관련된 ‘인권 강좌’를 비판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그럼 내년 필수과목으로 편성할 때, 그런 용어들이 바뀔 수도 있다는 건가?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다. 모든 게 다 열려 있다고 보면 된다."

-'젠더'나 '성평등'이라는 용어가 트랜스젠더나 동성애 등까지 포함한다는 주장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부분에 대해서는 따로 이야기 하자. 지금은 교과목 운영에 대한 이야기다. 그것과 강좌 운영하고는 약간의 관계는 있지만, 그것은 따로 시간을 내서 이야기 해야 한다.

사회적으로 어떤 사안에 대해 각자 생각의 관점이 다른 분들이 많고 다양한 게 건강한 사회다. 그런 의견들에 대해서 충분히 열린 귀로 듣고 있다. (인권 강좌를) 시범운영할 것이기 때문에 다양한 의견을 받아서 분석하고 수정·보완할 것이다. 원칙을 말씀 드리면, 연세대는 기독교 학교인데 (인권 강좌가) 기독교 정신을 핵심 가치로 한다는 점이다."

-연세대의 기독교 정신에 있어 동성애는 어떤 의미인가?

"그런 이야기는 따로 하자. 그 이야기를 전화로 하면 한 두 마디로 끝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지금 이야기 할 수 있는 간단한 주제는 아닌 것 같다."

-왜 '젠더'라고 이름을 붙인 건가? 연세대의 동성애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

"연세대에는 많은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중동권 학생들도 유학을 많이 와 있다. 그걸 인식하고 있다. 동성애도 마찬가지다. 학교 안에 그런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다양한 형태의 학생들이 있을 수 있다. 교육하는 입장에서 그걸 정확히 인지하는 게 먼저다. (그걸) 인지하고 있다."

-인권 강좌의 기획 단계에서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했나?

"학교에서 일방적으로 한 건 결코 아니다."

-내년 필수과목 지정은 이미 정해진 사안인가?

"우리들이 공개한 (필수과목 지정에 대한) 의지는 이렇게 표현되어 있다. '내용을 수정·보완하고 운영방식에 대해서도 검토한다.' 이렇게 이해하면 된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

“‘현장에만 110만’ 10.27 연합예배, 성혁명 맞서는 파도 시작”

‘10.27 한국교회 200만 연합예배 및 큰 기도회 성료 감사 및 보고회’가 21일 서울 중구 코리아나호텔에서 열렸다. 지난 10월 27일(주일) 오후 2시부터 5시까지 열린 예배는 서울시청 앞 광장을 중심으로 광화문-서울시의회-대한문-숭례문-서울역뿐만 아니라 여의대로…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윤석열 대통령 참석’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 “공의, 회복, 부흥을”

“오늘날 대한민국과 교회, 세계 이끌 소명 앞에 서… 하나님의 선하시고 기뻐하며 온전하신 뜻 분별해야” 윤상현 의원 “하나님 공의, 사회에 강물처럼 흐르길” 송기헌 의원 “공직자들, 겸손·헌신적 자세로 섬기길” 제56회 대한민국국가조찬기도회가 ‘…

이재강

“이재강 의원 모자보건법 개정안, 엉터리 통계로 LGBT 출산 지원”

저출산 핑계, 사생아 출산 장려? 아이들에겐 건강한 가정 필요해 저출산 원인은 양육 부담, 비혼 출산 지원은 앞뒤 안 맞는 주장 진평연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재강 의원 등이 제출한 모자보건법 개정안을 비판하는 성명서를 21일 발표했다. 더불어민주당 이재…

다니엘기도회

다니엘기도회 피날레: 하나님 자랑하는 간증의 주인공 10인

①도대체 무엇이 문제입니까? - 이미재 집사 (오륜교회) ②모든 것이 꿈만 같습니다! - 박광천 목사 (올바른교회) ③어린이다니엘기도회를 기대하라! - 강보윤 사모 (함께하는교회) ④천국열쇠 - 강지은 어린이 (산길교회) ⑤용서가 회복의 시작입니다 - 최현주 집…

예배찬양

“예배찬양 인도자와 담임목사의 바람직한 관계는?”

“담임목사로서 어떤 예배찬양 사역자를 찾고 싶으신가요?” “평신도의 예배찬양 인도에 한계를 느낀 적은 없으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을 음악 정도로 아는 경우가 많은데, 어떻게 가르치고 계신가요?” 예배찬양 사역자들이 묻고, 담임목사들이 답했다…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

“학생 담뱃갑서 콘돔 나와도,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훈계 못 해”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세미나가 ‘생명윤리와 학생인권조례’를 주제로 21일(목) 오후 2시 30분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됐다. 이상원 상임대표는 환영사에서 “학생인권조례는 그 내용이 반생명적 입장을 반영하고 있고, 초‧중‧고등학교에서 사실상 법률…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