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 25일 진행 “목숨 걸 것”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등 정치권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에 반대하며 삭발식을 이어간 가운데, 기독교계에서 처음으로 목회자가 이 행렬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대구서문교회 이상민 목사는 오는 25일 오전 10시 40분 대구 중구 국채보상로에 있는 이 교회 1층 현관 계단에서 삭발식을 갖는다. 대구 지역 교계 목회자들과 기독교인들이 다수 참석할 예정이다.
기독교계 지도급 인사가 이처럼 정치·사회적 현안과 관련해 삭발식을 진행한 것은 노무현 정부 시절이었던 지난 2006년 이른바 '사학법 개정'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1912년 설립된 대구서문교회는 영남 지역의 대표적인 교회로 현재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총회(총회장 이승희 목사)에 속해 있다. 이 교회 이성헌 원로목사는 교단 총회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이상민 목사는 그에 이어 지난 1995년 위임목사가 됐다.
이 목사는 23일 밝힌 입장문에서 "나라가 이 지경이 되도록 아무 말하지 못한 것을 회개한다"며 "대한민국의 교회는 나라가 위기에 빠질 때마다 목숨을 걸고 앞장서 왔다. 그런데 이번에는 나라가 이 지경이 되도록 침묵했음을 부끄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하나님의 주신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빛과 소금의 사명을 감당하지 못하고 도리어 손가락질을 받은 것을 민족 앞에 회개한다"면서 "이제 일어나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교회 공동체와 신앙을 지키기 위하여, 저 자신 결연한 의지로 삭발을 하면서,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과 친인척의 불법·비리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은 즉시 장관직과 교수직에서 물러날 것 △국정과 경제를 파탄에 빠뜨리고 국민을 불안하게 만든 문재인 대통령은 국민 앞에 사죄할 것을 촉구했다.
107년의 역사를 가진 교회의 담임목사가 삭발을 예고한 가운데, 이것이 다른 목회자 등 교계 전반으로 확산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