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예수 그리스도면 충분하다?
오늘 나에게 왜 사도신경인가?
앨버트 몰러 | 조계광 역 | 생명의말씀사 | 280쪽 | 16,000원
당신에게 사도신경은 어떤 의미가 있습니까?
사도신경은 거의 모든 찬송가 앞이나 뒤에 기록될 정도로 보편적인 신앙고백으로, 매 주일예배 시간마다 반복해서 모든 성도가 입술로 고백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어떤 교회에서는 큰 의미 없이 중언부언하는 기도문이나 성경과 같은 권위를 갖는 교리문처럼 취급될 가능성을 염려하여, 실질적으로는 거의 휴지조각처럼 여기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과연 성도라면 마땅히 외우고, 교회라면 반드시 함께 암송해야 하는 계명일까요? 아니면 기드온이 만들어 놓은 에봇처럼 사람들이 잘못 섬기고 있는 우상일까요?(삿 8:27)
미국 남침례신학대 총장이자 남침례회 총회 대표인 앨버트 몰러는 사도신경에 관한 이런 양극단을 피하면서도, 유서 깊은 신앙고백의 의미를 제대로 기억하고 간직할 수 있도록 독자를 돕기 위해 이 책, <오늘 나에게 왜 사도신경인가?>를 저술했습니다.
책 표지에 나오는 문구처럼 “1,600여 년간 이어진 기독교 최초의 신앙고백 위에 내 믿음을 세워간다”는 목적을 위해, 사도신경이 담고 있는 성경적 교리가 무엇인지 분명하게 설명합니다.
먼저, 몰러는 사도신경이 성경과 같은 권위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점을 분명히 합니다. “어떤 신조도 성경을 대체할 수 없다”고 말합니다(26쪽). 그리스도인이 믿어야 할 것은 하나님의 말씀인 성경이며, 오직 성경만이 “무오하고 충족한 신앙의 유일한 규칙”이라고 말합니다(16쪽).
그러면서도 그는 사도신경을 공부해야 할 이유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신조는 ①진리가 무엇인지를 밝히기 때문이고 ②오류를 바로잡으며 ③하나님의 백성을 위한 규칙과 기준을 제공하고 ④예배하는 법과 신앙을 고백하는 법을 가르치며 ⑤우리를 선조들의 믿음과 연결시키고 ⑥믿음을 요약하며 ⑦참된 기독교적 일치에 기여합니다(23-27쪽).
현대 기독교를 위협하는 많은 세력 가운데 가장 위협적인 세력은 이단입니다. 기독교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만, 이단은 잘못된 교리 위에 세워진 잘못된 행태로 많은 사회적 지탄을 받고 기독교 이름에 먹칠을 합니다.
목사, 교회라는 이름으로 저지르는 이단의 범죄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참된 기독교가 타격을 받습니다. 이럴 때일수록 바른 신앙, 바른 교리 확립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성도는 무엇을 믿고 있는지 분명히 알 필요가 있습니다.
앨버트 몰러는 현대 교회에게 가장 오래된 신앙고백을 소개합니다. 성경에 근거한 바른 교리가 이 고백 안에 담겨있음을 보여줍니다.
1장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믿습니다’를 시작으로 14장 ‘나는 몸의 부활과 영생을 믿습니다’까지, 사도신경의 문장 하나 하나를 구분하여 각각의 신앙고백이 담고 있는 성경적 교리가 무엇인지, 이것을 잘못 이해할 때 어떤 문제가 생기는지 분명하게 가르쳐줍니다.
특별히 사도신경을 “하나님에 대한 고백”,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고백”, “성령과 교회와 나의 미래에 대한 고백”으로 삼등분하여 구분했습니다. 사도신경이 삼위일체적인 동시에, 수직적·수평적 관계를 모두 담고 있는 신앙고백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실 사도신경을 외우고 있는지, 교회에서 함께 낭독하는 시간을 보내는지 자체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사도신경이 담고 있는 성경적인 교리를 받아들이고 믿고 이해하며 실천하고 있는지가 중요한 것입니다.
앵무새처럼 외우고 말해도 다른 교리를 믿고 있을 수 있으며, 사도신경을 간과하는 만큼 그것이 담고 있는 교리를 가볍게 대할 수도 있습니다.
앨버트 몰러는 이 책을 통해 진짜 중요한 것, 즉 사도신경이 담고 있는 신앙고백의 정수를 맛볼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몰러는 이 책을 통해 세 가지 부분에서 큰 유익을 줍니다.
첫째, 그는 각각의 사도신경 문장이 성경에서 지지하는 진리임을 확증합니다. 아무리 아름답고 훌륭한 신앙고백이라도 그것이 성경의 지지를 받지 못한다면 아무것도 아닌 것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몰러는 가장 오래된 신앙고백인 사도신경이 철저히 성경 중심적임을 입증하기 위해 노력합니다. 많은 성구 인용과 참고 구절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또한 교회 역사가 어떻게 각 항목에 대한 성경의 진리를 수호했는지 소개하기도 합니다. 이를 통해 독자는 사도신경의 고백을 왜 오늘날까지 수호해야 하는지 성경적인 근거를 통해 깨닫게 될 것입니다.
둘째로 저자는 각각의 사도신경 문장을 오해하는 이단의 가르침이나 부정하는 자유주의 신학의 입장을 소개합니다.
1,600여 년 전 성경을 근거로 확립된 신앙고백이 오늘날 얼마나 많은 부분 공격을 받고 있는지 경각심을 갖게 합니다.
가령 동정녀 마리아에게서 나신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설명이나 본디오 빌라도에게 고난받으신 예수 그리스도를 설명할 때 여러 가지 이유로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관점을 날카롭게 비판합니다.
독자는 몰러의 설명을 들으면서, 참 기독교 신자로서 왜 사도신경의 성경적인 고백을 벗어나거나 부정할 수 없는지 수긍하는 동시에, 다른 신앙을 가진 자들이 가진 문제점을 바로 보게 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저자는 단순히 사도신경의 내용을 설명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각 항목을 실제로 살아내라고 권면합니다.
신앙고백에서 그치지 말고, 신앙 실천으로 나아가라고 하는 것입니다. 가령 1장 ‘나는 전능하신 아버지 하나님을 믿습니다’에서 이 항목에 대한 성경적인 입증과 변증을 마치고 저자는 이렇게 호소합니다.
“우리는 전능하신 하나님 아버지를 찬양과 행위와 말씀 선포로 예배해야 한다. 찬송가로는 영광스러운 왕을 반영하여 드높이고, 설교로는 그분의 영광스러운 통치를 드러내며, 사랑과 섬김의 사역으로는 그분의 이름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 하나님을 ‘전능하신 아버지’로 확언하는 고백이 우리의 찬양과 가르침과 매일의 삶을 이끄는 견인차가 되어야 한다(45쪽).”
책 중간에 몰러는 신학 토론 시간에 있었던 일을 소개합니다. 질의응답 시간에 한 사람이 “저는 이런 고리타분한 신학 토론에 진절머리가 난다”면서 “제겐 예수 그리스도면 충분하다”고 말했다는 것입니다.
몰러는 그것을 기회로 삼아 “예수 그리스도가 누구냐?”고 물었고, 결국 인성과 신성을 동시에 가지고 계시며 하나님이 택하신 종으로 이 땅에 동정녀에서 나심으로 오셔서 인류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에 죽으시고 부활하신 분이라는 신학적 고백을 끌어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면 충분하다고 말했지만, 결국 그분이 누구신지 알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모든 사람이 각자의 신앙고백을 가지고 있습니다. 모든 신자는 믿고 있는 것이 있으며, 각자의 신학이 존재합니다. 중요한 것은 그 신학적 교리적 고백이 반드시 성경에 근거를 둬야 한다는 점입니다.
앨버트 몰러는 “모든 그리스도인은 사도신경에 진술된 내용보다 더 많은 것을 믿고 있다. 그보다 더 적은 것을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말합니다(14쪽). 그리고 그는 책을 통해 기독교인이라면 반드시 인정하고 믿고 고백하고 실천해야 할 핵심 진리를 강조합니다.
1,600년간 참된 그리스도인의 신앙고백이었던 사도신경을 오늘날 함께 고백할 것을 권면합니다. 교파와 형식은 달라도 이 신앙고백은 달라질 수 없습니다.
예배 형식에 사도신경 고백이 들어가는지 아닌지와 상관없이, 이 신앙고백은 모든 그리스도인의 고백이 되어야 합니다.
갈수록 기독교가 무엇인지, 무엇을 믿고 있는지 알 수 없는 이 시대에, 앨버트 몰러의 이 책을 통해 모든 그리스도인이 옛적 길 곧 선한 길이 어디인지 알아보고 그리고 갈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합니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