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준 놈’ 가만 안 둔다”던 최삼경 목사, 5천만원 준 김삼환 목사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최삼경의 <교회와신앙>, 그 이단대책비의 진실 ②] 만민중앙교회 사건

본지가 최근 보도한 <교회와신앙>의 아멘충성교회 이인강 목사(기하성 여의도) 금품 요구 사건의 녹취록을 보면, <교회와신앙> 남광현 전 편집국장은 마치 사기꾼을 방불케 할 정도로 능수능란한 모습을 보인다. 통합측 교인이자 최삼경 목사가 시무하는 빛과소금교회 장로이던 그는 자신이 이 교단을 잘 알고 있다며 구체적이고 자세하게 로비 '방법'과 '시세'를 제시하기까지 한다.

실제 <교회와신앙> 남광현 씨가 금품 수수 사건에 연루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남 씨는 <교회와신앙> 대표이사로 재직하던 1995년경,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측에게서 비판 중지를 명목으로 잡지 2,500부를 판매하는 등 약 1,600만원을 받았다. 현재 시세로는 수천만원에 달하는 거금이다.

이후 <교회와신앙>에는 상당 기간 이재록 목사를 비판하는 기사가 실리지 않았다. 그러다 뒤늦게 한 교계 언론에 의해 이 사실이 폭로되자, 남광현 씨는 사과문을 발표하고 이 돈을 돌려줬다.

당시 이 사건이 크게 논란이 되자 예장 통합측에서도 조사를 실시, 남 씨에 의해 이뤄진 일이라는 점을 확인했다. 또한 <교회와신앙>의 실질적 오너인 최삼경 목사에게도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여론이 들끓었었다.

최삼경 목사, <교회와신앙>의 금품수수 알았다면 공범 몰랐다면 무능

▲최삼경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최삼경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런 심각한 사건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최삼경 목사는 남광현 씨를 또 중용하며 급기야 편집국장직에까지 앉혔고, 결국은 2012년 이인강 목사 사건이 터지면서 엄청난 타격을 입게 된다. 비판 기사를 게재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금품을 요구하는 방식에서, 2012년 이인강 목사 사건은 그로부터 17년 전인 1995년 이재록 목사 사건은 똑같다.

그렇다면 과연 남광현 씨가 연루된 금품수수가 겉으로 드러난 이 두 사건 뿐일까? 남광현 씨의 녹취록을 볼 때, 적발된 것만 저 정도지 그 사이에 더 많은 일들을 자행해 왔을 거라는 합리적 의심이 들 수밖에 없다.

작은 규모의 잡지사 내에서 2500부나 되는 판매 거래가 있었고 거액의 금품이 오갔다. 남 씨의 교회 담임이자 직장 고용주였던 최삼경 목사가 이 사건들을 사전에 알았다면 공범이요 몰랐다면 무능이다. 그런데 최 목사는 자신은 이 일과 관계 없다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남광현 씨를 비호하려는 듯한 인상을 남긴다. 오히려 남광현 씨와 경제공동체로서 철저한 역할분담을 해온 것은 아닌가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법원도 이 사건 보도와 관련된 재판 판결문(2014노922)에서 "<교회와신앙>을 발행하는 한국교회문화사의 남광현이 만민중앙교회 측을 만나 이재록 목사에 대한 비판을 그치겠다고 약속하면서 후원금 명목의 돈을 받기 시작한 이후 상당 기간 이재록 목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기사가 게재되지 않은 점, 최삼경은 한국교회문화사의 이사이자 <교회와신앙>의 주필 및 발행인을 역임한 점, 그 밖에 남광현과 최삼경의 관계 등을 종합하면, 최삼경도 위와 같은 돈 수수에 관하여 최소한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는 의혹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남광현 씨의 만민중앙교회 금품수수 사건 보도 관련 판결문.

▲남광현 씨의 만민중앙교회 금품수수 사건 보도 관련 판결문.

이런 식의 금품 로비는 최 목사에게 낯설지 않을 것이다. 지난 2010년 7월에는 그가 한기총 소속 교단 총무들을 상대로 금품 로비를 했다는 정황이 포착됐었다. 당시는 최삼경 목사가 삼신론과 월경잉태론 이단 시비로 한창 곤욕을 치르던 참이었는데, 최 목사는 참석자들에게 자신의 소명 자료를 나눠줬다. 또 이 자리에 참석한 총무들 21명에게 20만원씩 총 400여만원이 배부됐는데, 그 돈은 빛과소금교회 봉투에 담겨 있었다. 본지는 그간 <교회와신앙>이 받아 온 막대한 '이단대책비'가 이런 식의 금품 로비 등에 전용된 것은 아닌지 최삼경 목사 측에 질의했으나, 최 목사는 답하지 않았다.

이인강 목사 사건이 터졌을 때, 최삼경 목사는 자신의 회사에서 터진 엄청난 비리 사건에 대해 부끄러워하고 사과하기는커녕, "'돈 준 놈' 가만 두지 않는다"며 무서운 적의를 드러낸다. 그야말로 조폭식 논리를 연상케 한다.

그런 그가 최근 자신이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에게서 5천만원을 받았었노라고 ‘커밍아웃’했다. 몇 년 전부터 명성교회 사태에 대해 강하게 비판하고 있는 최 목사는, 자신은 돈을 받고도 비판했으니 훌륭한 것 아니냐는 황당한 자기 합리화를 했다. 그가 이인강 목사 측을 협박하면서 드러낸 조폭식 논리대로라면, 명성교회에 대한 그의 비판 역시 '돈 준 놈'이 잘못한 것이니 철저히 응징하겠다는 동기에서 나온 것은 아닌지 의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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