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계 ‘판검사’ ‘언론’ ‘여론’ 거머쥐려…
"현대의 부패한 언론은 부패한 법관보다 더 무섭다. 우리나라에는 세 하나님이 있다고 보아야 한다. 하나는 판검사 하나님이요, 하나는 언론 하나님이요, 하나는 여론 하나님이다. 그런데 이 여론은 바로 언론이 주도한다는 점에서 바른 언론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최삼경 목사)
과거 삼신론과 월경잉태론으로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에서 이단 규정되고 예장 통합과 합동에서도 큰 논란을 빚었던 최삼경 목사(남양주시 퇴계원면 빛과소금교회)는, 지난 2017년 10월 24일 <교회와신앙>에 게재한 칼럼에서 위와 같이 주장한다.
기독교인들의 유일한 신앙의 대상이신 하나님을 저런 식의 비유에 사용하는 것이 경솔하다 못해 불경스러워 보이기까지 한다. 굳이 칭하자면 그의 또 다른 삼신론, '신(新)삼신론' 혹은 '네오(Neo)삼신론'이라 할 수 있겠다. 최 목사가 실제로 자신이 거론한 비유 대상들을 하나님으로 믿은 것은 아니겠으나, 한 가지 주목되는 점은 그가 그들의 중요성을 아주 일찍이 깨닫고 적극 활용해 왔다는 것이다.
먼저 그는 '기독교계 판검사' 노릇을 해왔다. 그는 한기총과 예장 통합 등에서 이대위 위원장 혹은 위원 등으로 오랜 기간 활동했는데, 그 기간 동안 무분별한 이단 정죄로 인해 "한국교회 검찰 행세를 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최 목사 스스로도 이단 사역자들을 대법관에 비유하는 듯한 말도 했다. 그는 과거 다른 이단 사역자들과의 대화에서 "제가 정모 목사나, 박모 목사나, 이모 이단연구가들과 상종을 하지 않는 것도 같은 뜻"이라며 "면장도 못할 사람이 대법관 노릇을 해서는 안 된다고 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본지는 과거 최 목사가 한기총 이대위를 사조직화한 정황이 있다고 비판했는데, 최 목사는 이를 부인하며 본지 기자를 고소했으나 법원은 무혐의 판결을 내렸다. 최 목사의 <교회와신앙>은 검찰이 본지 기자를 약식기소하자 이를 수 차례 보도했으나, 법원이 이를 뒤집자 침묵에 빠졌다.
당시 1심 법원은 그 같은 판단 이유에 대해 김모 씨는 최삼경 목사의 빛과소금교회의 전도사였던 자로서 한기총 이대위 간사직을 맡게 되었는데, 그 무렵 최삼경 목사가 한기총 이단사이비문제상담소장직을 맡고 있었던 사실, 최삼경 목사가 편집위원 및 자문위원으로 있었던 <○○종교>라는 이단사이비 전문지에 김모 씨가 기자로 일하였던 사실, 한기총에 이단사이비 관련 상담전화를 하면 <교회와신앙> 전화번호로 안내된 사실" 등을 들어 본지 기사는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의견 표명 내지 의혹 제기라고 밝혔다(2011고정1311).
2심 법원 역시 "이정환 목사는 ...(중략)... 김모 전도사는 예장 통합 이대위에서 의논된 내용을 피해자에게 알렸다는 혐의 등으로 위 이대위 간사직에서 해임되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있는 바, ...(중략)... 김모 씨가 한기총의 이대위 간사로 일하는 것을 두고 한기총 이대위를 사조직화하고 있다는 의심을 품을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지는 점, 피고인은 김모 전도사의 월급에 관하여, 피해자가 재직하고 있던 빛과소금교회에서 한기총에 후원금을 보내면 한기총에서 그 중 일부 또는 전부를 김모 전도사에게 월급으로 지급하였으므로 실질적으로 위 교회에서 직접 월급을 지급한 것과 마찬가지라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1심이 적법했다고 판결했다(2012노936).
최 목사는 그러면서도 동시에 '기독교계 언론'인 <교회와신앙>의 실질적 오너 역할을 해 왔고, 적지 않은 교계 기자들과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려 애써 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 동안 최 목사의 이단 정죄 활동에 있어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돼 온 <교회와신앙>은, 특정 교회의 이단성(혹은 사이비성)을 비판해 놓고 나서 금품을 받거나 요구한 사건이 밝혀진 것만 두 차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목사는 그 사건들과 자신은 무관하다고 주장하며, 그 도덕적 책임에 대해 사과한 바 없다.
최삼경 목사는 기독교계의 '판검사'와 '언론' 뿐 아니라 '여론'도 거머쥐고자 했다. 그는 과거 한 이단 사역자와의 대화에서 "빨리 박○○ 이단 자료를 만들어 가지고 (총신대학교의) 전라도 학생을 중심해서 그쪽으로 집어넣어야 해요", "내가 유 교수하고 짜가지고 유 교수는 절대 안 내세우고 싹 뿌려서 학생들로 하여금 들고 일어나게 할 테니까. 그러면 오히려 가요" 등의 모의를 한 것이 공개되기도 했다.
그는 당시 대화에서 또 "동노회 건을 일단은 시찰회에 올라가면 시찰회가 그대로 총회에 올라가거든요. 내가 서기니까 올리면 그대로 올라가요. 내가 완성해서 총회 사무실로 곧 올라갈 거예요", "내가 노회 사무실에 전화해 가지고 확인할게요. 언제 시찰회가 총회 본부로 올라가는 지 확인하고 총무하고 얘기해 놨으니까 때 맞춰서 내가 ○○○○에 글을 써야지"라는 말도 했다.
요컨대 그는 그 자신이 고발자인 동시에 심판자가 되고자 했다. 판검사가 되어 언론을 통해 여론을 선동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단을 정죄하거나 타인을 비판하며, 자신이 말한 '세 하나님'을 '일체'시키려 해 온 것이다. 한 교계 언론인은 이와 같은 행태에 대해 "이단감별사가 어느날 자신과 조금 다른 표현을 하는 인물이나 집단에 대해 부정적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 곧바로 그에 대한 부정적 기사를 자신이 발행하거나 자신과 유착관계에 있는 언론사에 게재하고, 그 기사를 근거로 언론에서 문제 삼고 있으니 조사해야 한다며 자신이 속한 노회를 통해 교단 이대위에 조사 청원을 하는 식"이라고 비판했다.
더욱 어처구니 없는 것은, 그 같은 과정을 거쳐 교단 이대위에서 해당 사안에 대해 다루게 되면, 바로 그 자신이 조사위원이 되어 보고서를 제출하여 총회 결의를 받아내기까지 하는 경우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특정 개인의 생각이 공교회의 권위로 포장되는 것이다.
그러나 최삼경 목사의 '삼신일체 시도'는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다. 최 목사는 현재 한기총과 한교연 등 주요 연합기관 뿐 아니라 자신의 소속 교단인 예장 통합에서도 이대위 활동을 하지 못하고 있고, 그가 세운 <교회와신앙>은 금품수수 논란으로 도덕적 치명상을 입었다. 최 목사는 통합 정기총회 총대 선출에서도 탈락하고, 이 총회에서는 그가 취해 온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명성교회 수습안도 압도적으로 통과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 목사가 그간 보여 온 '최로남불'(최삼경이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식의 태도를 봤을 때, 그가 반성할 가능성은 희박한 듯하다. 그는 2017년 08월 19일 <교회와신앙> 칼럼에서 "세상 법정에 제소를 했다는 말은 세상 법정의 판결을 따르겠다는 전제가 있을 때 가능한 것"이라며 "그런데 제소하고 그 결과는 따르지 않는다면 위의 표절처럼 바른 양심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고 했다. 그러나 정작 최삼경 목사는 과거 특정인의 이단성을 조사하라고 한기총에 요청해 놓고 실제로 조사가 이뤄져 자신도 직간접적으로 그 과정에 참여했으면서도, 그 결과가 자신이 원한 것과 다르게 나오자 불복하고 한기총의 분열을 추동했다. 이는 바른 양심에서 벗어난 것이 아닌지 묻고 싶다.
한편 최삼경 목사는 과거 지상 논쟁 과정에서 "세 영들의 하나님"을 언급해 삼신론자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에 예장 통합 2002년 제87회 정기총회는 "온전하신 삼위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는 결과가 된다"며 "이신론, 혹은 삼신론의 오류에 빠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2년 뒤 제89회 총회에서 최 목사의 신앙고백을 받아 문제가 없음을 확인한다는 취지의 보고가 통과됐으나, 이는 정상적인 이단 해제 절차와는 다르다는 논란이 일었었다. 또 빛과소금교회의 전 수석부목사는 최삼경 목사가 과거 삼신론 논란 당시 "사실 삼신론 그거 뭐 문제 있어?"라고 했다고 증언하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