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삿돈을 ‘쌈짓돈’으로 인식했나” “부정 청탁·협박 있었나” 의혹 증폭
<교회와신앙> 편집인 최삼경 목사(빛과소금교회)가 최근 자신이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에게서 5천만원을 받았다고 밝힌 데 대해 엄청난 비판이 빗발치고 있으나, 당사자인 최 목사는 침묵으로 일관 중이다. 수 차례의 걸친 본지의 질의에도 그는 유구무언이다.
<교회와신앙>의 한 관계자는 며칠 전 이에 대해 "최 목사가 받은 것이 아니라 <교회와신앙>이 받은 것"이라며 "오래 전 일이고 세습과는 관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기자가 당시 담당자에게 직접 사실 확인을 하고 싶다며 연락처를 요청하자, 이 관계자는 이를 거절했다.
또 최삼경 목사는 자신이 직접 쓴 칼럼에서 "처음에는 황규학 씨는 김삼환 목사가 필자에게 돈을 주지 않아서 세습을 비판한다고 주장하다가, 김삼환 목사가 '필자에게' 매달 5백만 원씩 10달 동안 총 5천만 원의 헌금을 해 준 것을 밝히자 유구무언이었다."고 말했었다. 이 말 어디를 어떻게 해석해야 <교회와신앙>이 받았다는 이야기가 되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 목사는 이를 마치 개인 대 개인으로 주고받은 것처럼 표현했는데, 그렇다면 5천만원이나 되는 거금이 아무 이유 없이 전달됐을 리는 없다. 이 과정에서 어떤 협박 혹은 청탁이 오가지는 않았는지가 문제가 될 것이다. <조선일보> 송희영 전 주필의 경우 기사 청탁 대가로 약 5천만원의 금품 및 향응을 제공받은 혐의(배임수재)로 1심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유죄 선고를 받았다.
명성교회가 빛과소금교회 혹은 <교회와신앙>에 헌금한 것을 최 목사가 과장해서 말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그렇다 해도 문제다. 이 경우 최 목사는 교회 혹은 회사의 재정을 개인의 쌈짓돈처럼 인식한다는 점에서, 헌금 혹은 공금에 대한 윤리의식 부재를 스스로 드러낸 셈이 된다.
<교회와신앙>은 <교회와신앙>대로 돈을 받고, 최 목사는 최 목사대로 (<교회와신앙> 직원들 모르게) 돈을 받았다면, 혹은 최 목사가 소위 '배달 사고'를 낸 것이라면 엄청난 스캔들로 비화될 수도 있다.
최삼경 목사는 자신은 돈을 받고도 비판하니 훌륭한 사람이라는 식으로 자랑스럽게 금품 수수 사실을 밝혔다가 진퇴양난에 빠졌다. 어쩌면 그에겐 흔히 있던 일이라 별 경각심 없이 뱉은 말일지 모르나, 그 말에 내포된 문제들은 매우 엄중하다.
그 어떤 경우라고 해도 최삼경 목사는 교계 앞에 모든 의혹을 투명하게 불식시키기 위해 언제 어떤 방식으로 그 돈을 받았는지, 그 과정에서 부정한 청탁 혹은 협박은 없었는지, 그에 대한 세금은 잘 납부했는지, 그 돈을 포함해 그간 <교회와신앙>이 받아 온 이단대책비를 어떻게 사용했는지를 영수증 및 장부 기록 등과 함께 소상히 밝혀야 한다. 더 이상 유구무언으로 진실을 은폐하려 해선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