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논란’ 그 시작부터 사태 수습까지(上)
지난 9월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의 명성교회 수습안이 통과되고, 수습안을 구체적으로 이행해야 할 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에서 지난 10월 말 정기노회를 통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지난 2017년 11월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의 장남인 김하나 목사(당시 새노래명성교회 담임)를 청빙하면서 짧게는 2년, 2015년 12월 말 김삼환 목사 은퇴 이후 길게는 4년여간 진행되던 ‘명성교회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명성교회 사태를 돌아볼 예정이다.
명성교회 개최 총회에서 세습방지법 통과
김하나 목사, 총회 제정 법안에 준수 천명
김삼환 목사 은퇴, 청빙 대신 임시당회장
‘명성교회 사태’의 근원은 지난 2013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장 통합 제98회 총회 넷째날인 2013년 9월 12일, 목사 청빙을 규정한 헌법 제28조 6항, ‘세습방지법(목회대물림금지법)’의 신설안이 통과된 것이다.
그 전해인 2012년 10월 여러 대형교회들의 ‘직계 가족 청빙’ 때문에 안팎으로 몸살을 앓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가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키자, ‘장자 교단’임을 자임하는 예장 통합 총회에서도 여러 노회에서 관련 헌의안들이 상정됐다.
이에 총회에서는 찬반 논쟁 후 거수 표결을 통해 1,033명 중 870명의 찬성으로 ‘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세습은 표결 직후부터 금지하되, 법안은 헌법개정안을 추후 보완해 차기 총회에 제출하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세습방지법’이 통과된 제98회 총회 장소는 명성교회였다.
그 이전부터 교계에서는 은퇴를 2년여 앞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후임이 누가 될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었다.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도 유력하게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하나 목사가 총회 한 달여 후인 11월 12일, 모교인 서울 광장동 장신대에서 열린 청어람아카데미 주최 ‘다시, 프로테스탄트’ 강좌에서 직접 이를 언급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금지한) 총회 결의는 저희 교회 성도들이 그간 리더십 교체에 대해 많이 기도하고 생각해 온 것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라 생각한다”며 “총회 결정에 당연히 따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변칙과 술수가 아니라, 순수하게 역사적 부름과 하나님의 요구하심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며 “제 말씀을 (세습을) 꼭 하겠다, 안 하겠다 이런 선언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고, 하나님 뜻을 따르겠다는 자세로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이후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2015년 12월 은퇴했고, 그를 원로목사로 추대했다. 그러나 후임 청빙을 서두르지 않았고, 임시당회장 체제가 시작됐다. 김삼환 목사는 은퇴 후에도 명성교회에서 더러 설교했다.
명성교회, 공동의회서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김하나 목사, 청빙 위한 공동의회 열지 않아
청빙 건 반려한 서울동남노회까지 불길 번져
김삼환 목사 은퇴 1년 4개월여만인 2017년 3월 19일, 명성교회는 비공개로 공동의회를 열고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건을 전격 통과시켰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건은 참석 성도 8,104명 중 찬성 6,003명, 반대 1,964명, 무효 137명 등 74.07%의 동의로 가결됐고,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 건도 통과됐다.
이 청빙은 당시 예장 통합 제101회기 헌법위원회의 해석을 근거로 했다. 당시 헌법위원회는 세습금지법 조항이 성도들의 목사 선출 자유에 대한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2017년 9월 열린 제102회 총회에서 이 안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별도로, 김하나 목사는 19일 주일예배에서 “명성교회 청빙을 수차례 사양해 왔고, 합병과 관련한 공동의회를 열지 않겠다”며 “이후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명성교회 청빙안은 이후 9월 23일 당회에서 노회로 제출했으나, 서울동남노회 헌의위원회는 10월 13일 ‘세습방지법 위배’를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그러나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 73회 정기노회에서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다시 상정했고, 노회는 파행에 이르렀다. 노회장 승계 예정이던 헌의위원장 겸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는 노회장이 되지 못했고, 남아있던 이들 주도로 임원진을 구성해 청빙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김수원 목사 등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해 세습 반대와 노회 정상화 등을 주장하기 시작했고, 장신대 교수와 신학생, 교계에서도 청빙 반대 운동이 이어졌다.
이후 김하나 목사는 10월 말 새노래명성교회 사임서가 노회에서 수리됐고, 11월 12일 명성교회 위임목사 취임 예식 거행 후 임기를 시작했다.
김수원 목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서울동남노회 비대위는 예장 통합 총회재판국에 노회장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3월 13일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서울동남노회 역시 양측의 첨예한 분쟁이 시작됐다.
함께 제기된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청원 무효의 소는 계속 연기되다, 총회를 앞둔 8월 7일 무기명 투표 끝에 8대 7로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인정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해당 판결에서는 헌법 제28조 6항 1호의 ‘은퇴하는 목사’라는 문구를 ‘이미 사임 또는 은퇴한 위임목사 ’의 직계비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에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