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성교회 사건 일지… 김삼환 목사 은퇴와 김하나 목사 청빙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세습 논란’ 그 시작부터 사태 수습까지(上)

▲2017년 11월 12일, 김삼환 목사가 김하나 목사에게 안수기도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2017년 11월 12일, 김삼환 목사가 김하나 목사에게 안수기도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9월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의 명성교회 수습안이 통과되고, 수습안을 구체적으로 이행해야 할 예장 통합 서울동남노회에서 지난 10월 말 정기노회를 통해 이를 받아들였다.

이에 지난 2017년 11월 명성교회가 김삼환 목사의 장남인 김하나 목사(당시 새노래명성교회 담임)를 청빙하면서 짧게는 2년, 2015년 12월 말 김삼환 목사 은퇴 이후 길게는 4년여간 진행되던 ‘명성교회 사태’가 수습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에 본지는 두 차례에 걸쳐 명성교회 사태를 돌아볼 예정이다.

명성교회 개최 총회에서 세습방지법 통과
김하나 목사, 총회 제정 법안에 준수 천명
김삼환 목사 은퇴, 청빙 대신 임시당회장

‘명성교회 사태’의 근원은 지난 2013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예장 통합 제98회 총회 넷째날인 2013년 9월 12일, 목사 청빙을 규정한 헌법 제28조 6항, ‘세습방지법(목회대물림금지법)’의 신설안이 통과된 것이다.

그 전해인 2012년 10월 여러 대형교회들의 ‘직계 가족 청빙’ 때문에 안팎으로 몸살을 앓던 기독교대한감리회(감리회)가 ‘세습방지법’을 통과시키자, ‘장자 교단’임을 자임하는 예장 통합 총회에서도 여러 노회에서 관련 헌의안들이 상정됐다.

이에 총회에서는 찬반 논쟁 후 거수 표결을 통해 1,033명 중 870명의 찬성으로 ‘세습방지법’을 통과시켰다. 세습은 표결 직후부터 금지하되, 법안은 헌법개정안을 추후 보완해 차기 총회에 제출하는 내용이었다. 공교롭게도 ‘세습방지법’이 통과된 제98회 총회 장소는 명성교회였다.

그 이전부터 교계에서는 은퇴를 2년여 앞둔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 후임이 누가 될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지고 있었다.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도 유력하게 거론됐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김하나 목사가 총회 한 달여 후인 11월 12일, 모교인 서울 광장동 장신대에서 열린 청어람아카데미 주최 ‘다시, 프로테스탄트’ 강좌에서 직접 이를 언급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당시 김하나 목사는 “(세습을 금지한) 총회 결의는 저희 교회 성도들이 그간 리더십 교체에 대해 많이 기도하고 생각해 온 것에 대한 하나님의 응답이라 생각한다”며 “총회 결정에 당연히 따르는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변칙과 술수가 아니라, 순수하게 역사적 부름과 하나님의 요구하심에 따를 준비가 돼 있다”며 “제 말씀을 (세습을) 꼭 하겠다, 안 하겠다 이런 선언이라고 생각하지 말아 주셨으면 좋겠고, 하나님 뜻을 따르겠다는 자세로 생각해 달라”고 전했다.

▲지난 2013년 11월 한 강좌 패널로 출연해 사회자와 대담하고 있는 김하나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2013년 11월 한 강좌 패널로 출연해 사회자와 대담하고 있는 김하나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후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2015년 12월 은퇴했고, 그를 원로목사로 추대했다. 그러나 후임 청빙을 서두르지 않았고, 임시당회장 체제가 시작됐다. 김삼환 목사는 은퇴 후에도 명성교회에서 더러 설교했다.

명성교회, 공동의회서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김하나 목사, 청빙 위한 공동의회 열지 않아
청빙 건 반려한 서울동남노회까지 불길 번져

김삼환 목사 은퇴 1년 4개월여만인 2017년 3월 19일, 명성교회는 비공개로 공동의회를 열고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 건을 전격 통과시켰다. 명성교회 김하나 목사 청빙 건은 참석 성도 8,104명 중 찬성 6,003명, 반대 1,964명, 무효 137명 등 74.07%의 동의로 가결됐고, 새노래명성교회와의 합병 건도 통과됐다.

이 청빙은 당시 예장 통합 제101회기 헌법위원회의 해석을 근거로 했다. 당시 헌법위원회는 세습금지법 조항이 성도들의 목사 선출 자유에 대한 기본권 침해 소지가 있다고 판단했고, 2017년 9월 열린 제102회 총회에서 이 안은 그대로 받아들여졌다.

이와 별도로, 김하나 목사는 19일 주일예배에서 “명성교회 청빙을 수차례 사양해 왔고, 합병과 관련한 공동의회를 열지 않겠다”며 “이후 진행되는 모든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명성교회 청빙안은 이후 9월 23일 당회에서 노회로 제출했으나, 서울동남노회 헌의위원회는 10월 13일 ‘세습방지법 위배’를 이유로 이를 반려했다.

그러나 10월 24일 서울동남노회 73회 정기노회에서 명성교회는 김하나 목사 청빙안을 다시 상정했고, 노회는 파행에 이르렀다. 노회장 승계 예정이던 헌의위원장 겸 부노회장 김수원 목사는 노회장이 되지 못했고, 남아있던 이들 주도로 임원진을 구성해 청빙안을 통과시켰다.

이에 김수원 목사 등은 비상대책위원회(이하 비대위)를 구성해 세습 반대와 노회 정상화 등을 주장하기 시작했고, 장신대 교수와 신학생, 교계에서도 청빙 반대 운동이 이어졌다.

이후 김하나 목사는 10월 말 새노래명성교회 사임서가 노회에서 수리됐고, 11월 12일 명성교회 위임목사 취임 예식 거행 후 임기를 시작했다.

▲2017년 서울동남노회 정기노회에서 회의장을 벗어난 한 노회원이 회의 진행의 불법성을 제기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2017년 서울동남노회 정기노회에서 회의장을 벗어난 한 노회원이 회의 진행의 불법성을 제기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수원 목사를 중심으로 구성된 서울동남노회 비대위는 예장 통합 총회재판국에 노회장 선거무효소송을 제기했고, 2018년 3월 13일 이를 받아들였다. 이로써 서울동남노회 역시 양측의 첨예한 분쟁이 시작됐다.

함께 제기된 김하나 목사 위임목사 청빙청원 무효의 소는 계속 연기되다, 총회를 앞둔 8월 7일 무기명 투표 끝에 8대 7로 김하나 목사의 청빙을 인정하는 것으로 결론내렸다. 해당 판결에서는 헌법 제28조 6항 1호의 ‘은퇴하는 목사’라는 문구를 ‘이미 사임 또는 은퇴한 위임목사 ’의 직계비속에는 적용되지 않는다고 해석했다. 이에 거센 반발이 이어졌다. <계속>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123 신앙과 삶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예수님 생일카페 CCC

도심 속 ‘크리스마스 진짜 주인공’ 찾으러… 2천 년 전으로 시간여행

로마 병정 복장으로 길거리 홍보 성탄 의미 알리려는 다양한 코스 CCC 유학생들 간사와 직접 사역 변화하는 시대 속 그리스도 소개 “예수님 생일카페, 가 보시겠어요?” ‘크리스마스 이브’인 12월 24일 낮 1시, 로마 병정 옷을 입은 청년 3명이 서울 종로구 혜…

한덕수 총리 권한대행 탄핵

헌법을 짓밟은 거대 야당의 겁박과 독재

거대 야당인 민주당이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에 대해 12월 24일로 예정했던 탄핵소추안 발의를 한 차례 연기했다. 12월 26일까지 내란 특검법과 김건희 특검법을 수용하고, 또 국회가 추천한 헌법재판관들 임명에 대해 입장을 밝히라고 연일 압박하고 있다. 그렇지 …

2024 올해의 책

문학부터 MBTI와 SNS, 정치와 과학… 교회 안팎에 대안 제시한 책들

‘책 읽는 그리스도인’ 문화 확산을 위해 매년 ‘올해의 책’을 선정하고 있는 크리스천투데이가 ‘2024년 올해의 책’을 선정했다. 지난 2014년부터 시작해 11년째를 맞이한 ‘크리스천투데이 올해의 책’은 2023년 12월 1일부터 2024년 11월 30일까지 기독 출판사에…

EXPLO7424 도시전도운동

목회자·성도 대다수 “‘해외 선교’보다 ‘국내 전도’가 시급”

기독교인들의 연령대별 ‘전도 활동률’을 조사한 결과, 19~29세가 가장 적극적이고 40대가 가장 소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목회데이터연구소(대표 지용근, 이하 목데연)가 ㈜지앤컴리서치와 함께 한국교회의 선교와 전도 현황을 점검하기 위한 대규모 실태 조사…

 길선주, 스크랜턴, 알렌, 헨리 데이비스

한국교회 빛내고 사회 발전 견인한 인물들 재조명

한국교회총연합(한교총)이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기독교 종교문화자원 보존과 활용을 위한 학술연구 심포지엄이 23일 오후 3시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열렸다.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한교총이 추진한 종교문화자원 목록화 및 관광자원화 사업의…

러브라이프 태아 생명 낙태 사랑

성탄 전날, 강남역서 펼쳐진 ‘예수님 생신 선물 프로젝트’

12월 성탄·연말 이후 낙태 급증 선물과 함께 전단지와 엽서 나눔 러브라이프, 벌써 4회째 캠페인 12월 25일 성탄절 ‘예수님 생신’을 하루 앞둔 24일 ‘크리스마스 이브’, ‘태아로 오신 예수님’께 드리는 ‘생신 선물’ 프로젝트가 올해도 마련됐다. 24일 오…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