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은 스케줄이 아니라
스스로 살아있는 호흡입니다.
세상은 스케줄을 짜느라 여념이 없으나
큰 산과 계곡과 숲은 말없이
황홀하게 계절을 살아갑니다.
외치는 이 없어도
하늘은 저절로 푸르름으로 높아지고
그리는 이 없어도
단풍은 산을 오색으로 물들이더니
고요히 대지에 눕습니다.
무서리는 소리 없이 내려
빨리 흐르는 시간의 냉혹함으로
영혼을 깨어나게 합니다.
<산마루예수공동체에서, 이주연>
*오늘의 단상*
창조주께서는 특정종(種)이
다른 모든 종을 지배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산>
* '산마루서신'은 산마루교회를 담임하는 이주연 목사가 매일 하나님께서 주시는 깨달음들을 특유의 서정적인 글로 담아낸 것입니다. 이 목사는 지난 1990년대 초 월간 '기독교사상'에 글을 쓰기 시작해 지금까지 펜을 놓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은 온라인 홈페이지 '산마루서신'(www.sanletter.net)을 통해, 그의 글을 아끼는 수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