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장으로 나온 기독교·홍역 치른 대형교회들…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크리스천투데이 선정, 2019 기독교 10대 뉴스

눈부신 태양을 가슴에 품은 채 시작했던 2019년이 어느덧 저물어 간다. 올해도 국내외에서 우리의 눈과 귀를 사로잡았던 많은 일들이 있었고, 때로 한국교회는 그 중심에 있었다. 크리스천투데이는 다시 떠오를 2020년의 태양을 기대하며, 올해 10대 뉴스를 선정했다.

▲10월 3일 광화문 집회 모습 ⓒ독자 제공

▲10월 3일 광화문 집회 모습 ⓒ독자 제공

1. 10월 3일부터 이어진 대규모 '광화문 집회'

개천절이었던 10월 3일, 그야말로 엄청난 규모의 인파가 광화문 광장 일대에 운집했다. 밀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불과 몇 미터의 전진도 어려울 정도였다. 당시 이 지역엔 통신 장애가 발생하기도 했다. 약 3년 전 있었던 소위 '촛불 집회' 이후 다시 광화문 광장은 사람들로 가득찼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가 기독교인들이었으며 집회를 이끌었던 이도 전광훈 목사였다. 기독교가 이 엄청난 규모의 군중 시위를 주도했던 것이다.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다름 아닌 자유민주주의 체제가 흔들린다는 위기의식 때문이었다. 비록 무산되긴 했지만 개헌 논의에서 '자유 삭제' 논란이 불거지고, 정부와 여당이 '주체사상'의 북한에 지나치게 편향적이라는 의심을 사면서, 보다못한 기독교인들이 거리로 나선 것이다. 종교의 자유가 위협받을지도 모른다는 위기감도 작용했다.  

이후 10월 9일과 25일에도 대규모 광화문 집회가 이어졌으며, 전광훈 목사를 중심으로 한 기독교인들은 매주 토요일마다 이곳에서 국민대회를 개최하고 있다. 얼마 전부터는 주일에도 이곳에서 예배를 드린다. 뿐만 아니라 청와대 앞에서도 매일 예배를 드리고 철야기도를 하고 있다.

▲북한 선원들이 타고왔던 목선 ⓒ통일부

▲북한 선원들이 타고왔던 목선 ⓒ통일부

2. 북한 선원 '강제북송' 논란

정부(통일부)가 "지난 11월 2일 동해상에서 나포한 북한 주민 2명을 (11얼) 7일 오후 3시 10분경 판문점을 통해 북한으로 추방했다"고 밝히면서 파문이 일었다. 대한민국으로 온 탈북민을 그들 의사에 반해 돌려보냈다는 점에서 '강제북송' 의혹이 제기됐다.

당시 정부는 이들에 대해 "16명의 동료 승선원을 살해하고 도주한 것으로 파악되었다"고 했지만, 이미 추방한 뒤에 이 같은 사실을 알렸고, 무엇보다 송환에 대한 내용이 담긴 청와대 관계자의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가 언론 사진으로 처음 알려졌다는 점에서 의혹이 증폭됐다.

이후 "범죄 혐의가 있다 해도 대한민국으로 온 북한 주민을 돌려보는 것은 헌법 위반" "인권을 강조하는 현 정권이 반인권적 행태를 보였다" "국민들에게 그 어떤 설명도 없이 이미 추방한 후에 이를 통보했다는 것은 직권 남용" 등의 비판이 거세게 일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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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낙태죄 헌법불합치 판결

헌법재판소가 지난 4월 11일, 자기 및 동의 낙태죄를 규정한 형법 269조와 270조에 대해 '헌법불합치' 판결을 내렸다. 1953년 낙태죄 조항 도입 이후 66년 만이었다. 판결 직후 그 동안 낙태를 반대해 온 개신교 등 종교계를 비롯한 시민·사회단체들은 일제히 비판 성명을 내며, 생명윤리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를 우려했다. 한편, 국회는 헌재 판결에 따라 오는 2020년 말까지 해당 법안을 개정해야 한다.

▲지난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에서 수습안에 대한 거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지난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에서 수습안에 대한 거수 투표가 진행되고 있다. ⓒ크리스천투데이 DB

4. 예장 통합총회, 명성교회 수습안 가결

수년 간 이어진 이른바 '명성교회 세습' 논란은 지난 9월 예장 통합 제104회 총회에서 '수습안'이 통과되며 또 한 번 교계 안팎의 주목을 받았다. 총회 개회 한 달여 전, 총회재판국은 명성교회의 김하나 목사 청빙에 대해 무효 판결을 내렸지만, 총회는 수습안 통과로 명성교회가 2021년 1월 1일 이후 김하나 목사를 재청빙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다.

이후 총회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정의 없는 온정주의" "교회 헌법과 법 절차를 심각하게 위반한 초법적 결정" 등 비판이 나왔으나, "담임목사를 결정할 권리는 교회가 누리는 자유"라는 주장도 제기됐다.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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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대법원의 사랑의교회 관련 판결

올해 대법원은 사랑의교회와 관련해 두 가지 중대한 판결을 내렸다. 오정현 목사에 대한 '위임결의무효확인' 소송에서 오 목사의 측의 재상고와 얼마 전 '도로점용허가무효확인' 소송의 상고를 모두 기각한 것이다. 이로써 지난 2003년 있었던 오 목사에 대한 위임결의, 그리고 서초구청이 지난 2010년 사랑의교회에 내준 도로점용허가가 최종 취소됐다. 다만 위임에 대한 대법원 판결이 있기 전 오 목사는 총회(예장 합동)의 편목 과정을 밟고, 동서울노회에서 다시 위임을 받았다. ‘도로점용’ 논란은 대법원 판결에 따른 서초구청의 후속처리 문제 등 새해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5-1.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측-갱신위, 극적 합의

지난 약 7년 동안 갈등을 겪었던 양측이 성탄을 앞두고 12월 23일 서울의 한 호텔에서 만나 8개 항의 ‘각서’에 각각 서명하며 극적으로 합의했다. 대형 예배당 건축 등을 비판하며 그 동안 강남예배당에서 ‘마당기도회’를 개회해 온 갱신위와, 이들의 강남예배당 사용을 인정하지 않고 명도소송을 제기하기도 했던 오 목사 측이 마침내 화해한 것이다. 오 목사와 갱신위 측 모두 서로의 부덕을 인정하고 사과하기로 했다.

▲분당우리교회 한 부목사가 논란이 된 동성애 관련 설교를 했던 당시 설교 영상 ⓒ분당우리교회 설교 영상 캡쳐

▲분당우리교회 한 부목사가 논란이 된 동성애 관련 설교를 했던 당시 설교 영상 ⓒ분당우리교회 설교 영상 캡쳐

6. 분당우리교회 부목사 설교 논란

분당우리교회 한 부목사의 설교 내용이 지난 6월 알려지며 교계에 뜨거운 논쟁이 일었다. 비판이 거세지자 해당 부목사는 7일 교회 홈페이지에 사과문을 올렸고, 담임인 이찬수 목사까지 이튿날 그 사과문에 댓글을 달면서 사건은 일파만파 확대됐다.

부목사의 설교 요지는, 동성애를 앞장서 지적하기보다 우리의 신앙을 먼저 돌아보자는 것이었다. "동성애에 대해 예민하고 세상이 망할 것 같이 생각하는데 성경이 동성애를 언급하는 횟수보다 탐욕에 대해 경고하고 이야기하는 횟수가 열배 가까이 더 많다"는 것이다. 또 "대세는 이미 넘어갔다"고 말하거나 "꼰대"라는 표현을 써 공분을 샀다.

그러면서 "섭씨 30도가 넘는 날씨에도 음란한 동성애 문화를 막아 보겠다고 새벽부터 금식하며 행사장에 모여 기도하는 행동들이 무식해 보이는지 묻고 싶다." "반기독교 여론에 편승했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급기야 이찬수 목사는 "(부목사가) 상처와 어려움을 드린 것을 자숙하며, 1년간 공예배 설교를 내려놓기를 자청하고 있다"며 "이번의 이 일이 본인에게 큰 교훈으로 남을 수 있도록 잘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한기총 3.1운동 100주년 범국민대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한기총 3.1운동 100주년 범국민대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7. 3.1운동 백주년

1919년 3월 1일 일본으로부터의 독립을 부르짖으며 일어났던 '만세 운동'이 올해 100주년을 맞았다. 그 의미는 기독교에도 각별했다. 당시 많은 기독교인들과 교회가 이 운동의 주축을 이루었기 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듯 '독립선언서'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16명이 기독교인이었다. 때문에 여러 교회와 연합기관들이 기념예배를 드리며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깊이 되새겼다.

▲홍콩 도심을 행진하고 있는 홍콩 시위대들의 모습.  ⓒChannel 4 News 보도화면 캡쳐

▲홍콩 도심을 행진하고 있는 홍콩 시위대들의 모습. ⓒChannel 4 News 보도화면 캡쳐

8. 홍콩 민주화 시위

홍콩 시민들이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안'에 반대하며 대거 거리로 쏟아졌다. 3월 31일 시작된 시위는 6월 100만 명이 넘는 시민들이 시위에 나서며 전 세계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들은 해당 법이 제정되면 중국이 이 법을 이용해 반중 인사를 송환하는 등 '일국양제' 원칙을 깨고 정치적으로 홍콩에 개입할지 모른다고 우려했다. 즉 '자유'와 '민주화'에 대한 강한 열망이었다. 특히 현지 기독교계가 시위에 적극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WEA 총회가 진행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WEA 총회가 진행되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9. 11년 만에 열린 WEA 총회

세계복음연맹(World Evangelical Alliance, WEA)이 지난 11월 7일부터 일주일 동안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11년 만에 총회를 개최했다. 미국과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의 복음주의자들이 오늘날 복음주의의 과제와 미래의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한국에선 김상복 목사(할렐루야교회 원로)를 비롯해 김중석 목사(북한교회세우기연합 사무총장), 김윤희 총장(횃불트리니티신학대학원대학교) 등이 참석했다.

▲김진욱 선교사 천국환송예배가 진행되던 모습. ⓒ목선협

▲김진욱 선교사 천국환송예배가 진행되던 모습. ⓒ목선협

10. 터키 김진욱 선교사 순교

2019년을 마무리할 즈음, 터키에서 사역하던 선교사의 순교 소식이 전해지며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괴한의 칼에 찔려 희생된 故 김진욱 선교사는, 난민들을 상대로 복음을 전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사망 당시 그의 아내가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있었다는 소식에 많은 이들이 슬퍼했다. 국내 기독교 단체들은 그의 순교를 애도하며 유족에게 하나님의 위로가 임하길 기도했다. 

기타: 순위에 들지 못했지만 △안양대 타종교 매각 의혹 △강원도 산불로 인한 교회 피해 △총신대학교 이재서 신임 총장 선출 및 일부 교수들의 성희롱성 발언 의혹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렸던 제16회 북한자유주간 등이 올해 주목을 받았다. 부디 2020년 새해엔 주님의 복음처럼 ‘좋은 소식’(Good News)이 더 많이 전해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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