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숨기는 신천지 전도법에 ‘위법’ 판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대전지법 서산지원 “신천지, 500만원 지급하라”
체험 프로그램, 성경공부 명목 신천지 교리 교육
교리 배운 뒤 종교활동 요구는 부당한 전도 활동

▲‘청춘반환 소송’ 형사고발장 접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청춘반환 소송’ 형사고발장 접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의 일명 ‘모략 전도’가 위법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대전지방법원 서산지원은 지난 14일 소위 ‘청춘반환소송’ 1심에서 “이는 종교의 자유를 넘어 우리 헌법과 법질서가 허용하지 않는 것”며 “그 자체로 위법성이 있으므로, 신천지 서산교회는 원고 H씨에게 배상금 5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최초로 나온 이번 판결은 신천지 피해자들의 대대적 소송뿐 아니라 정체를 위장하는 신천지의 포교 방식을 크게 위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재판부는 “신천지 서산교회가 타 교회 신도 등을 상대로 처음에 신천지 소속임을 전혀 알리지 않은 채 문화 체험 프로그램, 성경공부라는 명목으로 신천지 교리를 교육받게 했다”며 “피전도자가 신천지임을 의심하면, 함께 전도를 받은 것으로 위장한 신도들이 더 철저하고 교묘하게 의심을 배제시켜 어느 정도 교리에 순화될 때까지 숨기다가, 이후에 신천지 소속이라는 걸 밝히는 포교법을 썼다”고 밝혔다.

또 “종교적 신앙 선택은 일시적인 상품 구매 서비스와 달리 그 사람의 삶에 돌이킬 수 없는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을 가진, 대단히 중요한 것”이라며 “교리를 배우고 난 후에야 비로소 특별한 종교적 활동을 요구하는 것은 예속을 강요할 우려가 있으므로, 부당한 전도 활동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단 재판부는 신천지 서산교회의 배상 책임만 인정했을 뿐, 이 외에 가담한 신천지 신도 5인의 배상 책임에 대해서는 혐의를 인용하기 어렵다며 기각했다.

손해배상도 H씨의 청구만 일부 인정하고, H씨와 함께 소송을 제기한 2인에 대해서는 “범법행위의 입증이 부족하다”며 기각했다.

원고 H씨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배상 판결이 나와 기쁘다”며 “그 동안 잠도 못 자고 결론이 나오길 기다렸는데 이번 판결이 또다른 피해자들이 나설 수 있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신천지서산교회 측은 항소 여부에 대해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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