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물학 교과서에서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진화론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함께 읽을만한 책] 진화론의 상징들

진화론의 상징들
조나단 웰스 | 소현수 역 | 부흥과개혁사 | 295쪽 | 15,000원

<유신진화론 비판> 상권에서 ‘DNA 돌연변이가 신다윈주의에 필요한 것을 달성할 수 없는 이유’에 대해 기고했던 지적설계론 대표주자이자 과학자인 조나단 웰스(Jonathan Wells)가 현대 진화론을 비판한 책 <진화론의 상징들>이 있다. 역자도 <유신진화론 비판> 번역자 중 한 명인 소현수 박사이다.

부제가 흥미롭다. ‘생물학 교과서에서 좀비처럼 되살아나는’, ‘지적설계론의 대표자가 말하는 현대 진화론 비판’이다. 원제가 더 흥미롭다. ‘좀비 과학(Zombie Science: More Icons of Evolution)’이다.

저자는 지난 2000년 생물학 교과서들이 어떻게 가짜 증거로 진화의 상징들을 사용해 다윈주의를 홍보하고 있는지 보여주는 <진화의 상징들(Icons of Evolution)>을 펴낸 바 있다. 저자가 끄집어낸 잘못된 진화의 상징들은 ①밀러-유리 실험 ②다윈의 생명의 나무 ③척추동물의 사지의 상동성 ④헤켈의 배들 ⑤시조새 ⑥회색가지나방 ⑦다윈의 핀치들 ⑧날개가 넷인 초파리들 ⑨화석 말 ⑩궁극적 상징 등 10가지였다.

그러나 비평가들은 이 책에 대해 ‘단순한 몇몇 오류들을 모아 크게 부풀린 것’이라고 불평했다. 이에 저자는 이번 책에서 간단한 질문으로 그에 답한다. “만약 그 진화의 상징들이 단순한 교과서 오류였다면, 왜 많은 것들이 아직도 남아 있는가?”

“오늘날의 과학은 물질주의 철학에 의해 지배당하고 있다. 증거가 인도하는 대로 따라가기보다, 물질주의적 설명을 제안하고 변호하는 일에 우선권을 주고 있다. 이것은 실증 과학으로 가장하고 있는 물질주의 철학인데, 나는 이것을 ‘좀비 과학’이라고 부른다. 어떤 물질주의적 설명이 증거와 부합하지 않는 것으로 밝혀지고, 따라서 실증적으로 폐기된 뒤에도 그 설명을 끝까지 변호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좀비 과학을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번 책에서 DNA와 걷는 고래, 사람의 눈과 암 등 앞서 언급한 10개의 상징과 마찬가지로 사람들을 진화에 대해 잘못된 방향으로 이끄는 6가지를 추가로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교회 밖에서 진화에 대해 배우지만, 지난 10년 동안 진화 신봉자들이 성직자들을 설득해 진화를 예배당 안으로 끌고 들어오는데 점점 더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성직자를 모집하려는 것은 부분적으로 성직자들이 다른 사람들에 대해 가지는 영향력 때문이다. 이렇게 많은 성직자들이 다윈의 보편적 산(酸)을 마시고 있는데, 미국에서 종교가 쇠퇴하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고 적고 있다.

그러면서도 지적 설계를 수용하는 과학자들이 늘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밝힌다. “오늘날 진화론은 봄 얼음과 같다. 봄 얼음은 아직도 호수를 덮고 있고, 많은 사람에게는 그 얼음이 단단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봄 얼음은 녹은 물을 가진 벌집 모양이다. 그 얼음은 한때 그것이 지탱했던 무게를 더 이상 지탱할 수 없다.” 여름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 조나단 웰스 교수는 버클리 캘리포니아 대학교에서 분자 및 세포 생물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고, 박사 후 연구원을 거친 뒤 헤이워드 캘리포니아 주립대학에서 생물학을 가르쳤다. 현재 디스커버리 연구소 선임 연구원으로 지적 설계에 대한 연구와 집필에 집중하고 있다.

서강대 화학과 교수와 한국 자기공명학회 회장을 역임한 역자 소현수 박사는 “대진화에 대한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진화론을 잘 모르는 학생들이나 일반인들에게 소진화와 대진화를 뭉뚱그려 진화가 확증된 사실인 것처럼 제시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그동안 진화론의 관점에서만 바라보던 진화의 여러 증거를 새로운 관점에서 보고 진실을 분별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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