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유설교’를 위한 설교학적 구조와 네 가지 단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병석 박사, ‘치유설교를 위한 설교학적 구조’ 발표

치유설교, 상처와 문제 해석된 하나님 말씀으로
치유 대상자를 회복·소망으로 이끄는 설교 구조
인간이 입은 상처에 대한 치유를 지향하는 설교

▲학술대회에 참석한 학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회 제공

▲학술대회에 참석한 학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회 제공

제75회 한국실천신학회 정기학술대회가 ‘통일, 화해, 치유의 실천신학’이라는 주제로 7-8일 인천 카리스호텔에서 개최됐다.

학술대회 이튿날인 8일 오전 분과별 발표 시간에는 김병석 박사(숭실대)가 ‘치유설교를 위한 설교학적 구조’를 주제로 발표했다.

김병석 박사는 “설교는 하나님 말씀을 해석해 전달하는 기능적 양식구조를 갖고 있다. 이때 치유적 기능이 설교의 양식적 구조로 드러날 수 있다”며 “설교는 영혼을 구원하기 위한 종교적 연설이다. 그런데 구원 사건은 치유와 분리되지 않는다(막 2:12). 목회자의 성경 해석은 상처와 문제로 둘러싸인 회중을 향한 치유 말씀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치유란 상처나 타격을 받은 외부적 힘으로부터 본래 상태로 복귀되는 상태로서, 건강한 상태로의 방향 전환을 비롯한 원상복귀, 나아가 긍정적 방향을 위해 성숙으로 가는 진행의 의미를 포괄적으로 지시한다”며 “설교는 영적 선포 행위다. 인간 설교자는 영적 사건에 직접 개입할 수 없지만, 삼위 하나님의 역사 안에서 그에게 맡기신 말씀 사역을 감당하면서, 일반적 인간의 심리와 정신적 상담 요소를 활용할 가능성이 열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치유설교에서 듣는 자의 새로운 결단은, 그가 찾는 해답이 인간 내면에서부터 시작돼 스스로 얻어지는 인간의 ‘마인드 컨트롤’과 다르다”며 “이는 인간 치유를 위해 다가오시는 말씀을 통한 결단으로, 인간을 깨우치는 이전의 상처 입은 상태에서 새롭게 변화가 시작되는 반전된 복귀의 추구이다. 이 순간은 설교자의 어떤 강압된 요구에 의한 상처 입은 회중의 치유적 강요가 아닌, 성령께서 주관하시는 치유의 신비를 경험하는 순간”이라고 전했다.

김병석 박사는 “모든 설교는 복음을 담고 있기 때문에, 일반 연설과 다르다. 상담설교는 상담심리적으로 회중에게 접근하는 설교 수사학을 동반한다. 그리고 치유설교는 상담 수사학적 설교를 통한 치유를 목적으로 하는 설교”라며 “상담설교든 치유설교든 모두 인간의 영육혼의 전인적 돌봄과 긍정적 변화 및 그 전환을 통한 치유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모두 치유적 기능을 동반하고 있다. 만일 인간의 정서적 부분에 최종 목적을 둔 설교라면, 이는 인문학에 머무는 것”이라고 했다.

김 박사는 “치유설교는 인간의 상처와 발견된 인간사의 문제를 해석된 하나님 말씀으로, 치유 대상자를 회복과 소망으로 이끄는 설교학적 구조를 갖는다”며 “하나님 말씀을 통한 삼위 하나님과의 관계성 회복을 목적으로, 이를 경험하고 하나님의 인도하심으로 이끌 수 있는 것으로서, 인간이 입은 상처에 대한 치유를 지향하는 설교 수사적 구조를 형성할 수 있다”고 정리했다.

그러면서 “치유설교 구성양식은 귀납·연역의 양분된 구조형태를 지지하지 않는다. 핵심은 하나님 말씀에 여전히 답이 있다는 전제 하에, 대상자를 해석된 말씀 안으로 친절히 안내하고 회중이 심리 정서적 안정을 갖고 말씀과 관계를 맺도록 인도하는 설교양식 구조”라고 했다.

그는 “치유는 인간의 삶에 대한 전체적인 회복을 지시할 수 있다. 치유는 물리적, 정신적, 정서적, 영적, 사회적, 문화적, 공동체에 대한 회복과 나아짐에 관여할 수 있는 것”이라며 “기독교 신앙의 치유는 십자가 구원과 연관되는 복음의 경험에 있다. 이는 십자가 죽음과 치유의 밀접한 연관성을 지시하며, 치유하시는 예수 그리스도를 발견할 수 있는 근원은 복음에 있다”고 했다.

또 “영성을 통한 영적 치유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지향한다. 하나님과의 신앙적 회복과 영적 관계의 신뢰적 상황이 영적 치유와 연관되기 때문”이라며 “인간의 의식과 무의식을 구분해 무의식을 신비적 영역으로 귀속시키려는 인문학과 달리, 영적 치유는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자신의 몸과 영혼을 스스로 점검하는 과정을 동반한다”고 밝혔다.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김병석 박사(가운데)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김병석 박사(가운데)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김병석 박사는 “치유설교는 ‘본문 선정’부터 시작된다. 성경 속 아픈 마음, 치유가 필요한 곳, 치유가 일어나는 장면과 하나님의 치유 등 치유 관련 말씀이 포함된 구절들을 찾아볼 수 있다”며 “나아가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어도, 회중이 치유 과정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본문이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치유설교의 수사학적 구조에 대해서는 “치유의 접근은 현상학적 과정이 드러나는데, 치유의 필요성을 ‘인식’하는 것부터 듣는 자의 ‘공감’을 불러 일으키고, 신앙적 ‘자기점검’을 통해 삶에 좀 더 관련을 맺는 ‘해답을 향한 접근’ 등 네 가지 수사학적 양식을 형성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식’은 상처를 영적으로 깨닫는 순간이자 상처가 치유돼야 함을 아는 단계이며, ‘공감’은 하나님께서 자신을 이해하시고 상처 있는 자신을 향하고 계심을 깨닫는 과정이다. ‘자기점검’은 상처 입은 자신의 현실을 직면할 때 갖는 치유의 소망 단계이며, ‘해답을 향한 접근’은 말씀에서 소망을 발견하고 결단을 경험하는 순간이다.

김 박사는 “설교는 회중의 변화된 삶의 전환적 계기를 마련해, 삶의 문제와 그에 따른 상처의 상황 가운데 치유적 해답을 제시하는 방향으로 수행되는 것”이라며 “치유설교는 상처받은 자의 치유와 회복을 위해, 말씀을 통해 신앙 공동체에게 베푸시는 하나님의 내러티브 역사를 이뤄가는 설교 수사의 구조적 매커니즘을 형성한다”고 했다.

이와 함께 “인간의 삶은 말씀과의 긴밀한 관계성 가운데, 신앙적 치유가 일어난다”며 “해석된 말씀은 치유를 요청하는 자에게 삶 가운데 개입하시는 말씀이 침투됨으로서 문제의 해답을 모색하게 하고, 치유를 위한 구체적인 삶에 대한 도전으로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말씀은 희망으로 가득 차 있지만, 복음을 신뢰하지 못했을 때 인간의 비극과 그 심판까지 포함하고 있음을 제외해선 안 된다”며 “나아가 심판을 극복하고 현재 말씀을 받은 자의 삶의 자리에서의 도리까지 추구해야 한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희망과 심판, 말씀을 받은 자의 실천적 책임 있는 삶까지를 포괄적으로 의미할 수 있다”고 했다.

더불어 “하나님 말씀의 거룩한 소명을 받은 말씀의 전달자인 설교자가, 인간을 이해하고 회중이 수용할 수 있는 수사양식에 적응함으로서 상처 입은 자, 치유를 요청하는 자, 치유가 필요한 자에게 주님께서 맡기신 말씀을 가지고 친절히 다가서는 뜻 깊은 도전이 이뤄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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