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반응 관련해 언급
한국교회, 어떤 모양으로든 개입하면 안 된다
한두 문장만 갖고 전체 도식화하면 오해·곡해
‘나라를 위한 기도모임: 말씀과 순명’ 초청인 중 한 명인 지형은 목사(성락성결교회)가 첫 모임 후 반응을 놓고 SNS를 통해 14-15일 두 번에 걸쳐 개인적인 입장을 밝혔다.
지형은 목사는 14일 ‘목회서신’을 통해 “설교 내용과 방향은 얼마든지 편차가 있을 수 있다. 기도 인도하는 분들도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초대의 글에는 설교자들과 인도자들 모두가 동의하고 공감했으니, 초대의 글이 큰 틀”이라며 “첫 모임 후 이런저런 얘기가 많았다. 보수 성향이 강한 사람들과 반대로 진보 성향이 강한 사람들 쪽에서 금방 비판과 비난이 나왔다”고 말했다.
지 목사는 “진지하게 기도하는 분들 중에서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자연스러운 일이다. 극우와 극좌의 갈등이 심한 상황에서, 중도나 중용, 중심의 길로 가려는 시도는 욕을 먹고 의심스러운 시선을 받는다”며 “그러나 복음은 보수와 진보 모두를 포용한다. 교회는 인종, 문화, 사회적 신분, 국적, 이념 등을 넘어 모든 사람을 품는 영적 어머니”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이번 총선과 연관하여 공교회의 이름이 걸린 어떤 모양으로든 선거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 공적 입장으로서 목회자 개인, 교회, 교단, 교계 연합기관 등이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면 안 된다”며 “이것이 성경의 가르침이며 바른 정통 신학의 입장이다. 사회 구성원으로서 그리스도인 개인과 기독교 시민단체 등은 설립 목적에 따라 총선 상황에서 신앙 양심에 따라 힘써서 활동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기도할 때다. 이번 기도모임을 위해 기도해 달라. 일시적으로 악한 세력이 득세하는 것까지 포함해, 하나님께서는 역사와 사회 전체를 궁극적으로 섭리하신다”며 “한국교회는 하나님을 깊이 신뢰하며 총선, 코로나19 감염증, 한반도 및 동아시아와 오늘날의 세계를 위해 깊이 기도해야 한다. 무엇보다 그리스도인과 교회가 말씀에 따라 회개하여 새로워지게 해 달라고 간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15일 ‘사견’을 전제로 목회서신보다 더 자세한 입장을 전했다. 그는 “첫 모임 후 여러 언론사에서 연락을 받았고, 지인들에게서도 이런저런 상황에서 비난, 비판, 비평, 조언, 격려, 감사의 얘기를 들었다”며 “핵심 이슈는 홍정길 목사님의 설교 내용이었다”고 말했다.
지형은 목사는 “홍 목사님의 설교가 보수 또는 극우 보수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이라고 쉽게 단정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며 “홍 목사님은 설교에서 우리나라의 자유민주주의가 실제로 김영삼 대통령 때부터 시작된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홍 목사님 설교 중심은 ‘자유민주주의의 가치’이다. 이를 중심으로 명확하게 두 가지를 반대한다. 한편으로는 이승만부터 노태우에 이르기까지 자유민주주의를 짓밟은 정치 행태,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홍 목사님이 판단하기에 자유민주주의의 가치가 훼손될 것으로 생각되는 사회주의 정책 방향”이라며 “‘사회주의’ 개념에 관해 홍 목사님이 구체적으로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모른다”고 했다.
지 목사는 “현재 극우와 극좌의 대립이 심한 우리 사회에서, 홍 목사님의 견해는 제3의 입장이라고 생각한다”며 “물론 홍 목사님의 설교에 아주 민감하게 주목받을 언급이 있었고 그것이 언론이나 사람들에게 먼저 부각된다는 점은 현재 우리 사회의 갈등 상황에서 크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홍 목사님 설교 중 ‘너무 고통스럽습니다’는 것과 ‘체제를 선택해야 될 선거’라는 언급이 구체적으로 어떤 것인지는 제가 설명할 수 없다”며 “설교에서 이 언급들에 관해 구체적인 전개가 없었기 때문이다. 첫 모임의 홍 목사님 설교를 비판하는 사람들 중에는, 앞으로 진행될 설교에 관해 칭찬할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지형은 목사는 “이번 홍 목사님 설교 내용과 연관해 제 입장은 다른 부분이 있다. 이번 기도회 초청인들 사이에도 각기 차이가 있을 것”이라며 “나와 다른 것을 즉각 틀렸다고 비난하는 것이 우리 사회의 큰 문제이다. 다른 견해를 서로 경청하고 대화하면서 진행되는 것이 민주주의요 건강한 사회의 특징”이라고 밝혔다.
지 목사는 “어떤 사람의 말이나 글을 이해하고 비평할 때는 적어도 문맥을 살펴야 한다. 홍 목사님 설교의 60% 정도는 본문에 관한 것이었고, 30% 정도는 우리나라에 기독교 복음이 들어온 때부터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작까지의 역사 요약이었다”며 “10% 정도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우려였다”고 했다.
또 “일반 언론이나 기독교 신앙을 갖지 않은 분들이라면 모르겠지만, 기독교 언론이나 그리스도인들이 이번 홍 목사님의 설교에 관해 중심 내용을 전혀 언급도 하지 않고 한두 문장만 갖고 전체를 도식화하면 오해와 곡해의 위험이 생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언론 보도나 논리 전개에서 팩트(현상적 사실)와 해설 사이가 아주 분명하게 구분되는 것은 아니지만, 해석이나 해설의 논리가 해당 글이나 말에 명백하게 나와 있는 팩트로 쉽게 반박된다면 그 해석이나 해설의 논리는 부실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하는 다른 분들과 더불어, 4월 15일까지 성실하고 겸허하게 기도회를 진행해 가겠다”고 글을 맺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