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코로나19 사태, ‘이 때 위한 믿음’ 보여줄 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분당우리교회 교역자회의서 강조

▲이찬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찬수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홈페이지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코로나19 대처 교역자회의’에서 전한 모두발언이 22일 이 교회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했다.

회의에서 이찬수 목사는 “개척 후 여러 일들이 있었지만 처음 겪는 일이어서 비상회의를 소집했다”며 “교회가 송림 중·고교를 빌려 예배드리고 있는데, 열흘 뒤 개학이다. 2만명 넘는 성도들 중 확진자 1명만 있어도 중·고교가 폐쇄될 수 있다”고 송림 본당 예배를 취소한 배경을 밝혔다.

이 목사는 “우리 때문에 아이들이 등교를 못하고 학사일정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그래서 특단의 조치를 내렸다”며 “학교는 교회에 지장이 되지 않도록 도우라는 마음을 계속 피력해 주셔서 고맙고 감사하지만, 선제적으로 부득불 안정될 때까지 송림 중·고교 예배실을 자진 철수했다. 만에하나 이런 일이 발생한다면 한 학교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으로 얼마나 누를 끼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서현 드림센터에서만 예배드린다는 것은 꽤 많은 성도님들이 오실 수 없다는 이야기이므로, 인터넷 예배를 강화해야 하고, 성가대도 서지 않는다. 5부예배 형식으로 틀이 달라질 것”이라며 “이런 것들이 성도님들을 정서적으로 불안하게 만들 위험이 있는 등 여러 어려움이 있다. 하지만 이런 부득이한 상황에서 성도들의 마음이 힘들고 어려운 일들을 반전의 기회로 삼자”고 당부했다.

이찬수 목사는 “형식의 문제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위기의 때, 어느 곳에서 어떻게 예배드리든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며 갈망할 수 있는 예배를 드릴 수 있다는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자는 것이 회의를 소집한 핵심”이라며 “일상적 심방도 당연히 중단돼야 하기에, 오히려 교회 전체를 점검하고 바라보면서, 전체적으로 우리 목회를 점검하는 좋은 기회로 삼자. 이런 의미에서 몇 가지 당부를 드리고 싶다”고 전했다.

1. 발상의 전환

먼저 ‘발상의 전환’을 주문했다. 그는 “이런 일들이 위축과 후퇴를 가져와서 방어적인 목회를 하는 것이 아니라, 복음과 십자가의 능력이 어떤 것인지 보여주고 성도들을 재무장하게 하는 발상의 전환이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이 목사는 책 <기독교의 발흥> 속 내용을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변방의 조그마한 신앙 공동체가 어떻게 로마를 정복하고 지금까지 2천 년 역사를 이어올 수 있었는가를 설명하고 있다. 예수 안 믿는 사회학자가 쓴 책”이라며 “여러 요인 중 결정적인 것이 초대교회 당시 두 차례에 걸쳐 일어난 대역병이었다. 1차가 165년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시대에 전 제국의 1/3 정도가 천연두로 사망했고, 2차로 251년 알렉산드리아 인구 2/3가 사망할 정도로 엄청난 전염병이 있었다. 지금 우리가 두려워하는 것과 같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럴 때 이교도로 표현되던 당시 종교와, 신흥 기독교 공동체가 보여준 태도가 너무 달랐다. 당시 로마 사회나 이교도들이 좌절하고 역병 앞에서 종교인들이 먼저 도망갔을 때, 쌓여있던 시체들이 방치돼 쥐들이 병을 더 옮길 때, 초대교회 교인들이 이를 다 정리하고 장례를 치렀다. 그런데도 기독교인 사망률은 극히 적었다는 것”이라며 “그 과정에서 면역력이 생겼는지 모르지만, 위기가 발생했을 때 기독교가 이런 부분에서 차별화되고 시대와 민족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의 정신이 구현되는 좋은 기회로 삼도록 목양을 지도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초대교회가 당시 대안이 됐던 요소로는 두 가지로 설명했다. 그는 “이 위기를 설명하고 해결할 수 있는 교리가 있었다. 그리고 이론을 뛰어넘어, 시대와 민족을 철저히 섬겨 차별화가 이뤄졌다”며 “역병의 시기에 우리가 깊이 생각하고 교리를 돌아봐야 한다. 이 나그네 같은 인생 길을 어떤 훈련의 도구로 삼을지 생각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자발적으로 송림 중·고교 본당을 쓰지 않는 것은 아주 작은 실천이다. 우리 때문에 학생들에게 조금이라도 어려운 일이 생기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하겠다는 것”이라며 “이와 함께 삶 속에서 어떤 실천을 할 수 있을지 목양적으로 지도해야 한다. 우리는 목회자로서 어떤 믿음이 작동되고 본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인가? 종종 되뇌이는 것이 ‘이 때를 위한 믿음’”이라고 말했다.

2. 개인 경건 강화

둘째로 ‘개인의 경건화와 가정예배 강화’를 꼽았다. 그는 “당장 내일 예배에서 송림 예배실을 못 쓰기 때문에, 모두 수용이 안 되는 상황”이라며 “가정에서 잠옷 입고 예배 실황을 시청한다? 큰일나는 것이다. 교역자와 순장님 등 전 인력이 동원돼 예배의 경건성을 가르쳐야 한다”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주일에 교회 가시던 그 복장으로, 자녀들과 함께 철저하게 하나님 앞에서 예배가 잘 드려질 수 있도록 우리가 오늘 하루종일 이 문제로 고민해야 한다”며 “기존에 하던 드라마바이블과 감사 노트 활용을 강화하는 방법도 있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성도님들이 기존에 예배드리고 축도가 끝나면 집에 가기 바쁘지만, 내일은 각 가정에서 ‘2차 부흥회’가 열렸으면 좋겠다”며 “온 가정이 함께 예배드리고 아이부터 장성한 자녀까지 가정 단위로 경건이 회복되는 좋은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어떻게 할지 머리를 맞대고 연구하자”고 전했다.

교회 차원에서는 “신천지 사건을 봐서 알지만, 한 건 터지면 끝나는 것이다. 그만큼 코로나 바이러스의 전파력이 무섭기 때문에, 사후약방문은 곤란하다”며 “내일부터 입구에 열 감지기를 설치하고, 예배 시간에는 마스크를 착용하며, 송림 본당 예배가 없다는 것도 어떻게든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마스크를 대량으로 구입할 수 없어 담당자들이 고생하고 있다. 마스크가 있다면 두 개씩 가져와서 옆의 분들을 나눠드리고, 다 착용해서 사후약방문 되지 않도록 하자”며 “‘전 교인 마스크 착용하기 운동’을 벌이거나, 평상시 예배보다 간격을 조금 더 유지하는 대책도 필요할 것이다. 이 외에 어떤 대책이 필요한지 상의하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성도들에게 당부를 전했다. 그는 “본능적으로 심리적 위축감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너무 불안해하고 염려하고 두려워하기보다, 더욱 하나님을 의지하고 하나님께로 나아가는 재료로 사용하면 좋겠다”며 “믿음이 작동되어 하나님께로 나아갔으면 좋겠다”고 권면했다.

더불어 “복잡하게 분석하기보다, 이 상황을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이 시대와 민족을 위해 기도해야 한다는 경고로 받았으면 좋겠다”며 “저는 그렇게 생각한다. 육신적 감염은 이렇게 금방 아니까 초긴장하지만, 우리 영혼은 오래 전부터 감염돼 있는 것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이 위기 상황을 영적 위기 상황으로 받아서, 정말 하나님 앞에 이 나라와 시대를 놓고 기도하고, 다음 세대 자녀들의 영혼이 감염돼 가는 것을 방치한 부끄러운 모습을 회개하는 계기가 되자”고 했다.

마지막으로 요한복음 14장 27절을 읽은 이 목사는 “여기 나오는 평안은,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는 샬롬의 평안”이라며 “모든 혼란한 것들이 하나님 앞으로 돌아가면서 평안을 되찾는 도구가 될 수 있도록, 믿음이 작동할 수 있도록 당부드린다. 구체적인 의논이 끝나면 이 문제를 놓고 기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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