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천·수영로·부전·동신·범어… 대구·부산 교회들 ‘영상 예배’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일제와 6·25에도 예배 멈추지 않았는데… 초유의 일”

목회자들, 영상 설교에서도 같은 은혜 강조
코로나19 재앙 속 하나님의 뜻 찾도록 권면
온천교회, ‘심려 끼쳐 송구’ 홈페이지 게재

▲권성수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권성수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확진자가 대거 발생한 대구를 비롯한 영남 지역 주요 교회들은 주일인 23일 대부분 성도들을 교회당에 참석시키지 않고 ‘영상 예배’로 대체했다.

인터넷으로 영상 예배를 드린 대구 수성구 동신교회(담임 권성수 목사)에서는 ‘재난, 어떻게 보고 어떻게 대처할까(창 6:5-13)’라는 제목의 메시지가 선포됐다.

권성수 목사는 “인터넷을 통해, 교회에서 하나님을 예배하시는 여러분들 모두 마음이 무거우시겠지만, 이 모든 것을 주관하시는 분이 우리 하나님이시기 때문에, 반드시 역사하셔서 이 고비를 은혜 중에 넘어가게 하실 줄 믿는다”고 강조했다.

권 목사는 “저는 고비를 만날 때마다 ‘하나님, 제 힘으로 이 고비를 넘어갈 수 없다. 하나님께서 반드시 이 고비를 넘어가게 하실 줄 믿는다. 그때 하나님께서 하셨음을 간증하고 하나님께 더욱 영광을 올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며 “그 때마다 하나님께서 고비를 넘게 해 주셨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게 하셨고 우리 모두에게 유익을 허락해 주셨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님께서 개인의 고비뿐 아니라 교회와 지역, 국가와 세계의 고비도 하나님 앞에 바로 서서 하나님 뜻에 순종할 때, 반드시 때가 되면 고비를 넘게 하시고 하나님 영광을 드러내게 하실 것”이라며 “특히 인터넷을 통해 예배드리는 여러분은 교회 안에서와 똑같이 마음을 다해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노력해 달라. 조금 불편하고 지루하다 해도 지성소에 끝까지 머물러 계시면서 지성의 예배를 올려 드리고 놀라운 은총을 받자”고 권면했다.

▲교역자들만 본당에서 예배드리고 있는 대구 범어교회 모습. ⓒ홈페이지

▲교역자들만 본당에서 예배드리고 있는 대구 범어교회 모습. ⓒ홈페이지

114년 역사의 대구 수성구 범어교회(담임 장영일 목사)도 인터넷으로 예배드렸다. 그는 “주일마다 이 자리에 가득 찼던 성도님들, 치료의 광선 속에서 안녕하시고 건강하시고, 이런 중에서도 영광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참된 예배자들 되시길 소망한다”며 “여러분들이 참 보고 싶다”고 말했다.

대구기독교총연합회 회장인 장영일 목사는 ‘진노 중에라도 긍휼을 베푸시는 하나님(합 3:2-8)’이라는 설교에서 “‘우한 대신 코로나로 쓰자’고 해놓고, ‘대구 코로나’라고 한다. 타 지역에서는 대구에 왔다 간 성도들을 2주간 교회에 못 나오게 한다고 한다. 대구가 억울한 이름, 슬픔의 도시가 됐다”며 “사실 남들이 뭐라든, 대구에 사는 우리 속에 불안이 가득하다. 적지 않은 분들이 밤잠을 못 이루시고, 갑자기 몸이 아프다는 성도님들이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장 목사는 “돌아보면 ‘총체적 난국’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은 해가 없었다. 세상의 위기들은 다 지나가는 바람 같고 흘러가는 강물 같다. 그 순간에는 죽음이 코앞에 와 닿은 것 같았지만, 돌아보니 다 지나갔더라”며 “우리의 시선을 만물을 지으신 창조주 하나님께 고정시켜야 한다. 그래야 분초마다 바뀌고 성하다가 쇠하고, 기뻤다가 슬픈 이 세상을 견뎌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상민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상민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인터넷 생중계로 예배드린 대구 중구 서문교회 이상민 목사는 아예 ‘코로나19(시 46:1-5)’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그는 “저희 교회 지난 108년 역사, 한국 모든 교회 역사를 통해 주일날 주의 전에서 예배를 드리지 못한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운을 뗐다.

이상민 목사는 “일제 압박 속에서도 목숨 걸고 하나님 앞에 예배드렸다. 6.25 전쟁 중에도 피난 온 전국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눈물로 예배드렸다”며 “그러나 이 코로나19가 얼마나 무섭고 전염성이 강한지, 이 땅 많은 교회들이 예배드리지 못했다. 우리 교회도 사랑하는 장로님, 동역자들만 모여서 예배드리고 모든 성도님들은 인터넷으로 예배드리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왜 이런 일이 찾아왔는가? 많은 것을 생각해야 한다. 하나님의 뜻이 어디에 있을까. 이 사건 속에 분명히 하나님의 음성이 있을 것이다. 무엇을 가르치시려고 이렇게 무서운 재앙을 내리셨는지 깊이 생각하면서, 이 재앙이 지나갔을 때 한국교회가 더욱 크게 부흥하고 주신 사명을 잘 감당하는 성숙한 교회로 거듭날 수 있게 되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이 외에도 중구 소재 대구제일교회(담임 박창운 목사)와 대구동부교회(담임 김서택 목사)와 대구삼덕교회(원로 김태범 목사), 동구 반야월교회(담임 이승희 목사)와 대명교회(담임 장창수 목사), 수성구 하늘담은교회(담임 남정우 목사), 경산중앙교회(담임 김종원 목사) 등 대구 주요 교회들은 모두 ‘인터넷 영상 예배’를 개최했다.

▲온천교회가 ‘부산시민 여러분께’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모습. 옆에는 방역 작업 사진이 게재돼 있다. ⓒ홈페이지

▲온천교회가 ‘부산시민 여러분께’라는 글을 홈페이지에 게시한 모습. 옆에는 방역 작업 사진이 게재돼 있다. ⓒ홈페이지

확진자 발생으로 교회가 폐쇄되면서 23일 포털사이트 실시간검색어에까지 오르내린 부산 온천교회(담임 노정각 목사)는 ‘부산 시민 여러분께’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이 글에서 온천교회는 “어려운 시기 시민 여러분의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러운 마음”이라며 “저희 온천교회에서는 최초 확진자가 나온 청년부 전원 및 조금이라도 관련 있는 교인 전원이 자가 격리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면서 “최초 확진 소식을 접한 21일 저녁 당회원들을 긴급 소집해 22일 새벽기도부터 2주간 교회 시설 전체 폐쇄 조치에 들어갔고, 교인들 상황을 실시간으로 예의주시하며 보건당국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교회 내 신천지 잠입 성도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열어두고 조사 중에 있다. 더 이상 확진자와 지역 감염자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노정각 목사가 평소와 다른 배경에서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노정각 목사가 평소와 다른 배경에서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노정각 목사는 ‘베데스다의 예수님(요 5:1-15)’이라는 제목의 설교에서 “여러 어려움들이 있지만 하나님께서 우리를 지켜 주시는 은혜가 있을 줄 믿는다. 저 역시 여러 어려움들 속에서 교회와 하나님의 도우심을 구하며 함께 은혜를 나누고자 한다”며 “우리 인간이 건강하게 살아가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병과 함께 살고 있다. 이 세상은 죄로 오염돼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세상은 치유와 구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교회 외 장소에서 촬영한 듯 평소와 다른 배경과 소음 속의 설교 영상에서, 그는 “오늘도 베데스다 못가에 찾아오셔서 우리를 치유하실 주님을 만나자. 그 주님을 향해 나아가고 환영하자. 그리고 체험하고 치유를 경험하자”며 “주님은 우리를 치유해주실 수 있지만, 우리가 안 된다고 하면 역사하실 수 없다. 그래서 ‘네가 원하느냐’고 묻고 계신다”고 전했다.

▲박성규 목사가 영상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박성규 목사가 영상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온천교회와 같은 동래구 부전교회(담임 박성규 목사)도 순서자들만 참석한 가운데 ‘영상 예배’를 드렸다. 박 목사는 ‘신종 바이러스(롬 6:23, 딤전 5:6, 벧후 2:1)’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박성규 목사는 ‘영상 예배’에 대해 “정상적 예배가 불가능할 때도 우리는 최선을 다해 예배드려야 한다. 성경에서도 예배가 불가능할 때도 최선을 다해 예배드린 인물들이 있었다. 대표적 인물이 다니엘”이라며 “성전 예배, 공동체 전체가 모이는 예배를 드리지 못했지만, 개인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예배를 통해 영성을 유지하고 어두운 시대를 밝힐 수 있었다”고 전했다.

박 목사는 “비록 우리가 영상으로 예배드리지만, 그곳에서 진정으로 하나님을 경외하고 높이며 하나님 말씀을 듣겠다는 자세로 예배드린다면, 다니엘과 요셉, 다윗처럼 하나님의 강력한 은혜로 이 시대를 감당하는 성도로 살아갈 수 있을 것”이라며 “영상 예배도 예배다. 주일 예배에 참여하는 자세로 예배드리길 바란다. 이것도 진짜 예배이다. 이 예배를 통해서도 하나님께서 우리를 만나주실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규현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이규현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부산 최대 교회인 해운대구 수영로교회(담임 이규현 목사)도 22일 전격적으로 ‘영상 예배’를 결정했다. 해운대구 일대도 확진자들이 오간 기록이 공개된 바 있다.

이규현 목사는 23일 ‘광야의 유혹(막 1:12-13)’이라는 설교에서 “얼마 전 시진핑 중국 주석이 코로나 바이러스를 ‘악마’라고 표현했다. 신도 악마도 부정하는 공산주의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인정하는 듯한 발언”이라며 “이번 사태의 진원지가 된 모 이단 교주도 코로나 바이러스가 자신들 조직을 부정하는 마귀 때문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이 목사는 “이렇듯 자칫 마귀의 존재가 모호하게 사용돼서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C. S. 루이스의 표현을 빌면, 과도하게 마귀의 존재를 부각시켜 모든 것을 마귀의 소행으로 보는 것도 극단적이고, 아예 마귀의 존재를 부정하고 무시하는 태도도 반대의 극단에 있다”며 “마귀는 보이지 않는 세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매우 깊은 분별력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예수님은 말씀으로 마귀를 이기셨다. 마귀는 거짓으로 유혹하지만, 예수님은 진리로 이기신다. 마귀와의 싸움은 진리의 싸움”이라며 “거짓이 진리처럼 행세할 때가 많다. 마귀에게 이기려면 진리로 무장해야 한다. 속임수를 분별하려면 진리를 잘 알고 있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지금 코로나 바이러스가 온 세계를 공포로 만들고 있다. 우리가 두려운 것은 바이러스 자체가 아니라, 죽음에 대한 공포”라며 “평소 우리가 죽음과 상관없는 듯 태연하게 살지만, 인류의 가장 거대한 권세는 죽음의 파워이다. 하지만 우리에게 더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모두를 죽음으로 몰고 가는 ‘죄’의 바이러스. 마귀는 그 죄의 ‘슈퍼 전파자’”라고 비유하기도 했다.

이규현 목사는 “코로나 바이러스에는 아직 백신이 없지만, 죄의 바이러스는 해결할 백신이 있다. 메이드 인 헤븐, 하나님께서 만드신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라며 “그 이름을 믿기만 하면 영생을 얻는다. 예수의 보혈은 모든 죄를 씻기고도 남는 능력이 있다. 이것이야말로 굿 뉴스”라고 강조했다.

이 외에 부산 강서구 호산나교회(담임 유진소 목사), 북구 포도원교회(담임 김문훈 목사) 등에서 ‘영상 예배’를 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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