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인한 주일 온라인(영상) 예배와 ‘신학적 견해’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김희석 교수, ‘코로나19와 주일예배’ 글 통해 견해 피력

주일에 모여 드리는 예배, 제1 우선순위 맞지만
온라인 예배, 지역 감염 확산 미연 방지에 도움
온라인 예배, 예배 회피나 말씀 불복종 아니다
영상·가정 예배로 대체 ‘임시적 특별 조치’ 가능

▲예배당에 들어오는 성도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 ⓒ사랑의교회

▲예배당에 들어오는 성도들의 체온을 측정하는 모습. ⓒ사랑의교회

코로나19로 인해 교회에서 모이는 대신 각 가정에서 ‘영상 예배’를 드리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지난 23일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 지역 목회자들의 설교에서처럼, 이는 “핍박받던 일제 시대에도, 전쟁 중이던 6·25 때도 없었던 일”이다. 때문에 이번 사태가 다소 진정되고 나면 ‘교회와 예배의 공간’에 대한 신학적 논의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측된다.

실제로 일부 목회자와 성도들은 대구·부산 등 영남권의 ‘영상 예배’는 수긍하면서도, 아직 확진자가 많지 않은 일부 수도권 교회들의 ‘선제적 조치’에 대해 “앞으로 관행이 될까 걱정”, “너무 쉽게 양보하는 것 아니냐”, “그래도 주일성수는 해야 한다”는 등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그러나 신천지에 이어 부산 온천교회(담임 노정각 목사)에서 확진자가 발생해 함께 있던 성도 7명이 확진 판정을 받고, 이들이 지난 15-16일 성도 150여명과 함께 수련회에 참석해 ‘슈퍼 전파자’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특히 대형교회일수록 지역 사회 감염 확산을 막기 위해 다중이용 시설인 예배당 시설을 일시 폐쇄해야 한다는 의견도 만만찮다.

이러한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주일예배’라는 김희석 교수(총신대)의 글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영상 예배’ 결정이 이어지는 가운데 김 교수가 22일 SNS에 남긴 이 글은 23일 ‘영상 예배’를 결정한 부산 부전교회 박성규 목사가 ‘신종 바이러스(롬 6:23, 딤전 5:6, 벧후 2:1)’라는 제목의 설교 서두에 인용하기도 했다.

김희석 교수는 “대구·경북의 교회들, 그리고 부산·경남 지역의 교회들에서 주일에 예배당에서 모이는 예배를 가정예배 혹은 온라인 예배로 대체하는 결정들을 속속 내리고 있다”며 “저희 교단만 해도 부산 수영로교회, 대구 동신교회, 경산중앙교회 등 대형교회들이 이런 결정들을 내리고 있다. 토요일 저녁, 수도권 삼일교회, 안산동산교회 등도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혹자들은 이런 결정이 주일성수를 위반하고 신학적 문제를 야기한다고 비판할지 모르겠다”며 “저는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두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전했다.

▲부전교회 박성규 목사가 영상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부전교회 박성규 목사가 영상 예배에서 설교하고 있다. ⓒ홈페이지

첫째는 ‘신학적 고려’이다. 그는 “주일은 구약의 안식일 제도가 완성된 신약 시대에 지키는 교회의 제도로, 예수님의 부활이 안식을 완성하신 후 이를 ‘이미와 아직 사이’라는 신학적 틀에서 지켜나가는 중요한 신학적·신앙적 의미를 지니고 있다”며 “주일을 온전히 지키기 위해, 우리는 교회 예배당에 모여 예배를 드린다. 쉽게 말해, 주일에 교회에 모여 공동체 예배를 드리는 것은 매우 중요하며, 우리가 꼭 지켜나가야 할 근거가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그럼에도 이러한 ‘예배당 건물에 모이는 예배’가 유일하고 배타적인 단 하나의 예배인 것은 아니다”며 “우리가 드리는 개인 예배, 소그룹 예배, 가정 예배 등의 신앙적 행위들도 넓은 의미의 예배”라고 주장했다.

그는 “다시 말해, 주일에 예배당에 모여 드리는 예배는 공동체 예배로서의 제1의 우선순위를 가지며, 정상적인 상황에서는 이를 꼭 지켜야 한다. 다만 특별한 경우들에 있어 다른 형태의 예배를 취하는 것도 가능한 것”이라며 “예를 들어 병원에 입원하신 분들이 병원에서 기도하고 말씀보고 영상으로 예배드리면, 하나님은 그 예배를 다른 분들이 예배당에서 드리는 예배와 동일하게 받아주실 것”이라고 전했다.

둘째는 ‘실천적 고려’이다. 이에 대해 “현재 대구·경북 및 기타 전국 상황에 있어, 교회는 민족과 국가를 위해 앞장서서 중요한 실천을 해야 할 책임이 있다”며 “국민들이 건강하게 사태를 극복해낼 수 있도록 기도와 실천에 앞장서야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교회는 온 피조세계 만물이 하나님의 은혜 가운데 거하도록, 하나님 나라를 확장하고 이 땅에서 이뤄가야 하는 사명을 부여받았기 때문”이라며 “적극적으로는 힘써 기도하고, 필요하다면 재정 후원으로 돕고 자원봉사를 하는 등 그리스도인 및 신앙 공동체로서 여러가지 일들을 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집회로 인한 감염 확산을 미연에 방지함으로써, 코로나19가 더 이상 교회 주변 지역사회 감염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힘써서 노력해야 한다”며 “그렇기에 예배와 모임을 최소화하고, 필요한 경우 선제적 조치로서, 가장 많은 사람이 모이는 주일예배를 영상예배 혹은 가정예배로 대체하는 ‘임시적 특별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김희석 교수. ⓒ크투 DB

▲김희석 교수. ⓒ크투 DB

김희석 교수는 “이는 예배 회피나 말씀에 대한 불복종이 아니다. 비상 상황에 대한 신앙의 적극적 실천으로써, 바른 예배학적 기초에 의한 바른 언약신학과 하나님 나라 관점에 근거한 결정”이라며 “만약 신앙에 대한 배도, 예배 회피로의 유혹이라면 생명을 걸고 주일 예배당에 모이는 예배를 지켜내야겠지만, 지금은 그런 경우가 아닌 특수한 경우”라고 반박했다.

김 교수는 “교회마다, 지역마다 상황이 다를 수 있다. 각 교회와 부서들에서 상황을 고려해 적절한 판단을 내리셔야 할 것”이라며 “경북(대구)과 경남(부산)의 교회들이 현재 내리고 있는 결정들은 바른 판단인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끝으로 “이번 주일예배 (예배당에서 모이든 가정에서 곳곳에서 모이든)를 통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기도하며, 그 동안 주일에 예배당에 모여 자유롭게 예배드릴 수 있었음에 대해 감사하자”며 “가정예배의 회복도 도모하고, 예배의 중요성과 교회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깊이 묵상하고 깨닫게 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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