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석 총신대 교수, 이 지사 SNS에 건의
이미 온라인 전환, 교회 통한 대규모 확산 가능성 거의 없어
‘모이지 말고 가정예배’ 대신, 이렇게 대처해 달라고 했으면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종교집회 전면금지 긴급명령 검토’에 의견을 구한다고 7일 SNS를 통해 밝힌 가운데, 해당 글에는 9일 오후 4시 현재 2,800여건의 의견이 달리고 있다.
이에 기독교인 목회자와 신학대 교수들도 “집단감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한다면 문제가 되지 않을 것”, “종교인은 스스로 동의하면 어떤 어려운 일도 동참할 수 있지만, 종교 탄압으로 느껴지면 순교도 할 각오가 돼 있으니 절대 자발적이지 않은 방법을 사용하지 말라” 등 주로 반대 의견을 개진하고 있다.
특히 ‘온라인 가정 예배’가 가능하다고 신학적으로 먼저 주장했던 김희석 교수(총신대)가 직접 댓글을 달아 눈길을 끌고 있다.
김희석 교수는 “개신교회는 다른 종교와는 달리 교단이 아닌 개별교회가 결정을 내리므로, 단번에 이루어지는 일괄적 협조를 얻기 어려우실 것이다. 그래서 지사님과 공무원들께서 수고가 많으실 것”이라며 “조금 더 지혜롭고 적절한 방향이 있으리라 여겨져 말씀드리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지금 많은 개신교회들은 이미 지난 주일예배부터 온라인 영상으로 예배를 드리고 있다. 저희 교단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이 그리하고 있다”며 “대구 신천지 장막성전의 경우와 같은 급의 대규모 확산이 교회를 통해 벌어질 가능성은 이제 거의 없어졌다. 지금 교회를 통해 우려되는 것은 소규모 확산”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거의 대부분의 교회들은 이제 주일예배로 모이더라도 마스크를 쓰고 손세정제를 사용하며 붙어 앉지 않고 멀리 떨어져 앉을 것이다. 그리고 신도들 중에도 주일예배에 나오지 않는 사람들이 아주 많아진 형편”이라며 “예배를 진행하더라도 그로 인해 코로나가 전파될 확률은 대형마트 등에 간 경우, 회사나 관공서에 출근하여 마스크를 쓰고 근무하는 경우에 전파될 확률과 그다지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에서 주일예배 확인을 위해 교회들에 전화를 걸었을 때, 정확하지 않은 통계가 나왔을 수 있다”며 “일례로 조그만 개척교회에 전화가 왔는데,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고 영상녹화를 위한 소수만 교회에 오지만 그럼에도 오는 사람이 있다면 막지는 않겠다고 대답했더니, ‘예배 중지냐 아니냐’고 물어서, 결국 예배 지속으로 통계를 잡더라”고 전했다.
김희석 교수는 “이런 조그만 교회에 온라인으로 드리라고 안내하고, 도에서는 가정예배 드리라고 문자가 계속 오는 상황이면, 주일 오프라인 집회에 나오는 숫자는 극히 경미할 것”이라며 “이런 교회는 사실상 예배가 중지된 경우이다. 나와도 5-10명일 것이고 그냥 가정예배 수준이다. 이런 경우 전화로 ‘예배 중지했다’고 말해도 될텐데, 목회자들은 차마 그 말을 신앙상 입에 못 담아서 그랬을 수 있다. 이런 케이스들이 통계자료에 포함됐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희석 교수는 다음 3가지를 건의했다.
1. 교회들이 어떻게 조치를 취했으면 좋겠는지를 담은 실제적인 가이드라인 혹은 제안을 제시해 주셨으면 합니다.
특정 규모 이상의 교회는 이렇게 해주기를 요청한다, 어느 정도 규모 이하의 교회들은 이렇게 해달라, 소규모 교회들이 적절한 조치를 못한다면 교단이나 노회에서 협조해 달라, 신천지가 오지 못하도록 이렇게 해 달라, 특정 직종에 종사하는 분들은 이렇게 해 달라 등, 그것이 어렵다면 모이지 않기를 권한다 등과 같은 실제적인 권고안을 제시하여 주시면 좋겠습니다.
2. 즉 ‘모이지 말고 가정예배를 드려달라’는 내용이 아닌, ‘교회에서 이렇게 대처를 해 달라’는 방향으로 제안해 해주시면 좋겠다는 것입니다.
3. 그리고 이번 주에 상황을 판단하시려면 ‘집회 중지나 강행이냐’에 대한 조사가 아니라, 교회가 가이드라인을 따를 것인지의 여부를 조사하시면 좋겠습니다.
이후 “구체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안해 주시면, 교회들이 그 권고를 따라 협력하자고 마음을 모을 것이라 생각한다”며 “정부는 권고를 하시고 교회는 자율적으로 적절한 결정을 내리는 방식이 교회를 통한 확산을 방지하는 제일 효과적인 방향이 될 것”이라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