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의 소망 7] 52편: 믿는 자의 고난은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시편 52편은 다윗이 사울을 피해 도망한 초기에 겪었던 사건을 다룬 사무엘상 22장을 배경으로 쓰여진 시입니다.
다윗은 사울이 자신을 죽이려 하자, 사무엘이 있던 라마 나욧으로 도망을 갑니다. 도망을 가기 전에 사울의 아들 요나단을 만나 서로의 우정을 확인합니다.
이 장면에서 다윗은 비록 왕으로 기름부음 받았지만, 이제 실패한 도망자의 신세로 보입니다. 그러나 오히려 요나단의 행동에서, 보이는 실패를 넘어 선하신 하나님의 계획을 발견하게 됩니다.
요나단의 눈이 우리에게는 믿음의 눈으로 비춰지는 순간입니다. 이처럼 우리는 믿음의 눈으로 세상을 살아야 합니다. 세상의 눈에는 실패로 보이지만 믿음의 눈으로 보면 결코 실패가 아닙니다.
라마 나욧에서 두번째로 도망간 곳이 바로 놉인데, 여기에 다윗은 지극히 실패했다고 생각되는 큰 일을 경험하게 됩니다. 너무 아프고 슬프고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다윗을 도와줬다가 목숨을 잃는 사람들 이야기인데, 제가 만약 다윗이었다면 너무 미안하고 슬퍼서 기름부어 주신 사명을 포기했을 것 같습니다.
왕궁에서 도망을 나온 것도 낙심이 되는데, 나를 도와준 사람들이 처절하게 죽다니요. 상상만 해도 견딜 수 없는 아픔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 아픔을 실패라 생각하고 낙심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하나님이 기름부어 주신 사명을 더욱 확신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믿음의 힘입니다. 그리고 생각해 보면 그를 돕다가 죽은 자들이 제사장들이었는데, 그들도 목숨을 걸고 도와준 겁니다.
어쩌면 우리가 낙심하여 그들의 믿음을 보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나 다윗은 믿음의 눈으로 이 모든 것들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하나님은 우리가 고난을 당했을 때,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게 하십니다!
다윗이 도망간 놉에는 제사를 드리는 성소가 있었고, 제사장 아히멜렉이 담당하고 있었습니다. 다윗은 아히멜렉에게 도망 중 음식과 무기가 필요하다면서 빵과 칼을 좀 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나 성소에 먹을 수 있는 빵은 없었고 제단 위에 올려두는 빵이 있었는데, 원래는 사용하고 난 후 제사장들이 먹습니다. 그런데 아히멜렉이 그 규칙을 어기고 다윗에게 빵을 내어줍니다.
그리고 무기도 주는데, 골리앗이 쓰던 칼이 보관되어 있었기에 그 칼을 다윗에게 줍니다. 나중에 예수님도 마태복음 12장에서 이런 아히멜렉의 선처를 언급하며 칭찬을 하십니다. 그만큼 다윗을 도운 행위는 하나님 보시기에 참 잘한 선택이었습니다.
제사장 아히멜렉은 다윗이 다음 왕으로 세워질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를 도와주었습니다. 앞서 말씀드렸지만 사울이 누군지 이미 알고 있었기에, 목숨을 걸고 도와준 겁니다. 믿음의 사람은 다윗만 있었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은 믿음의 사람을 위해 믿음의 사람을 만나게 하십니다.
그러나 이곳에 예배를 드리러 온 사람 중 도엑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사실 하나님을 자신의 이득을 위한 수단을 믿고 복을 받기 위한 목적으로 때마다 성소에 와서 예배하던 자입니다.
그런데 도엑이 우연히 아히멜렉이 다윗을 돕는 장면을 목격하게 됩니다. 그는 이 목격한 장면을 가지고 계산을 하기 시작합니다. 이것을 이용해 어떤 이익을 취할수 있을지 고민합니다.
그러다 결국 사울에게 가서 이 사실을 고자질합니다. 때문에 사울은 중요한 정보를 얻게 되고, 군사들을 보내 놉의 성소에 있는 제사장들을 모두 죽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히멜렉과 함께 다른 85명의 제사장들을 모두 죽입니다. 그뿐 아니라 여자와 아이들, 가축들까지 모두 죽이는 대학살을 일으킵니다.
사실 사울왕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 이상으로 잔인하고 무서운 사람이었습니다. 반대로 다윗이 도망다닐 때의 상황은 보통 사람은 감당할 수 없는 아주 고통스럽고 위험한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일을 겪으면서 다윗이 얼마나 마음이 힘들었겠습니까? 그러나 다시 말씀드리지만 다윗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우리를 고난으로 인도하는 악한 사람들이 많은 시대입니다
자신을 도와준 제사장과 동료들, 그의 가족과 가축들까지 이처럼 비참한 죽음을 당했으니, 다윗 또한 그 죄책감으로 오랫동안 슬퍼하고 울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런 와중에 이 시편 52편을 쓴 것입니다. 본문에는 도엑에 대한 다윗의 분노가 표현이 됩니다.
“네 혀가 심한 악을 꾀하여 날카로운 삭도 같이 간사를 행하는도다 네가 선보다 악을 사랑하며 의를 말함보다 거짓을 사랑하는도다(2-3절)”.
우리도 인생을 살면서 도엑과 같은 사람을 보게 됩니다. 다른 사람의 일을 듣거나 보고, 이를 이용해 돈을 벌려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돈을 벌어도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면서 버는 것은 참 못되고 나쁜 죄인데, 그렇게 돈을 벌려고 하는 사람들이 너무 많습니다.
얼마 전에 어느 연예인이 자살을 했습니다. 그 연예인은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도 있었지만, 그의 사생활과 약점을 알아내어 그것으로 돈을 벌고 관심을 사려는 사람들도 많았습니다.
아마 그런 이야기들 중에는 사실이 아니라 지어내고 만들어낸 이야기들도 많았을 것입니다. 어찌됐든 결국 욕하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마음 고생을 이겨내지 못하여 자살하고 말았습니다. 이처럼 말로 사람의 약점을 말해주고 어떤 유익을 얻는 것이 유행인 시대입니다.
교회 안에도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납니다. 서로가 인정받으려고 남의 약점을 말하는 경우도 있고 거짓으로 모함을 하는 경우도 있고, 서로 사이가 안좋은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가 싫어하는 정보를 주어 유익을 얻으려는 도엑과 같은 사람도 많습니다.
악한 사람들을 만났을 때, 인내하며 믿음의 사람들을 기다려야 합니다
이런 사람들에 대해 다윗은 이렇게 분석합니다. “이 사람은 하나님을 자기 힘으로 삼지 아니하고 오직 자기 재물의 풍부함을 의지하며 자기의 악으로 스스로 든든하게 하던 자라 하리로다(7절)”.
바로 하나님보다 자기의 재물과 풍부함을 의지하는 사람이며, 자신의 악함으로 자기를 보호하고 강하게 하려는 사람이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사실 세상을 살면서 공감이 될 때도 있습니다. 힘이 없고 약하니 어려운 일을 많이 당합니다. 그래서 강해지고 힘이 있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우리의 선함으로 힘을 가지고 강해지는 것이 참 어렵습니다. 특히 성경에서 말하는 신앙의 힘은 지고 양보하고 내려놓는 개념들이 더 많기 때문에, 우리는 알면서도 순종하지 못할 때가 많습니다. 오히려 우리의 악함을 이용하면 힘을 가지고 강해질 수 있습니다.
“큰 소리 치는 사람이 이긴다”는 말이 그런 상황들을 잘 표현해 주고 있습니다. “모로 가도 서울만 가면 된다” 라는 말도 있습니다. 이처럼 내가 이길 수만 있다면 악함을 이용하는 것도 당연해집니다.
이것이 세상에서 우리가 살아가는 보편적인 모습입니다. 그러나 다윗은 이런 상황에 타협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정말 다윗을 세운 하나님의 위엄을 확인할 수 있을 위대한 고백을 합니다. “그러나 나는 하나님의 집에 있는 푸른 감람나무 같음이여 하나님의 인자하심을 영원히 의지하리로다(8절)”.
여기서 하나님의 집은 문자적으로는 성전을 의미하고, 의역한다면 바로 하나님의 섭리를 의미합니다. 다윗은 하나님의 섭리를 믿었습니다.
당장은 기가 막힌 웅덩이 빠질 때가 있고 슬프고 힘들 때도 있지만, 반드시 그 안에 하나님의 섭리가 있어서 결국에는 모든 일들이 선하신 하나님의 계획으로 다시 회복시키신다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결국 다윗은 이런 악함 속에서 인내했습니다. 그리고 믿음의 사람들을 만납니다. 처음에는 환란당한 자, 빚진 자, 원통한 자를 만나며 자신이 믿음의 사람 역할을 합니다.
그러다 점점 진짜 믿음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을 만납니다. 그들이 자신의 부하가 되고 군대가 되어 나중에 다윗이 이들과 함께 왕궁으로 금의환향(錦衣還鄕)하게 됩니다.
이제 믿음의 사람들을 만나기 시작한 단계이지만, 이미 다윗 자신은 바로 세상에 속한 자가 아니고 하나님께 속한 자라고 스스로 선포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끝까지 세상 사람들처럼, 특별히 도엑과 사울처럼 그렇게 자신의 악함으로 자신을 보호하며 살지 않겠노라고 다짐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은 우리 믿는 자를 반드시 승리하게 하십니다!
푸른 감람나무는 이스라엘에서는 가장 비싼 나무이며, 사시사철 모두 자라는 계절을 타지 않는 강한 나무입니다. 그리고 10-12미터 정도 자라는 대형 나무인데 수백 년을 그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기도 합니다. 그래서 성경에는 감람나무를 의인에 대한 은유로 사용합니다.
지금 다윗은 하나님 안에 거하며 끝까지 의인으로 살겠다는 다짐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슬픔 속에서 피어난 결심입니다. 우리가 본받아야 할 고백입니다. 우리는 이 일의 결과를 잘 알고 있습니다.
결국 다윗은 왕이 됩니다. 그리고 이 사건 이후 아둘람 굴로 도망갔을 때, 함께하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환란당한 자, 빚진 자, 원통한 자 등 약 400명 정도가 함께 했습니다.
다윗을 도운 제사장들의 죽음을 알았을텐데, 그럼에도 다윗을 따르는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이것이 하나님이 다윗에게 허락하신 은혜요, 당장은 도망 중이지만 동행하고 계신다는 증거였습니다.
우리는 인생을 믿음의 눈으로 보며 살아야 합니다. 당장은 악인들이 우리를 넘어뜨리고 실패하게 만들지만, 믿음으로 인내하면 반드시 믿음의 사람을 만나게 하시고 일어나게 하십니다.
그 믿는 사람의 개념은 때로는 그 믿음의 사람이고, 또는 믿음의 교회이고, 또는 믿음의 사건일 수 있습니다. 어떤 것이든지 하나님은 믿음을 믿음으로 보호하시고 승리하게 하십니다.
우리도 다윗처럼 빛이 없는 동굴을 만날지라도 하나님의 빛을 노래합시다!
결국 다윗은 빛이 없는 동굴에서 하나님의 빛을 노래하게 됩니다. 오늘도 우리를 의롭다 하시며 긍휼이 여기시는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감람나무처럼 의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다윗이 왕이 되었을 때, 이 모든 경험들은 이스라엘을 통치하는 리더십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백성들의 형편을 살피는 선한 왕으로 살아갑니다.
더욱이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예배를 포기하지 않고 하나님을 찬양하는 삶을 살게 됩니다. 이후에도 아들 압살롬이 반역을 하고 스스로 죄를 지어 범죄하기도 하지만, 결국 하나님을 붙들고 때로는 인내하고 때로는 회개하며 그 사명을 감당합니다.
지금 비록 어렵고 힘든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 믿음의 사람들이 당장은 실패한 것 같으나, 하나님의 계획 가운데 승리의 길을 걸어가고 있음을 묵상합시다. 그래서 고난 중에도 하나님의 은혜를 노래하며 인내합시다. 하나님은 반드시 우리를 승리의 길로 인도하십니다. 할렐루야!
백성훈 목사(김포 이름없는교회)
<팀사역의 원리>, <시편의 위로>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