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찬북뉴스 서평] 쉽고 재미있게 읽고 보는 성경론
한눈으로 보는 비주얼 성경읽기
팀 챌리스, 조시 바이어스 | 이지혜 역 | 생명의말씀사 | 216쪽 | 19,000원
이 책에 대한 평가를 어떻게 글로 표현할 수 있을까? 이 책 자체가 글뿐 아니라 ‘비주얼 인포그래픽(Inforgraphics)’으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이기 때문에, 말로만 이 책을 설명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 최근에 성경과 관련된 인포그래픽 책이 소개된 바 있다. 가령, 성서유니온 선교회에서 나온 <바이블 인포그래픽(2018)>, <바이블 인포그래픽 2(2019)> 등.
인포메이션 그래픽(Information graphics)의 준말인 인포그래픽이 의미하는 것처럼, 이와 같은 형식의 책들은 정보를 얼마나 충실하게 제공하는가(바르고 정확하게)와 그 정보를 그래픽으로 얼마나 잘 표현하여 독자로 하여금 그 정보를 쉽고 재미있게 배우고 기억할 수 있도록 돕느냐가 책의 완성도를 결정하는 기준이라 할 수 있다.
잘못하면 인포그래픽은 휘황찬란한 색과 그림으로 뭔가 흥미로운 것이 있을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 담고 있는 내용이 거의 없거나, 반대로 내용이 너무 많아서 그래픽으로 구현한 효과가 거의 없을 정도로 잘못될 수 있다는 것이다.
2017년 규장에서 팀 챌리스와 조시 바이어스가 공동으로 만든 <비주얼로 신학하기>가 규장을 통해 국내 소개된 바 있다. 2020년 다시 두 사람이 <한눈으로 보는 비주얼 성경읽기>를 출간하면서 앞서 말한 인포그래픽의 강점을 충분히 살린, 그야말로 정확하고 충실한 정보와 그것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그래픽에 감탄을 자아내게 하는 훌륭한 교재를 만들어냈다.
팀 챌리스는 Challies.com이라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신앙 서적을 전문적으로 리뷰하고 있는데, 하루 수만 명이 방문하여 그의 글과 리뷰를 참고하고 있다. Cruciform Press라는 출판사를 설립하여 100쪽 내외지만 성경적으로 훌륭한 신앙 서적을 만들어내겠다는 목적을 갖고 있다.
챌리스가 쓴 책 《Do More Better》는 효과적으로 개인 시간을 관리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획기적인 책으로, 필자가 번역하여 청년들과 함께 공부하여 큰 유익을 누리기도 했다.
챌리스는 성경 66권에 관해 각각 ‘Top 5 주석’을 선정하기도 했고, 존 맥아더 목사가 주최한 셰퍼드 컨퍼런스에 종종 초대되어 강의하거나 인터뷰를 이끌기도 했다.
조시 바이어스는 이 책의 그래픽을 담당한 사람으로, 영화 제작부터 목공, 저술, 사진, 디지털 일러스트레이션까지 다양한 매체를 통해 영향을 끼치고 있으며, 챌리스처럼 joshbyers.com이라는 개인 블로그를 통해 저작물을 알리고 있다.
두 사람이 두 번째로 공동 작업한 책인 <한눈으로 보는 비주얼 성경읽기>는 전작보다 더 업그레이드된 느낌이 있다. 전작이 신학이라는 보다 넓은 주제를 다루었다면, 이번엔 성경이라는 주제 하나에 더 초점을 맞추고 작업을 할 수 있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이 책은 크게 성경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 그리고 성경이 담고 있는 내용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구분할 수 있다. 신학적 구분을 하자면 성경론과 성경신학을 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중간에 성경 연구에 관한 내용이 있어, 실제로 이 책은 1부 성경론, 2부 성경 연구, 3부 성경 신학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책에서는 전반적으로 팀 챌리스가 설립한 Cruciform Press의 정신을 발견할 수 있다. 지루하거나 장황하지 않게, 짧고 간결하지만 필요한 내용은 충실하게 넣는 방식으로 책의 정보가 적절하게 제공된다.
생각보다 읽을거리가 많은 편인데, 그만큼 저자는 그림만으로 뭔가 보여주기보다 그 그림이 담고 있는 내용을 충분히 설명해주길 원했던 것 같다. 하지만 동시에 과감하게 한 페이지나 두 페이지 모두를 인포그래픽으로 채워 설명한 내용을 보여주는 일에 주저함이 없는 책이다.
적절한 설명 덕에 인포그래픽이 무의미한 볼거리로 전락하지 않고, 강력한 정보 전달 도구로 활용되는 힘이 느껴진다.
어떤 독자에게는 비주얼이 주는 힘이 크게 와닿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가령 성경 사본이 다른 고대 문서의 사본보다 월등히 많다는 사실을 숫자로 비교해도 충분하다고 생각한다면, 34-36쪽까지는 신약 사본의 개수를 다른 고대 문서와 비교하면서 점으로만 세 쪽의 지면을 채운 것이 낭비로 여겨질 수도 있겠다.
하지만 비주얼이 독자에게 주는 영향은 독자의 머리에 한 가지 분명한 그래서 잘 잊혀지지 않는 이미지를 심어준다는 데 있다.
독자들은 타키투스 연대기(33개)나 헤로도투스의 역사(109개), 플라톤 4부작(210개)의 사본이 몇 개인지, 그리고 신약 사본 개수가 그보다 훨씬 더 많은 23,769개라는 사실을 숫자로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할 수 있다.
그렇더라도 확연히 비교되는 인포그래픽을 통해, 신약 사본은 다른 그 어떤 고대 사본과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다는 사실을 분명히 머릿속에 각인시킬 수 있다. 89쪽의 TV 시청 시간과 성경 읽는 시간을 비교한 그래픽 역시, 독자를 부끄럽게 하고 도전하는 데 효과 만점이다.
정보와 그래픽의 조화가 두 사람의 협력으로 그 힘을 발휘하는 절정은 이 책의 3부에서 나타난다. 구약과 신약 성경을 관통하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성경신학적으로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 요약하는데, 충실한 성경적 설명과 그것을 극대화하는 인포그래픽의 힘이 성경 전체를 한 눈으로 살펴보는 데 큰 유익을 준다.
특히 133쪽의 십계명과 141쪽의 언약의 땅 정복, 사사기의 악순환(145쪽), 이스라엘과 유다 왕들과 선지자들(149쪽), 시편 분석(154쪽), 잠언 분석(159쪽), 시편의 메시아 예언(161쪽), 이사야의 메시아 예언(164-165쪽), 옛 언약을 새롭게 하는 새 언약(167쪽), 메시아에 대한 100가지 예언과 성취(170-171쪽), 신약의 서신서 정리(200-201쪽) 등은 어렵고 복잡할 수 있는 내용을 인포그래픽으로 쉽고 빠르게 그리고 흥미롭게 익힐 수 있도록 돕는 데 아주 유용하다.
현대인들은 비주얼에 익숙하다. 듣거나 읽는 것보다 보는 것을 더 편하게 생각하고, 그래서 그런 것을 통해 대부분의 정보를 받아들인다. 이 책은 그런 시대에 딱 알맞은 책이다.
책을 읽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리지도 않는다. 하지만 내용에 있어 다른 성경론이나 성경신학 입문서 못지 않게 충실하다. 동시에 익숙한 비주얼이라는 매체를 통해 충실한 내용을 쉽고 흥미롭게 제공하기 때문에, 성경을 알기 원하고 배우기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이 책은 귀한 입문서가 되리라 생각한다.
새신자에게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에게 이 책은 훌륭한 교재가 될 것이다. 팀 챌리스의 개인 블로그에는 이 책에 실린 몇몇 인포그래픽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미지 파일이나 PDF를 제공하기도 한다. 성경을 가르치는 교사가 활용할 수 있는 좋은 자료가 될 것이다.
계속해서 팀 챌리스와 조시 바이어스가 하나의 주제를 선정하여 비주얼 신학 책자를 만들어 주기를 기대해 본다.
그래서 이번에 생명의말씀사를 통해 이번에 소개된 <한눈으로 보는 비주얼 성경읽기>처럼 성경을 더 이해하고 사랑하고 공부하고 배우기 원하는 열정을 글과 그림으로 독자에게 불러일으키는 긍정적인 효과가 성령의 능력을 통해 일어나기를 기도한다.
이 시대의 독자의 입맛에 딱 맞는 성경적이면서 흥미로운 교재가 더 많이 보급되기를 기도한다.
조정의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유평교회 담임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