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수 목사 “월세 대납 운동, 어쩌면 추첨해야 할지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후원 요청 교회 쇄도, 가슴이 아프다”

제자들, 예수님 부르심에 즉각 반응
주인 삼았던 많은 것들 내려놓아야
지식 아닌 더 넓은 꿈 심어주신 주님

▲이찬수 목사. ⓒ교회

▲이찬수 목사. ⓒ교회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3월 22일 주일 설교에서 ‘제자로서의 자세’를 강조했다.

마가복음을 순차적으로 설교 중인 이 목사는 ‘더 큰 그림을 그리며 사는 인생(막 1:14-20)’이라는 제목으로 “오늘 예수님 말씀에 즉각 반응하는 제자들의 모습을 보면서, 여러분들의 삶 속에서도 이러한 결단이 있길 바란다”며 “그동안 내가 주인 삼았던 많은 것들을 내려놓고, 내 주인 되시는 예수님이 주시는 더 크고 넓은 꿈을 그리자”고 강조했다.

온라인 예배 4주차인 이날 그는 “본문에서 ‘회개하라’는 단순히 어떤 잘못을 뉘우치고 용서를 비는 차원을 뛰어넘어, 내가 지금 존재하고 있는 신뢰의 대상으로부터 돌아서라는 의미”라며 “‘복음을 믿으라’는 우리 신앙의 대상인 ‘복음 되신 예수 그리스도’를 향해 내 모든 것을 내던지고 헌신하라는 뜻이다. 하나님 나라는 이러한 믿음을 가진 사람만이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찬수 목사는 “이 이중적 명령이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한 이후 제자로서 마음에 담아야 할 중요한 포인트”라며 “예수님은 본격적으로 공생애 사역을 시작하고 선포하신 뒤, 그 하나님 나라를 함께 세워나갈 사람과 그 나라 백성들을 먼저 부르셨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당시 랍비와 선생들의 제자가 되고자 하면, 가르침을 받고 싶은 스승을 정하고 직접 찾아가서 의뢰하는 것이 관례였지만, 오늘 예수님은 정반대로 제자들의 삶의 현장에 적극적으로 찾아가셨다”며 “왕으로 오셨지만 전혀 권위적이지 않고 겸손하게, 주도적으로 제자들을 친히 찾아가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목회자들에게 삶의 현장은 성도들을 섬기는 것이다. 장로님들, 안수집사님들, 순장님들, 직장인들, 어머니들…, 하나님께서 정말 기뻐하시는 것은 그 삶의 현장에서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라며 “저도 청소년 사역 하면서 사춘기 밉상인 그들을 사랑하게 해 달라고 기도했더니, 되더라. 사랑은 은사”라고 밝혔다.

이찬수 목사는 “중요한 것은 주님의 부르심에 대한 제자들의 반응이었다. ‘곧 그물을 버려두고 따르니라’는 말씀에 인생의 완전한 변화가 담겨 있다”며 “주님의 복음 선포를 가장 잘 구현해낸 인물이 제자들이다. 그물을 버려두고, 새 신앙의 대상에 전심을 다해 헌신하고 권위를 세워드렸다”고 평가했다.

이 목사는 “말씀이 선포될 때, 진리의 말씀이라면 망설이지 않는 태도가 중요하다. 생각을 많이 해선 안 된다. 계산해서는 아무것도 못한다”며 “저도 강력한 소명을 주셨을 때, 미국에서 하던 사업을 정리하고 두 달만에 한국에 돌아왔다. 얼마나 즉시 왔으면 김포공항에 도착해서 잘 곳이 없었다. 주님께서 그걸 보신 것 같다”고 했다.

그는 “‘일만 성도 파송 운동’도 새벽 3시에 소명을 주셔서 얼떨결에 약속했다. 당위성이 있으면 일단 해놓고, 생각은 나중에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만 6-7년을 죽을 고생하고 있는 것 아닌가”라며 “많이 생각해야 하는 일도 있지만, 주님의 부르심에는 즉시 응답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또 “‘일만 성도 파송 운동’도 일회성 이벤트로 끝날까 두렵다. 무브먼트가 돼야 한다”며 “다음 세대 젊은이들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작은교회들이 기도하고 연대하고 꿈 꾸는 역할을 분당우리교회가 하길 원한다. 우리는 최선을 다할 뿐,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관심을 많이 쏟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랍비와 제자들의 관계는 주로 가르침과 배움의 관계였다. 무언가를 가르치고 전수하고 지식적으로 접근하는 것이었지만, 예수님은 출발부터 다르셨다”며 “‘가르쳐 주겠다’가 아니라, 사람을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고 하셨다. 지식이 아니라 꿈을 심어주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찬수 목사가 22일 주일 1부 예배, 텅 빈 예배당에서 설교하는 모습. ⓒ유튜브

▲이찬수 목사가 22일 주일 1부 예배, 텅 빈 예배당에서 설교하는 모습. ⓒ유튜브

이찬수 목사는 “예수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신 뒤 우리가 응답하면 더 큰 그림을 그려 주신다. 그러면 우리 가슴이 벅차오른다”며 “요즘 코로나19 때문에 아이들이 집 밖으로 못 나간다는데, 부모님들이 생각을 바꾸셔야 한다. 바깥으로 데려가서 산과 바다를 보여주면서 더 큰 그림을 그려 주시고, 아이들이 큰 꿈을 꿀 수 있도록 도와주셔야 한다”고 권면했다.

그는 “지난 주 미자립교회 월세 대납 운동을 시작했는데, 사무실이 마비될 정도로 많은 연락이 오고 있다. 그에 비례해서 많은 분들이 엄청나게 헌금을 해 주고 계신다”며 “헌금보다 요청하시는 교회가 훨씬 많을 것 같아 고육지책으로 ‘어쩌면 추첨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썼는데, 가슴이 아프다. 모든 교회에 후원해 드리면 좋겠는데, 예산보다 요청 교회가 많으면 어쩔 수 없다”고 토로했다.

또 “작은교회들이 불쌍하기 때문에 도와드리는 것이라고 하면 큰일난다고 했다.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맡겨진 사명을 감당하는 그 분들은 존경하는 마음으로 섬겨야 한다”며 “많이 지친 상황인데, 처음 주신 그 꿈을 마음 벅차게 회복시켜 달라고 기도하면서 섬겨야 한다. 이것이 사명자의 자세”라고 했다.

이 목사는 “우리가 부끄럽게 생각해야 할 것은, 분명 예수님께서 부르셨고 모든 그리스도인들을 예외 없이 물고기 숫자나 세는 인생에서 하나님 나라 건설의 동역자로 부르셨는데, 우리는 자꾸 옛 주인과 청산했다면서 행동 양식은 틈만 나면 편을 가르고 모함하고 가짜뉴스나 퍼트리고 있다는 현실”이라고도 했다.

끝으로 “이전에 의지하던 주인을 버리고, 새 주인에게 인생을 걸었다는 우리가 왜 옛 그물을 만지작거리고 걸핏 하면 돌아가려 하는가”라며 “소명자들은 그리스도 안에서 이 정신을 회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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