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에덴교회 특강 김강림 전도사 “모두 한통속 역할극”
1. 사기 포섭: 모르고 당해, 미리 공부 않으면 속수무책
2. 맞춤형 포섭: 대상자 성격·취미·고민 등에 따라 대응
신천지에 빠졌다가 탈퇴 후 신천지 상담·예방 사역을 하고 있는 김강림 전도사(총신대)가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8일 오전 특강을 전했다.
김강림 전도사는 “코로나19 사태로 신천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런 집단이 있는지도, 어떤 식으로 사회에 피해를 끼쳐왔는지도 모르던 국민들이 깜짝 놀라고 있다”며 “신천지가 위험한 것은 들키지 않는 포섭 전략을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도 7개월 짜리 ‘성경 학원(센터)’에서 공부하는 이들이 3만명 정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 전도사는 “정통 교회 성도님들은 누구나 신천지에 가는 것을 경계하신다. 그러나 그들이 국내에서만 21만명이나 빠져든 것은 그들에게 ‘양의 옷을 입는 전략’이 유독 잘 개발돼 있기 때문”이라며 “이 ‘사기 포섭’은 지난 30년간 계속 발전해 왔다. 그들은 교회의 피를 빨아먹는 기생충 같은 존재들”이라고 강력 비판했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그대로 전하면서 신천지의 ‘사기 포섭 전략’을 설명했다. 5년 전 군대 전역 직후 사회생활에 적응하기 전 그는 친구에 의해 ‘포섭’당했다고 한다.
김강림 전도사는 “그들은 ‘얕은 수’를 쓰지 않는다. 처음부터 성경공부를 하자고 하지 않는다. 제가 모르는 제3자들을 끌어들였다”며 “친구가 직접 하지 않는 것은, 중간에 어그러져도, 다시 전도할 기회가 남게 되기 때문이다. 누군지 모르기 때문에 신고할 수도 없다”고 설명했다.
김 전도사를 ‘전도’하기로 한 친구로부터 김 전도사의 연락처를 받은 신천지 텔레마케팅 팀이 청년들이 만든 ‘잡지사’라며 전화를 걸어왔다. 갓 만들어진 잡지라 유명인 인터뷰는 힘들고, 평범한 청년들의 사연을 담아 내용을 채우려 하니 30분만 시간을 내달라고 했다. 전화는 보통 매력적인 목소리를 가진 이성(異性)이 맡는다.
대학마다 실제로 이러한 잡지사들이 있지만, 그가 연락받은 잡지사는 실재하지 않는 곳이었다. 그는 청년들이 ‘기특하다’ 싶어 인터뷰에 응했다고 한다. 보통 3명이 나오는데, 2명은 ‘기자’이고, 나머지 1명은 김 전도사처럼 ‘인터뷰 대상자’였다. 기자들과 이 대상자는 이날 처음 만난 것처럼 대화하지만, 사실 이들 모두 신천지 소속이었다. ‘연기’를 하는 것이다.
김 전도사는 “인터뷰 대상자가 한 명 더 있으니 ‘이상한 사람들은 아니구나’ 싶어 어느 정도 마음을 열었다. 그들이 많은 경험을 통해 노하우를 쌓은 결과”라며 “직장과 취미 같은 것들을 기자가 묻는데 저와 같은 처지의 인터뷰 대상자가 자세하게 대답하면, 기자들이 ‘말씀을 너무 잘 하신다’며 칭찬한다. 그러니 저도 대충 대답할 수 없었다. 칭찬을 주고 받으면서 분위기가 좋아진다”고 했다.
그는 “문제는, 이런 식으로 딱 30분만 이야기를 나누게 되면 자신의 정보를 다 털어놓는다는 것이다.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직장부터 취미와 다니는 교회, 각종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까지 술술 이야기하게 된다”며 “끝나고 집에 가려는데, 같이 인터뷰했던 ‘대상자’가 ‘잠시만’ 하고 말을 시작하더라”고 했다.
이 ‘연기자’는 자신이 대학에서 심리상담을 전공자로, 논문 작성을 위해 300명에게 심리테스트를 하고 통계를 내야 하는데 대상자가 부족하다고 부탁했다. 기자 ‘연기자’들은 “인터뷰를 하러 왔는데 인터뷰를 받는다”며 놀란 척을 하고, 기자들과 김 전도사까지 3명이 다시 앉아 심리테스트를 시작했다. 이 심리테스트는 MBTI나 도형상담 등 기존에 있는 것들이다.
심리테스트 작성 중, ‘인터뷰 대상자’는 그에게 “심리테스트 결과 저희 논문 주제와 적합한 표본이다 싶으면 지도교수님이 가끔 전화를 하시는데, 전화가 오더라도 놀랄 필요 없다”며 “가끔 무료로 상담을 해 주신다”고 지나가듯 이야기했다고 한다.
그런데 이틀 후에 정말 전화가 왔다고 한다. 김 전도사는 “이때까지 들은 일련의 과정에서, 신천지 같다는 느낌이 드는가”라며 “모두 한통속으로 역할극을 하는데, ‘나를 사이비 종교로 데려가겠구나’ 하고 생각하기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김강림 전도사는 그렇게 40대로 보이는 ‘지도교수’와 만났다. 사람도 좋고, 말을 정말 잘 하는 사람이었다며 “심리테스트 분석 결과 제게 맞는 사람을 상담가로 보냈으니, 훌륭하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다”며 “1-2주간 만나고 나니, 성경 이야기를 꺼냈다. 공부가 아니라, 성경을 그냥 읽어보면서 심리치료에 어떻게 적용할지 생각해 보자고 하더라”고 전했다.
김 전도사는 “이것이 복음방인데, 신천지 교리를 배우는 건 아니지만 신천지 입장에서 7개월간 성경공부를 시킬만한 사람인지 알아보는 시간”이라며 “그 교수님은 자신이 원래 돈을 받고 상담을 해주는데, 이렇게 무료로 해준다고 하면 자신의 입장이 난처해지니 ‘당분간’ 비밀로 해 달라고 한다. 내 손 잡고 기도해 주신 분의 말을 거절할 수 없다. 대부분 기독교인들은 착하기 때문에, 그 교수님이 난처해할까봐 구구절절 어디 가서 털어놓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 순간이 매우 위험한데, 대부분 인지하지 못한다. 그래서 지금도 수천 명씩 신천지로 빠지고 있다. 이 복음방까지의 초기 기간에 도와줄 수가 없다. 그들이 ‘당분간만’ 비밀로 해 달라고 하기 때문”이라며 “신천지의 ‘포섭’ 과정은 먼저 인터뷰나 상담 등을 통해 그 사람의 ‘정보’를 속속들이 파악하고, 모르는 사람들과 ‘복음방’에서 성경을 읽기 시작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강림 전도사는 “복음방에서 몇 개월 성경을 읽었지만,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던 어느 날, 한 남성이 함께 성경을 공부하게 됐다고 찾아와 단란한 큐티 모임처럼 이어졌다. 이 사람이 바로 ‘잎사귀’이고, 저는 ‘열매’”라며 “‘열매’였던 저는 복음방 이후 센터에서 7개월간 성경공부를 마치고 신천지에 들어가면 ‘나무’가 되는 것”이라고 했다.
김 전도사는 “나무가 열매를 맺는다는 것은, 신천지인이 한 명을 센터로 집어넣었다는 말이다. 신천지에는 잎사귀가 받쳐줘야, 그 열매가 건강하게 성장한다는 교리가 있다. 열매가 (잎사귀에) 경쟁의식을 느껴 더 열심히 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러다 ‘성경 학원’의 존재를 알린다. 센터에 갔더니 60명이 있었는데, 저 같은 열매가 30명, 잎사귀가 30명이었다. 물론 나중에 안 사실”이라고 전했다.
그는 “‘잎사귀’들은 7개월간 함께 성경을 공부하면서 처음 듣는 것처럼 연기한다. 그들은 ‘열매’들을 다독이고 바람을 넣고 힘들어하면 위로하고 손을 잡아준다. 눈물을 흘리면서 기도해 주고, 함께 여행도 다녀준다”며 “‘잎사귀’가 작정하고 ‘열매’들을 위해 희생하기 때문에, 분위기가 너무 좋다. 천국이 따로 없다. 3개월쯤 지나가니 이 사람들이 너무 좋고, 함께 공부하는 것도 재미있어졌다”고 고백했다.
3개월쯤 지나 ‘열매’들을 한 명씩 따로 쪽방에 부른다”고 했다. 그곳에서 일반 목회자인 줄 알았던 ‘성경 학원’ 강사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 “요한계시록 21장의 ‘새 하늘과 새 땅’을 아느냐고 물었다. 김 전도사가 “안다”고 했더니, “한자로 바꿔서 써 보라”고 했다.
아무 생각 없이 ‘신천지(新天地)’라고 썼는데, 그 강사는 “그게 바로 우리”라고 했다고 한다. 그때 김 전도사는 너무 놀라 들고 있던 물컵을 쏟았다고 한다.
김강림 전도사는 “‘왜 신천지라고 처음부터 말하지 않았냐? 이 사기꾼들아!’ 하고 박차고 나가야 하는데, 대부분 그러질 못한다. 그냥 머리가 하얗게 된 상태로 집에 돌아갔다”며 “‘탈퇴하면 영원히 지옥에 가고, 들어올 기회는 지금뿐’이라고 하는데, 납득이 되진 않지만 ‘정말일까’ 하는 마음이 아주 조금 생기더라. 그 마음 때문에 누구에게도 말 못하고 끙끙 앓다가 섣부르게 판단하지 말고 일단 끝까지 들어나 보자고 마음먹었다”고 했다.
김 전도사는 “일반 성도님들은 신천지 같은 곳에 왜 빠지는지 이해를 못하시겠지만, 그 안에서 너무 잘해주기 때문에 신앙도, 인간관계도 회복되는 것처럼 느껴진다”며 “그동안 신천지가 나쁘다고 배웠지만 만나보니 괜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센터로 돌아가니, ‘신천지’라는 실체를 알게 된 30명 중 아무도 나가지 않았더라”고 했다.
그는 “30년 동안 준비한 세뇌 시스템에 붙잡히면 쉽게 빠져나갈 수 없는 것이다.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그 7개월 간의 센터는 과정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한 사람마다 엄청나게 많은 공을 들인다”며 “신천지에 많은 사람들이 빠지는 이유는 교주가 든든해서도, 교리가 뛰어나서도 아니다. 그들만의 차별화된 포섭 전략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핵심 포섭 전략의 첫째는 ‘사기 포섭’이다. 그는 “모르고 당하게 하는 것이다. 미리 공부하지 않으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둘째 전략은 ‘맞춤형 포섭’이다. 이에 대해 “포섭 대상자의 취미와 직장, 고민과 성격 등에 맞춰 역할극을 하고 전문가들이 팀을 짜서 달려든다”며 “한 대학생이 ‘영어학원을 다니고 싶은데 돈이 없다’고 했더니, 그 대학교 신천지인들끼리 영어 동아리를 만들어 접근했다. 나중에 보니 동아리 내 7인 중 자신을 제외한 7인 6인이 신천지였다고 한다”고 소개했다.
김강림 전도사는 “사기 포섭과 맞춤형 포섭이 맞물리면, ‘이단 아니야?’ 하고 의심하는 것이 아니라 ‘친해져야 하는 사람들’이 된다. 순식간에 어처구니없이 빠져든다”며 “저는 신천지에 빠진 것을 미리 아시고 충분히 공부한 뒤 대처하신 부모님 덕분에 겨우 빠져나온 케이스”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