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예배 두 달, 현장의 은혜 회복 시급성 느낀 기간”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는 1]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

코로나19 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가운데, ‘비대면·비접촉’ 흐름이 가속화되면서 한국교회도 변화의 기로에 섰다. 크리스천투데이는 국내 주요 목회자와 전문가들에게 두 달간 코로나19 사태를 헤쳐온 과정과 코로나19 이후 각종 변화에 따른 교회의 대처, 그리고 향후 전망과 과제에 대해 들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그 첫 번째로 ‘세계 최대 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를 이끄는 이영훈 목사에게 의견을 청취했다. 이 목사와의 인터뷰는 서면으로 진행됐다.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골리앗도 절대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이영훈 목사는 설교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라는 골리앗도 절대 우리를 이길 수 없다”고 강조했다. ⓒ여의도순복음교회

온라인·오프라인 겸하는 예배 일상화될 것
26일 부활절 감사예배, 방역지침 준수하며
기독교 대사회적 영향력 확대 시급함 느껴
말씀 붙잡고 기도하며 모든 어려움 이기길

-코로나19 사태로 온라인 예배가 두 달간 계속됐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교회에 가져올 변화를 어떻게 전망하시는지요? 이에 대해 기독교계는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요?

“코로나19로 인해 함께 성전에 모여 예배드리는 교회의 전통적인 예배방식을 두 달 동안 갖지 못하고 있습니다.

성도들이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면서 일부는 편리함을 느꼈겠지만, 대다수 성도들은 예배에 대한 소홀함으로 마음이 편치 않았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아무리 경건한 마음으로 예배를 드린다고 하더라도, 성전에서 설교자와 성도들이 얼굴을 마주하며 소통하는 예배에 비해 경건성과 집중성, 참여성이 떨어진다는 것을 절실히 느꼈다고 합니다. 때문에 성도들은 은혜로운 예배의 회복이 시급하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는 전통적인 예배의 형식을 많이 바꿔 놓을 것입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예배를 드리고 헌금할 수 있는 온라인 예배의 편리성, 예배를 성전에서 드리지 못했을 때 느끼는 죄책감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온라인 예배에 대한 요구가 늘어날 것입니다.

머지않아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겸하는 예배가 일상화될 것으로 보입니다. 따라서 교회는 다양한 온라인 예배를 개발하고, 예배, 교육, 전도, 상담 등을 위한 질 좋은 온라인 콘텐츠를 개발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감염 예방과 이웃 돕기 차원에서, 코로나19 사태에 대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노력을 소개해 주십시오.

“먼저 감염 예방 차원에서 여의도순복음교회는 3월 1일부터 지금까지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발생 직후부터 일주일에 두세 번씩 교회 전 건물에 대한 방역을 실시하고 있으며, 손 세정제 100여 개를 출입구에 비치했고, 열화상 감지기도 5대 구입하여 출입하는 성도들의 체온을 체크하고 있습니다.

이웃 돕기를 위해서는 코로나19 사태로 대구의 의료진들이 큰 희생을 치르고 있을 때인 3월 10일, 적십자사를 통해 대구시에 의료지원금 10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또 세브란스병원에 코로나19 극복 의료지원금 1억 원을 지원하고, 교단 산하 미자립 임대 교회 2천 곳의 지원 사업을 위해 총회와 함께 12억 원을 지원했습니다.

이와 함께 대구 지역 신천지로부터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대구 경북은 물론 전국으로 코로나19가 확산됐는데, 확진자들을 수용할 병상이 부족했을 때 파주 오산리에 있는 영산수련원 두 개 동을 경증 환자 생활시설로 내놓았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연세의료원에 지원금 1억원을 전달하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연세의료원에 지원금 1억원을 전달하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26일 부활절 축하감사예배는 어떻게 진행되나요.

“교인들이 두 달 만에 현장 예배에 참여하는 가운데, 감사축제 예배로 진행됩니다.

부활절 예배가 4월 12일이었는데, 온라인 예배로 드려 많은 성도들이 아쉬워했습니다. 함께 모여 드리는 부활절 감사예배를 4월 26일에 감사축제 예배로 드리기로 한 것입니다.

대신 1m 거리를 두는 약화된 사회적 거리 두기와 손세정제 비치, 열화상 카메라로 체온을 재는 등 정부의 7대 코로나19 방역 지침을 철저히 준수하여 예배를 드리게 됩니다.”

-정부와 지자체가 코로나19에 대처하는 과정에서 ‘종교 자유 침해 논란’이 있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정부는 처음부터 다중이 모이는 유흥업소와 노래방, PC방 등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하지 않은 채, 교회 등 종교시설에 대해서는 강력한 조치를 취했습니다.

나중에 가셔야 형평성 논란이 있자 유흥업소 조치가 시행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종교 행위에 대한 편파적 시각을 가진 것과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종교의 자유 침해 논란이 커지자 뒤늦게 유흥업소 등에 대해 조치를 취한 것이 아쉽습니다.”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여의도순복음교회에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이번 총선 기간 기독교계의 역할에 대해 평가해 보신다면.

“이번 총선은 코로나19에 모든 이슈가 묻혀 버렸습니다. 기독교계는 안보 강화와 경제 회생, 한미동맹 강화, 차별금지법 반대, 동성결혼 반대 등의 문제를 이슈화하려고 했으나, 코로나19에 다 묻혀 버리고 말았습니다.”

-이번 총선 결과가 기독교계에 미칠 영향은 무엇이고, 기독교계에 남긴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번 총선에서 정치권은 기독교계를 경시하고 무시하는 태도를 보였습니다. 지난 역사에서 기독교가 안보와 자본주의 경제 체제를 세우는 등 국가 발전에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또 미래에도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정치권이 무시한 것이지요.

앞으로 기독교의 대사회적 영향력 확대가 시급하다고 생각합니다. 정치권이 국민을 존중하고 국가와 사회를 건강하게 이끌어갈 수 있도록 이슈를 만들어 내고, 이를 정치권이 수용하도록 노력해 나가야 합니다.”

-한국교회의 연합과 일치를 위해 어떤 복안을 갖고 계신지요.

“교단과 연합기관 분열이 기독교의 영향력을 크게 후퇴시켰다고 생각합니다. 분열된 교단들이 통합하고 기독교 연합기관도 하나가 되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 기득권을 내려놓고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하나된 교회의 모습을 보여줘야 합니다.”

-끝으로 코로나19로 인해 고통에 빠진 많은 성도들과 국민들에게 위로와 격려의 말씀을 전해 주신다면.

“로마서 5장 3-4절은 ‘다만 이뿐 아니라 우리가 환난 중에도 즐거워 하나니 이는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이루는 줄 앎이로다’라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가족이 함께 모여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가족이 함께 모여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는 모습. ⓒ여의도순복음교회

코로나19로 국가 경제와 국민들의 생활은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코로나19라는 환난으로 고통 가운데 있지만, 우리가 인내하고 참고 견디면 소망이 우리에게 다가옵니다.

밤이 깊으면 새벽이 반드시 다가옵니다. 코로나19라는 터널이 아무리 깊어도 빠져 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 서로 힘을 모아 국난을 극복해 온 저력을 갖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믿음의 자세를 가지고 조금만 참고 인내하면 코로나19를 극복하고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하나님 말씀을 붙잡고 함께 기도하며, 모든 어려움을 헤쳐 나갑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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