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12주 만에 제한적 재개된 현장 예배에서 설교
가정 속 아버지 부재 현상 두드러지는 시대
지친 엘리야 질책 대신 위로해 주신 하나님
분석하지 않는 사랑, 오늘날 부모들 회복을
이찬수 목사가 현장 예배를 제한적으로 재개한 10일 오전 설교에서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지쳐 있는 가정, 대안은 없는가(왕상 19:1-8)?’라는 제목으로 설교를 전했다.
이찬수 목사는 “죄성을 가진 인간이기에, 우리의 가정이 아픔과 고통을 내포한 폭풍 속에 있는 상태”라며 “책에 나온대로 우리 가정은 기쁨의 원천이자 공포의 원천이고, 엄청난 기쁨의 근원인 동시에 엄청난 고통의 근원”이라고 말했다.
이 목사는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전 세계에서 이동 제한령이 내린 뒤 가정 폭력이 늘어나고, ‘코로나 이혼’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다”며 “특히 오늘날 가정에서는 아버지 부재 현상이 두드러진다. 수많은 자녀들이 피해를 보고 혼란을 겪고 있다. ‘아버지와 TV 중 하나를 선택한다면?’이라는 미국 한 설문조사에서, 68%가 TV를 선택했다고 한다”고 우려했다.
그는 “멘토가 없고 고민을 의논할 권위자를 잃은 시대이다. 가정의 달 5월 한 달 내내, 저도 장성한 자녀 셋을 키우는 부모로서 느끼는 아픔과 고민이 있다”며 “대부분의 가정들은 혼란에 빠져 있다. 가정은 영적 전쟁의 장이다. 행복하려고 결혼했지만, 폭풍같은 영적 전쟁에 휘둘려 혼란에 빠져 있다”고 전했다.
이찬수 목사는 “본문 속 엘리야에게 ‘갈멜산과 호렙산’이라는 두 가지 의미 있는 산이 나온다. 갈멜산은 영광과 기쁨을 가져다 준 기도 응답과 감격의 산이지만, 호렙산은 수치와 좌절을 준 비참한 실패를 기억하게 하는 산”이라며 “갈멜산의 기쁨이 채 사라지기도 전에, 이세벨이라는 더 무서운 적을 만났다. 이처럼 엘리야는 강한 것 같지만 한없이 약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바이러스 하나에도 맥을 못 추는 것이 인간 아닌가”라고 밝혔다.
이 목사는 “한국 가정의 대안은 환희와 기쁨의 갈멜산, 그리고 좌절과 낙심의 호렙산에 있다. 그러나 호렙산이 엘리야에게 수치와 절망만 가져다 줬는가? 이는 믿음 없는 사람의 시각”이라며 “호렙산이야말로 갈멜산보다 훨씬 감격적인 곳이다. 비참하고 초라하고 버러지 같은 절망의 상태에 있을 때, 말로 다할 수 없는 위로로 다가와주신 하나님을 경험한 산”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하나님 없는 호렙산은 수치와 비참의 장소일 뿐이지만, 여호와 하나님께서 함께하시는 호렙산은 갈멜산과 비교가 안 되는 감격의 산”이라며 “호렙산에서 경험한 하나님은 지쳐 있는 엘리야를 꾸짖지 않고 품어주셨다. 사실 혼날 일 아닌가. 하지만 하나님은 분석하지 않으셨다. 분석하지 않는 사랑, 이것이 오늘날 부모가 회복해야 할 사랑”이라고 당부했다.
또 “호렙산에서의 하나님은 낙심해서 사명을 잃어버린 엘리야에게 세미한 음성으로 새로운 사명을 부여해 주셨다. 엘리야가 낙심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나님 능력으로 850명을 무찔렀지만, 세상은 하나도 변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호렙산에서 주신 하나님의 ‘특별 과외’는,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은 외적 표징이 아니라 하나님 말씀이라는 것이다. 그 세미한 음성으로”라고 했다.
이찬수 목사는 “가정의 달, 어버이 주일을 맞아 한 주 내내 묵상할 질문을 던지고 싶다. 우리 가정이 갈멜산의 능력만 추구하고 있지 않은가”라며 “오늘날 교회들의 상처도 갈멜산에서의 능력만 추구하는데 있지 않은가”라고 했다.
이 목사는 “로뎀나무 아래에 주저앉아 울 수밖에 없는 우리 인생들을 위해, 하나님은 기댈 수 있는 어깨가 되어 주신다. 따지고 지적하고 원인을 분석하고 질책하지 않으신다”며 “자녀들에게 보여줘야 할 가장 소중한 교육은 이런 호렙산에서의 경험이다. 이 시대 아버지들이 호렙산에서의 용기를 회복할 때, 우리 가정도 살아날 것”이라고 권면했다.
분당우리교회는 이날 서현 드림센터에서 사전 신청받은 성도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제한적으로 현장 예배를 재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