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률가들 “정부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 중대한 위헌”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자유북한운동연합에서 지난 4월과 5월 북한으로 보낸 대북전단. ⓒ자유북한운동연합

▲자유북한운동연합에서 지난 4월과 5월 북한으로 보낸 대북전단. ⓒ자유북한운동연합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회장 김태훈, 한변)에서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은 중대한 위헌’이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대북전단 살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고, 법률로써 제한하더라도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다”며 “북한 주민들에게 대북(對北) 전단, 이른바 ‘삐라’를 보내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열게 하는 것이 결코 안보 위해 행위가 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성명 전문.

정부의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추진은 중대한 위헌

어제(4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한국 내 탈북 단체들의 대북 전단 살포를 맹비난하며 "(전단 살포를) 저지시킬 법이라도 만들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남조선 당국이 응분의 조처를 세우지 못한다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폐쇄나 9·19 남북군사합의 등을 파기하겠다고 협박했다.

그러자 통일부는 약 4시간 30분 만에 예정에 없던 브리핑을 열어 '대북 전단 살포 금지 법률안'(가칭)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청와대도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한 행위"라고 했다. 국방부도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는 접경 지역의 긴장을 고조시켜 접경 지역 국민들의 생명과 재산에 위험을 초래하는 행위로서 중단돼야 한다"고 했다.

 우리는 김여정이 '망나니짓' '똥개' '인간추물' 같은 막말을 쏟아내며 명령조로 우리 정부를 '훈계'하는 내정간섭성 도발에 대해 청와대와 정부가 즉각 엄중히 항의하지는 못할망정 맞장구치며 그 주장을 전폭 수용하여 국민의 중대한 기본권을 침해하고 주권을 포기하는데 대해 경악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체제나 지도자를 비판하여 남북관계의 긴장을 유발한다 하더라도 대북전단 살포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로서 보장되고, 법률로써 제한하더라도 그 본질적 내용을 침해할 수는 없다.

정부는 대북 전단 살포를 ‘안보 위해 행위’로 규정했지만 지난달 GP 총격을 비롯하여 숱한 대남 무력시위성 도발로 9·19 군사합의를 형해화한 것은 북한이다.

이러한 북한의 도발, 나아가 북한의 인권침해에 눈감던 정부가 김여정 한 마디에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준비한다는 것은 기본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위헌적인 처사일 뿐 아니라, 북한 정부에 굴종하여 주권을 포기하는 행위이다.

북한의 인권침해는 반인도범죄에 해당하여 2014년부터 유엔은 북한 지도부를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하는 노력을 하고 있고, 대표적인 인권침해가 바로 북한주민의 “알 권리” 침해다.

모든 매체를 통해 국경에 관계없이 정보와 사상을 추구하고, 접수하고, 전달하는 자유는 ‘세계인권선언’이나 북한도 가입한 ‘자유권 규약’도 보장하고 있는 기본적 인권이다. 북한 주민들에게 대북(對北) 전단, 이른바 ‘삐라’를 보내 북한 주민의 눈과 귀를 열게 하는 것이 결코 안보 위해 행위가 될 수 없다.

청와대와 정부는 위헌적인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을 즉각 취소하라! 그렇지 아니하고 만약 입법을 강행한다면, 우리 한변은 북한인권 개선을 위해 활동하는 국내외 단체들과 함께 끝까지 싸워 나아갈 것이다.

<저작권자 ⓒ '종교 신문 1위' 크리스천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구독신청

많이 본 뉴스

123 신앙과 삶

노화 회춘 불로초 저속노화 안티에이징 아기 역변 정변

“저속노화? 안티에이징? 질문을 바꿀 때”

작은 세포 통해 큰 인생 배운다 어떻게 하면 나이 들지 않을까? 벗어나 건설적 질문 던질 차례 세포처럼 나이 들 수 있다면 김영웅 | 생각의힘 | 260쪽 | 18,800원 “늙는 게 아니라, 성숙…

CT YouTube

더보기

에디터 추천기사

감리교  ‘대선을 위한 기도회’

감리교 3개 단체, ‘자유민주 수호 대통령 선출’ 위한 기도회

감리교회바로세우기연대(감바연), 감리회거룩성회복협의회(감거협), 웨슬리안성결운동본부(웨성본)가 4월 21일부터 오는 6월 3일 조기 대통령 선거일까지 매주 월요일 오전 서울 종로 감리회 본부 앞에서 ‘대선을 위한 기도회’를 진행한다. 이들은 이번 기도회…

CECD연구소

“성경 암송, 말씀으로 자녀 양육하는 가장 좋은 길”

오감으로 습득 성경 파노라마 교리 알려주는 소요리문답도 5개월 만에 500여 구절 암송 어린이 위주이지만 어른들도 사복음서 중심 한국형 쉐마교육 ‘쉐마 성경암송 아카데미(이하 아카데미)’가 지난 3월부터 매주 토요일 서울 종로구 한국교회100주년기념관 4…

서울연회 감독 초청 선교사 예배’

“수고에 늘 빚진 마음”… 감리교 서울연회, 해외 선교사들 위로

기독교대한감리회 서울연회(감독 이광호 목사)는 21일 오후 6시, 서울 중구 꽃재교회에서 해외 선교사들을 초청해 ‘서울연회 감독 초청 선교사 예배’를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서울연회가 주관하고 꽃재교회(담임 김성복 감독)가 장소와 실무를 맡아 진행했다. …

이 기사는 논쟁중

인물 이 사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