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70주년 맞아 <용사는 말한다> 펴내
자유 대한민국, 참전용사들 피맺힌 조국 사랑에서
참전용사에 대한 감사와 존경 터져 나오기를 기대
참전용사 76인 생생한 이야기, 4계절로 나눠 구성
대전 새로남교회(담임 오정호 목사)에서 6.25 70주년을 맞아 참전용사 76인의 이야기가 담긴 증언집 <용사는 말한다>가 발간됐다.
이 책은 새로남교회에서 일일이 참전용사 76인을 찾아 인터뷰를 하고 그 내용을 최대한 그대로 담아낸 결과물이다. 책은 새로남카페 수익금으로 제작됐으며, 새로남카페는 2007년부터 수익금 전액을 취약계층 지원 등으로 지역사회에 환원하고 있다.
증언에 앞서 국방부와 국가보훈처의 자료를 토대로 6.25 전쟁 개관과 참전국들에 소재한 유엔 참전 기념시설물을 소개하고 있다. 증언 후에는 후세대들의 참전용사들에 대한 감사 메시지를 수록했다.
오정호 목사는 발간사에서 “지금의 자유 대한민국은 우연의 열매가 아니라, 참전용사 어르신들의 피맺힌 조국 사랑과 자유 사랑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전쟁을 경험하지 못한 세대는 어떠한 상상력을 동원하더라도 전쟁의 아픔을 제대로 알 수 없다. 온 몸으로 전쟁을 치러낸 어르신들에게 물을 때 비로소 동족상잔의 비극을 조금이라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오 목사는 “유엔에 속한 전 지구촌 혈맹들의 도움으로 오늘의 자유 대한민국이 존속할 수 있었다”며 “이 책자를 읽는 분들마다 조국 사랑과 참전용사 어르신들에 대한 감사와 존경이 가슴 깊은 곳으로부터 터져 나오기를 기원한다”고 전했다.
책에는 허태정 대전시장, 설동호 대전시교육감, 박병석 국회의장(대전서구갑), 박범계 의원(대전서구을), 장종태 대전 서구청장, 이남일 대전지방보훈청 청장, 권오성 제44대 육군참모총장, 양철순 대한민국 6.25 참전유공자회 대전광역시 지부장 등의 축사가 게재됐다.
<용사는 말한다>는 76인의 참전용사 증언을 6.25가 발발한 여름부터 시작해 가을, 겨울, 봄, 다시 여름 등 4계절로 나눠 구성했다. 각 참전용사들마다 ‘나에게 6.25란 OOO이다’라는 육필과 함께 자신들만의 이야기를 길고 짧게 담고 있다.
올해 88세의 윤필현 옹(1932년생) “아내와 혼인을 하고 정확히 열이틀 되던 날 입대를 했다. 그날 풍경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며 “강릉에서부터 현부, 양양, 고성, 거진읍 지역까지 능선을 따라 함께 움직이며 통신 구간을 담당했다.배고프고, 서럽고, 두렵고, 원망 가득했던 그 시간이 지나고, 끝나지 않을 것 같았던 전쟁도 휴전이 됐다”고 술회했다.
임복규 옹(1931년생)은 “양구 938고지전에서 ‘살아도 같이 살고, 죽어도 같이 죽자’ 했던 가장 친한 친구 신재식을 잃었다. 전방에 올라간지 십여 분만의 일이었고, 친구의 시신을 옮길 힘도 시간도 제게는 부족해 그곳에 친구를 두고 내려와야 했다”며 “친구의 죽음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저는 또 다시 전쟁터로 나가야 했다. 전쟁이 지속될수록 지치기보다는 오히려 정신이 또렷해졌다. 그저 ‘죽기 아니면 살기’라는 마음뿐이었다”고 회고했다.
나종진 옹(1933년생)은 “춥고 무섭고 미치도록 배고픈 기억 밖에 없다. 그게 그렇게 슬프다. 서로 죽자고 덤벼들고 싸우고 죽이고…”라며 “밥 한 덩이, 건빵 한 봉지를 안 뺏기려고 전우들을 외면하는 게 그렇게 슬펐다. 다시 그때로 돌아가라면 정말 끔찍하다”고 전했다.
정응모 옹(1931년생)은 “최전방에 배치됐는데, 한 번은 보급품을 실어나르던 중 적군의 폭격을 받아 함께 있던 전우들이 정말 많이 죽었다”며 “포탄에 맞아 시신들이 날아가는 끔찍한 상황에서 천운으로 살아남았다. 전쟁은 끝났지만, 아직 제 가슴 속에는 참혹했던 그 순간들이 남아있다. 6.25는 그렇게 조국과 민족을 지킨 전쟁이었다”고 썼다.
새로남교회는 책 발간과 6.25 70주년을 기념해 지난 6월 18일 100명의 참전용사를 초청해 ‘6.25 한국전쟁 70주년 기념 참전용사 위로 행사 및 <용사는 말한다> 발간 기념 행사를 갖기도 했다.
오정호 목사는 참전용사들을 향해 “참전용사로서 피의 능선과 땀의 골짜기를 지나, 오직 한 마음 자유대한의 존속과 번영을 위해 힘쓰셨던 어르신들의 자유를 수호하기 위한 분투를 결코 잊지 않겠다”며 “세월은 흘러 어르신들의 얼굴에 주름살은 깊어졌지만, 그 젊은 날 조국의 제단 위에 올려드린 그 수고와 헌신은 하늘의 별과 같이 영롱하게 빛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