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강석 목사는 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가?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포괄적 차별금지법 문제점, 영상으로 설명

차별금지법 입법 취지와는 반대로
초갈등 사회 일으킬 ‘사회 파괴법’
개별적 차별금지법 보완으로 충분

▲게재된 영상. ⓒ유튜브 캡처
▲게재된 영상. ⓒ유튜브 캡처

예장 합동 부총회장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가 ‘소강석 목사는 왜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가?’라는 제목의 영상을 유튜브에 게재하며,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에 대해 알기 쉽게 설명했다. 해당 영상은 하루도 안돼 조회수 1만을 넘어섰다.

소강석 목사는 “반대를 위한 반대나 교회 목사 입장에서만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저는 열려 있고, 대화를 통해 소통이 가능하다. 동성애자들이 차별받지 않아야 한다는 근본적 명제에도 동의한다”며 “그러나 인권위에서 권고한 평등 및 차별금지에 관한 법률안을 반대한다”고 밝혔다.

소 목사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에 대한 여론조사에서 국민 88.5%가 찬성했다고 하는데, 설문 전에 이를 소상하게 설명했어야 한다. 국민들이 좋은 인상을 받고 부정적 요소들을 몰랐기 때문에 찬성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유튜브로 차별금지법에 대해 설명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차별금지법은 두 가지 종류이다. 차별대상의 범위에 따라 장애, 연령 같은 특정 사유만을 다루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이 있고, 모든 종류의 차별 사유를 한꺼번에 다루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있다. 지금 정의당이 발의한 법률안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이며, ‘평등법’이라는 이름으로도 불린다.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시한 차별금지 사유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3호에 제시된 19가지와 비슷하다. 이는 성별, 종교, 장애, 나이, 사회적 신분, 출신 지역, 출신 국가, 출신 민족, 용모 등 신체 조건, 기혼 미혼 별거 이혼 사별 재혼 사실혼 등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또는 가족 상황, 인종, 피부색,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형의 효력이 실효된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 등이다.

소강석 목사는 “이 19가지 뒤에 ‘등’이라는 단어를 기재함으로써, 더 많은 차별금지 사유와 대상들을 정해놓고 있다. 게다가 최근 6월 30일 입법 권고한 차별금지법안 시안에는 19가지 외에 3가지를 추가해 22가지와 함께 ‘기타’를 기록하고 있다”며 “이와 함께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까지 무는 법률을 제정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소 목사는 “‘차별금지’라는 표현이 얼마나 좋은가? 차별금지법, 포괄적 차별금지법, 얼마나 그럴싸한가? 이 모든 목적이 인권을 위한 것이라니 더더욱 그렇다. 인권이란 참으로 존엄하고 숭고한 것”이라며 “그러나 ‘포괄적 차별금지법’은 차별금지라는 미명 아래 더 많은 절대 다수의 사람들이 이 법률에 매이고 더 많은 역차별을 받을 수 있다는데 문제가 있다”고 우려했다.

그래서 “포괄적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본래 입법 취지와는 정반대로 초갈등 사회를 일으키는 과유불급의 ‘사회 파괴법’이 될 가능성이 아주 농후하다고 감히 말씀드린다”며 “이 법은 모든 국민을 차별 대상으로 만들고, 모든 국민들의 생활 영역을 차별 사유로 규정해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들 수 있다. 또 모든 국민을 감시자와 고발자, 심판자와 범죄자로 만들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 법안은 모든 국민들에게 불편하고 위험하게 될 여지가 많다. 법안이 제정되면 이를 입법한 국회의원들도 보좌관이나 비서관들의 잘못을 책망하면 차별 사유가 될 수 있다. 언론과 학교도 마찬가지”라며 “스승이 제자를 사랑해서 ‘너무 많이 먹지 마 비만 때문에 걱정돼’라고 말했는데, 이를 걸면 차별사유가 될 수 있다. 이는 대통령과 청와대 안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우려했다.

▲한교총과 인권위 측이 대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한교총과 인권위 측이 대화하고 있다. ⓒ페이스북

소강석 목사는 “22가지 차별을 우리가 다 어떻게 기억하고 살아갈 수 있겠는가. 이를 넘어 ‘기타 등등’도 있다. 이 수많은 차별 사유를 어떻게 다 기억하면서 살 수 있겠나”며 “지금 있는 개별적 차별금지법으로도 얼마든지 족하다.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보다, 차별하지 않는 문화와 좋은 관습을 공익광고 등을 통해 얼마든지 만들어 낼 수 있고, 그것이 오히려 더 좋은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이와 함께 “지금까지 보수 기독교계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유가 ‘동성애·동성혼’ 때문이라고 알고 계신다. 틀린 말은 아니다. 그것들 때문이라도 반대해야 한다. 종교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서도 반대해야 한다”며 “그러나 그것이 전부가 아니다. 좀 더 넓은 패러다임으로, 국가와 국민을 위해 차별금지법의 부당성을 말씀드리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강석 목사는 “타종교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을 원하는데 기독교만 반대한다는 사람들도 봤다. 그러나 타종교도 이러한 사실을 깊이 알면, 저와 같은 생각을 할 것”이라며 “저라고 왜 인권을 존중하고 차별이 없는 세상을 바라지 않겠는가? 그러나 법이 잘못 제정되면 온 국민이 법에 매이고 극심한 초갈등 사회가 나타날 수 있다”고 했다.

소 목사는 “이미 유럽 등 몇몇 나라가 차별금지법안을 시행하다, 그 폐해들 때문에 엄청난 후회를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시는가? 그래서 그들은 예외와 단서 조항을 두는 운동을 펼치고 있다”며 “북유럽에 갔을 때도, 종교 지도자들이 많이 후회하고 있었다. 그러므로 이 시점에서, 인권위뿐 아니라 정부와 국회가 잠깐 멈춰 냉정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행여 차별금지를 핑계로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기본권인 표현과 학문의 자유, 양심과 종교의 자유, 행복추구권 등을 저해하지는 않는가”라며 “더 많은 국민들에게 이해충돌과 역차별과 역평등과 불합리한 법적 처벌이 가해지지는 않을까? 이러한 부분을 깊이 생각해 봐야 한다”고 제언했다.

또 “이런 법안이 국회에서 입법된다면 입법자인 국회의원들, 그리고 대통령과 국민 한 사람까지 법안의 당사자가 되어 숨 막히는 감옥 같은 삶을 살게 될 것. 어쩌면 철저한 감시와 고발과 처벌의 사회가 될 수도 있다”며 “인권위와 국회, 정부는 차별금지법을 특정 종교의 찬반 문제에 국한하지 말고, 학계나 전문가들의 고견을 듣고 장단점을 알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저 역시 대한민국 모든 사람이 평등하게 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걸 누가 부정하겠는가”라며 “그러나 이미 제정·시행되고 있는 개별적 차별금지법만으로도 충분하다”며 “처벌 조항까지 포함한 특별법으로 다수 국민을 역차별하고 압제하는 요소가 많다. 이것이야말로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다 태우는 과유불급의 역차별법, 부자유법, 사회파괴법”이라고 덧붙였다.

소강석 목사는 “진정 차별 없는 사회, 모두 평등한 삶을 사는 사회를 만들려면, 그에 상응한 개별적 차별금지법을 보완하면 충분하다. 구태여 차별금지법을 제정해 온 국민을 억압할 필요가 어디 있는가”라며 “이렇듯 제가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이유는 특정 종교와 성소수자의 관점을 넘어선다. 철저히 국가와 국민과 다음 세대의 안위와 평안, 진정한 자유와 권리를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소 목사는 “우리 모두가 가해자와 피해자, 고발자와 범죄자가 되는 악법을 피하고, 사회가 추구할 공공의 가치 구현을 이루자는 충정에서 반대하는 것”이라며 “차별금지법을 권고한 인권위와 발의한 의원님들께서는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문제점을 슬쩍 감추거나, 표면적 질문의 여론조사를 앞세우거나, 정치 논리를 내세워서는 안 될 것”이라고 주문했다.

그는 “무엇보다 국가 백년대계 차원에서 모든 예측을 놓고 다시 한 번 시뮬레이션을 해본 다음,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을 감히 부탁드린다”며 “부디 국회와 국민들께서 이 점을 알아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소강석 목사는 “우리 기독교계에서도 동성애나 동성혼 때문에 포괄적 차별금지법을 반대하는 것을 포함해, 좀 더 넓은 안목을 갖고 국가와 국민 전체를 위해 반대 운동의 지평을 좀 넓혀 갔으면 좋겠다”며 “당연히 동성애와 동성혼에 반대하겠지만, 지금은 포괄적 차별금지법의 근본 문제에 대해 국회와 국민들 모두에게 공감을 주는 반대운동을 하면 좋겠다. 타종교에서도 이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연구해 보시기를 정중하게 제언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최근 인권위가 국회에 차별금지법 입법 권고안을 발표해 여야 국회의원들께서도 많은 고민에 빠져 있으실 것”이라며 “무엇보다 집권 여당의 책임이 크다. 그러나 오로지 국가와 국민 전체를 위해 심사숙고해서, 입법 반대 당론을 정해 주시길 바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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