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시민총연합(CCA), 정부 조치 강력 비판
교회만 금지하는 것, 형평성에 위배
규제만 하지 말고, 대책을 내놓아야
이명박 대통령 시절 ‘대통령을 위한 기도 시민연대(PUP)’로 알려진 한국기독교시민총연합(CCA)에서 ‘교회 소모임 행사 식사 금지, 강력 반대한다’는 제목의 성명서를 정부의 발표 직후인 8일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오는 10일 오후 6시부터 전국 모든 교회의 예배 외 모든 소모임이나 행사, 식사 행위가 금지된다고 발표했다. 이를 어길 경우 벌금이 부과되고, 해당 교회에 집합금지 행정명령이 내려진다.
이날 발표된 교회 핵심 방역수칙에 따르면 교회 책임자 및 종사자는 정규예배 외 소모임이나 수련회, 기도회, 부흥회, 성경공부 모임 등을 모두 금지해야 한다. 교회 내에서 음식을 제공하거나 단체 식사를 시행해서도 안 된다. QR코드를 활용한 전자출입 명부도 도입해야 한다. 교회 신도들은 예배시 통성기도 등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거나 말하는 행위가 금지된다.
방역 당국은 “핵심 방역수칙을 위반할 경우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교회 책임자 혹은 이용자에게 300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교회에 집합금지 조치가 시행된다”고 밝혔다.
이에 CCA는 “정부가 오늘 교회 예배 외에 소모임과 행사 식사를 금지한데 대해 강력히 반대하며 철회를 요청한다”며 “일반 식당이나 회사 등의 회의나 식사 모임은 그냥 두고 교회만 금지시키는 것은 형평성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교회도 엄연히 사회 주요 구성원이자 중요한 기관이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식당은 문을 닫아야 하고, 정부의 모든 소모임도 하지 말아야 한다”며 “국내 식당 수십만곳은 오밀조밀하게 모여 식사하는 가장 위험도가 높은 곳이다. 이런 곳은 그만두고 교회만 식사를 못하게 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철회를 강력히 요청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교회에 1천만명이 넘는 성도가 있고 당연히 가장 큰 그룹 집단이므로, 일반인 정도의 비율로 확진자가 나올 수는 있다. 그러나 한 기관의 통계에 의하면, 전체 확진자들 중 교회에서 일어난 확진자는 사회에서 일어나는 확진자 비율의 1/10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며 “정부는 무조건 교회를 규제만 하지 말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정부의 논리대로라면 모든 소모임은 중지되어야 한다”고 반박했다.
이들은 “강남의 음식점, 술집, 설명회에 가면 사람들이 빼곡히 모임을 갖고 식사하고 있다”며 “정부가 교회만 소모임과 식사를 금지하면, 교회에 보상이라도 해주겠다는 건가. 그러므로 이를 즉각 철회하라”고 강력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