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조신앙과 과학 20]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염병, 야생동물로부터 감염될 가능성 차단해야
동물들, 성경 말씀대로 본래 생태계 안에 살아야
창조 질서 근본, 신앙 중심의 가족 관계 회복해야
요즘은 연구실에서 제자들과 매일 코로나 바이러스 유전자를 대상으로 씨름하고 있다. 더 신속 정확하고 간편한 코로나19(COVID19) 감염증을 비롯해 다양한 질병의 진단법을 연구개발하기 위해서다.
개인적으로는 불가능하지 않다고 본다. RT-PCR(Real Time-Polymerase Chain Reaction: 실시간 중합효소연쇄반응*)을 적용한 이 방법은 오래 전 개발됐다.
그런데 왜 각 나라마다 코로나19 진단법 민감도에 차이가 나는 것일까? 그 원인은 바이러스에서 유전자만을 추출하는 작업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중에서 특이 부위를 선택하여, 이 부위에 상보적으로 붙을 수 있도록 디자인한 작은 DNA 조각(primer)을 제작하는 기초생물학의 세밀한 기법의 차이에 있다.
어떤 일이든 기초가 든든해야 흔들리지 않는 결과가 나오듯, PCR 기계가 아무리 좋아도 앞의 전처리를 제대로 하지 않으면 결과가 제대로 나올 수 없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영리하고 정교한 기술력을 갖춘 과학자들을 많이 배출해 도처에 포진시킨 결과,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우수한 진단 기술을 보유할 수 있게 되었다.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은 바이러스와 같이 눈에 보이지 않는 물질의 영향력 아래 있다. 4차 산업혁명의 영향과 더불어 세상은 코로나19 사태를 기준으로 프리 코로나(pre-corona)와 포스트 코로나(post-corona) 시대로 나누어질 것임에 틀림이 없다.
교육은 이미 이번 학기에 비대면으로 실행되는 것을 경험했다. 대한민국의 효율적인 K바이오 분야와 의료 시스템은 코로나 시대의 위기상황에서 그 진가를 세계에 보여주었다. 경제계도 비대면 위주의 새로운 산업육성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속화 되고 있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코로나19로부터 보다 간단하면서 안전하게 우리를 보호할 수 있을까? 이미 알고 있는 3밀(密)의 조건(밀폐된 공간, 밀집된 모임, 밀접한 접촉) 피하기, 마스크 착용과 손 씻기 이외에 간단한 방법 두 가지를 더 소개하고자 한다.
첫째, 외출 후에는 콧물이 나오지 않더라도 흐르는 물이나 휴지에 코를 푸는 것이 효과적이다.
대부분의 코로나 바이러스는 코를 통해 몸에 들어와 점차 인후를 거쳐 기도 혹은 식도로 가기 때문에 코털이나 점막세포에 붙어 있는 병원균은 어느 정도는 밖으로 배출이 될 것이다.
대개 병원성 미생물은 적은 숫자가 들어오면 우리 몸의 면역세포가 제거해 준다. 병균의 수가 일정 수준이 넘어가면 병에 걸리는 것이므로, 그 수를 가능하면 줄여주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외출 후에는 목에 있는 가래를 뱉고, 혹 여건이 되지 않으면 자주 식도로 넘기는 게 좋다.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바이러스는 인후를 거쳐 식도 혹은 기도로 들어가게 된다. 만일 기도로 들어가서 폐의 점액질 세포에 안착하면 급속도로 증식하여 폐렴을 일으키게 된다.
가래에 균이 있더라도 뱉거나 식도로 넘기면 위에서 위산 및 소화액에 의해 대부분 제거되며, 혹 장까지 도달하더라도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병은 면할 수 있다.
코로나19는 우리 인간에게 신종 바이러스로서, 그동안 인류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바이러스 감염증이다. 새롭게 진화됐다는 이야기가 아니라 오래 전부터 야생동물에 존재해 왔으나 인간에게는 처음 알려진 바이러스라는 이야기이다.
우리는 현재 지구에 존재하는 미생물의 1%도 제대로 모르고 있다. 코로나19 바이러스는 특히 몸에 들어가 가느다란 실 모양의 촉수(Filopodia)를 다량으로 만들면서 전파돼 신약 개발에 힘든 면이 있다.
자체 전파력이 이전의 어떤 질병보다 강력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주로 구강과 폐의 점막세포에 있는 ACE2(**)라는 단백질을 통해 인체에 감염된다.
또한 다른 바이러스들보다 생존력도 높다. 덥고 건조한 사막 기후에서는 햇빛의 영향으로 다소 감염력이 약해지는 면이 있으나, 80도가 되어야 바이러스가 소멸되니 여름에도 바이러스가 그리 쉽게 없어지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러한 코로나 시대에 우리 기독인들은 어떠한 마음의 자세를 가져야 하며, 이 사건을 통하여 우리가 하나님으로부터 받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성경에 의하면 하나님이 에덴동산과 생명체를 창조하시고, 아담과 이브에게 동산을 제대로 돌보고 피조물들을 다스릴 권한을 주셨다. 이는 창조주가 창조하신 본래의 모습 그대로를 우리가 지키며 보존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사명이라는 뜻이리라.
인간들에게는 이 동산을 아름답게 다스릴 의무가 있다. 땅을 경작하거나 정원을 가꿀 때, 그 만들어진 원형을 훼손시키거나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는 일 없이 자연환경을 창조 질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땅과 생명체 내에 있는 미생물과 식물 및 동물들이 생태계를 이뤄 협업을 하는 필연적 관계이다. 우리 몸 속에 있는 미생물과 우리가 서로 공생하는 것은 생명 현상의 유지에 필수적이라는 사실을 미생물학 발전을 통해 깨닫게 된지는 얼마 되지 않았지만, “다스리라”는 하나님 말씀 안에 이 과학적 이치가 있었다고 믿는다.
흔히 미생물이라 하면 막연히 병균을 생각하고, 그렇게 생각하도록 그동안 우리는 교육받아왔다. 그러나 그러한 편견은 완전히 버려야 한다. 우리는 출생과 동시에 눈에 보이지 않는 미생물에 노출돼 지금까지 함께 생활하고 있다.
우리 몸에는 우리의 세포 수보다 5-10배나 많은 미생물들이 존재하며, 대부분 몸에 해를 주지 않는다. 미생물이 없다면 오히려 우리의 건강을 유지할 수 없다.
심지어는 인간의 감정 상태가 위장관 미생물에 영향을 주어 미생물이 생산하는 대사산물의 종류와 비율이 달라진다. 장내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이 우리의 체질뿐 아니라 건강까지 결정하고 있다.
미생물은 마치 공기와 같이 눈에 안 보이지만, 우리 몸이나 피조 세계에 꼭 필요한 존재이다. 지금 우리 세대는 환경오염에 시달리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창조질서를 파괴하는 인간의 탐욕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기본권이라고 생각해 왔던 맑은 공기와 아름다운 생태계는 그동안 우리가 누려왔던 하나님이 주신 특권이자 은총이었음을 인류는 아직까지 깨닫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 사태 이전에 미생물이 우리에게 해를 준 대표적인 경우를 생각해 보자. 14세기 유라시아 대륙을 강타한 페스트 박테리아로 인한 흑사병으로 유럽 인구의 3분의 1이 목숨을 잃었으며, 봉건제도가 붕괴되고, 종교개혁이 이루어졌다.
또한 흑사병으로 인해 많은 유대인들이 유럽에서 핍박을 당했다. 다른 인종들은 모두 흑사병에 걸려 죽어 나가는데, 유대인은 흑사병에 덜 걸렸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유대인들이 병을 퍼뜨렸다는 모함이 돌기도 했고, 그로 인해 유럽에서 유대인 혐오가 극에 달했으며, 학살에 이르기까지 했다.
하지만 그 이유는 그들이 성경 말씀을 철저히 따라서 유럽인에 비해 정결한 예법을 지켰고, 개인위생 수칙을 잘 준수했기 때문이다. 외출 후 집에 오면 옷과 신발의 먼지를 털고, 기도 전에 반드시 온몸을 닦았다. 그리고 전염병 환자를 냉정하게 격리했다.
페스트 외에 신종 미생물 감염병으로는 2002년 사스, 2009년 신종플루, 2015년 메르스 등이 있다. 그러나 인류에게 큰 충격을 준 첫 신종 바이러스 감염병은 후천성면역결핍증(HIV/AIDS)이다.
미국에서 1981년 동성애자들과 마약 환자들을 중심으로 전파됐지만, 이미 아프리카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그 전에 감염되어 있었다.
신종 미생물 감염병의 공통점은 모두 야생동물로부터 시작해 사람에게 감염됐다는 것이다. 페스트는 들쥐에게서, HIV/AIDS는 원숭이에게서, 신종플루는 날짐승에게서, 사스와 메르스는 모두 박쥐에게 있던 바이러스가 다른 설치류 동물들에게 전파되고, 이 동물들로부터 사람에게 전파되었기 때문에, 전문가들은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박쥐로부터 시작되었을 가능성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이들 바이러스들은 숙주 특이성이 있어 원래 숙주에는 병을 일으키지 않으나, 사람에게는 병을 일으킨다. 따라서 앞으로 또 다른 신종 바이러스 질병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는 방법은 야생동물로부터 감염될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다.
결국 성경 말씀대로 동물들이 본래 생태계 안에서 잘 살 수 있는 환경 보전을 위해 노력을 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나님께서 모든 동물을 귀한 생명체로 차별 없이 창조하셨으나, 육축(가축)과 땅의 짐승(야생동물)을 따로 구별하셨고, 레위기에는 먹을 수 있는 짐승과 먹을 수 없는 짐승을 구별하셨다. 그 중 쥐와 박쥐는 먹지 말라고 구약성경에 나와 있다(레 11:19, 29).
또한 신약성경에는 먹을 것에 관해 “모든 것이 가하나 모든 것이 유익한 것이 아니요, 모든 것이 덕을 세우는 것은 아니다(고전 10:23)”고 말씀하고 있다.
동산이 파괴되면 야생동물들은 원 서식처를 잃게 되고, 먹이를 찾기 위해 사람들이 사는 곳으로 올 수밖에 없게 된다. 또한 야생동물을 사냥하고 먹는 경우 당연히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일이 발생하며, 특히 야생동물을 끓이지 않고 먹는 것은 그들의 미생물을 모두 받아들이는 것이며, 이는 건강을 위협하는 행위이다.
하나님께서 세상을 창조하시면서 창세기에서 명령하신 것은 땅을 정복하고 모든 생물들을 다스리라는 것이었다. 이 말씀은 인간이 하나님을 대신해서 땅과 생명체들을 다스리는 청지기 같은 존재라는 것이지, 자연을 우리 좋을 대로 마음껏 이용하라는 게 아님을 명심해야 한다.
동산과 생명체들을 파괴하는 것으로부터 우리가 적극적으로 보호해 그들이 생육하고 번성할 수 있도록 도우라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말씀하시는 ‘정복’은 하나님의 영적 질서가 세워지지 않은 곳에 ‘하나님의 창조질서’가 세워지도록 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신종 감염병으로 고통받고 있는 근본적인 이유는, 하나님의 창조 질서에 따라 생태계가 완벽한 균형과 조화를 이루어 살아가도록 우리가 하나님의 동산을 유지해 주지 못하고, 인본주의 신앙에 의거해 하나님의 동산을 파괴한 대가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우리 기독인들은 어떠한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인가? 우리는 이미 보이지 않는 적과의 전쟁을 하고 있다. 그것은 요한계시록의 경고처럼 디지털 화폐 등으로 우리의 모든 정보의 노출을 요구하며, 인본주의를 앞세워 창조 질서와 섭리를 무너뜨리려는 영적 전쟁이다.
이에 우리는 현명하게 영을 분별하여 다음과 같이 지혜롭게 창조질서의 회복을 위해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첫째, 우리는 인본주의 신앙에서 돌이켜 다시 창조주 하나님만을 바라보는 신앙을 회복해야 한다.
둘째, 비대면 활동으로 생긴 여유 시간에 창조 질서의 근본인 신앙 중심의 가족 관계를 회복해야 한다.
셋째, 하나님이 원래 우리에게 지어주신 아름다운 자연 생태계로 회복시키고자 노력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이 세상을 말씀으로 지으신 성경의 권위가 임재하는 예배를 회복해야 하는 등, 우리에게 제2의 종교개혁이 요구되고 있다.
하나님께서는 이 세상을 창조하시고 심히 기뻐하셨고(창 1:31), 하나님이 지으신 모든 것은 선하다(딤전 4:4). 그러나 우리는 인간의 탐욕으로 악의 세력이 들어와 이 세상이 타락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
지금 우리에게는 은총으로 주신 교회, 가정, 자연 생태계를 무너뜨리려는 전쟁으로부터 창조 질서를 지키기 위한 청지기로서 믿음의 씨름이 바로 눈앞에 놓여있음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종말로 너희가 주 안에서 하나님의 전신갑주를 입으라. 우리의 씨름은 혈과 육에 대한 것이 아니요 정사와 권세와 이 어두움의 세상 주관자들과 하늘에 있는 악의 영들에게 대함이라(엡 6:10-12)”.
*PCR(중합효소연쇄반응) 원천개발자는 1993년에 노벨상을 탈 정도로 중요한 생명과학분야의 발견이었다. 아주 적은 양의 유전자라도 상보적 primer 한 쌍과 중합효소를 이용하여 1억배 이상 증폭하여 확인하는 이 방법 자체는 어렵지 않으나, 자칫 적은 양이라도 오염이 되면 틀린 결과가 나올 수 있는 매우 민감한 방법이다.
**바이러스 외부에 존재하는 스파이크 단백질이 ‘앤지오텐신전환효소2(ACE2; Angiotensin Converting Enzyme2)’라는 인간 점막세포에 존재하는 단백질을 인식하고 이를 통로로 이용하여 몸 안으로 침투한다. 원래 이 ACE2 단백질의 주요 기능은 심장 기능과 혈압조절을 위해 생체 세포막에 붙어서 작용하는 효소인데, 바이러스가 이를 통하여 침투하면 이들 기능이 조절이 잘 안 되어, 심장이나 혈압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에게는 이 바이러스가 더 위험하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흡연자, 당뇨,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이 고위험군으로 분류가 되는데 그 이유는 이들의 점막세포에 보통 사람들보다 ACE2 단백질이 많아서 바이러스가 더 쉽게 침입하기 때문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김준
고려대학교 생명과학부 교수
한국미생물학회장 및 한국미생물학회연합회장 역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