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뉴스앤조이, 염안섭 원장에게 500만원 손해배상하라”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기사 내 ‘가짜 뉴스 유포자’ 관련 부분 삭제해야

신뢰 저하시킬 의도 담긴 공격적 표현
염 원장 명예 내지 인격권을 훼손 행위
뉴스앤조이가 제기한 반소는 기각당해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 ⓒ크리스천투데이 DB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 ⓒ크리스천투데이 DB

뉴스앤조이가 염안섭 원장(수동연세요양병원)에게 500만원 및 이자를 지급해야 한다는 손해배상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방법원 제14민사부는 염안섭 원장이 뉴스앤조이와 구권효 씨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본 소송(2019가합582335)에 대해 22일 이 같이 판시했다.

이와 함께 염 원장이 뉴스앤조이 해당 기사에 대한 반론을 본지에 제기한 것에 대해, 뉴스앤조이 최승현 씨가 제기한 반소(2020가합538570)에 대해서는 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판결 확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뉴스앤조이 웹사이트에 게재돼 있는 2018년 12월 7일자 ‘보수 교계가 믿고 따르는 에이즈 전문가 염안섭’이라는 제목의 기사 중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가짜 뉴스 유포자 중 한 명으로 지목되고도’ 부분을 각각 삭제하라”며 “기재 기간 내에 이행하지 않을 경우 기간만료 다음 날부터 이행완료일까지 1일 3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밝혔다.

또 “피고 뉴스앤조이와 구권효는 공동하여 원고(염안섭 원장)에게 5백만원 및 이에 대해 2018년 12월 7일부터 2020년 7월 22일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덧붙였다.

소송 비용은 본소의 8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고, 반소의 경우 피고 뉴스앤조이와 반소 원고 최승현 씨가 부담하라고 판시했다. 나머지 본 소송 청구와 반소 청구는 기각했다.

판사들은 “뉴스앤조이가 염 원장의 주장에 대한 진위성이나 당부를 보도한 것은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에 해당하나, 염 원장을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자’라고 표현한 것은 그의 주장에 대한 일반인의 전반적인 신뢰를 저하시킬 의도가 담긴 공격적인 표현으로, 공공의 이해에 관한 사항으로 볼 수 없다”며 “위와 같은 공격적 표현은 사회의 올바른 여론 형성 내지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바가 없고, 오히려 염 원장을 허위사실 유포자로 낙인찍어 여론형성 내지 공개토론의 장에서 배제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고 했다.

또 “염안섭 원장이 반동성애 활동가로서 일반 대중을 상대로 계몽·설득하는 강연자라는 사회적 지위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표현은 그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지나치게 훼손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뉴스앤조이와 구권효 씨가 이 사건 기사에서 원고를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자’로 표현한 행위는 원고의 명예 내지 인격권을 훼손하는 행위로 봄이 상당하다”고 전했다.

이들은 “위와 같은 표현이 담긴 이 사건 기사가 뉴스앤조이 사이트에 계속 게재되어 있음으로 인해 원고의 명예 내지 인격권에 대한 침해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며 “따라서 그 침해 상태를 제거하기 위해 피고 뉴스앤조이는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7일 이내에 위와 같은 표현을 삭제할 의무가 있다. 아울러 기사 삭제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1일 30만원의 비율로 계산한 간접강제금 지급을 명한다”고 밝혔다.

다만 “염 원장은 자신이 ‘자신은 가짜 뉴스 유포자가 아니다’라고 했던 부분의 삭제도 구하고 있으나, 이는 그의 반론 또는 발언을 그대로 옮긴 것이어서 그로써 그의 명예 내지 인격권이 훼손된다고 보기 어렵다”며 삭제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뉴스앤조이의 해당 기사에 염안섭 원장이 본지에 제기한 반론 중 ‘뉴스앤조이가 가짜뉴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주장한 반소에 대해서도 “이 칼럼은 뉴스앤조이 기사 내용에 대한 반론 성격의 글이어서, 이와 같이 공개적으로 반론을 제기하는 것은 사회의 올바른 여론형성 및 공개토론에 기여하는 바가 있다”고 기각 판결했다.

제14민사부는 염 원장의 주장에 대해 “정국진은 오랫동안 앨리스 베일리에 관해 연구한 신지학자인데, 이 법정에 출석해 앨리스 베일리의 스승인 드왈 쿨은 육신도 버리고 영원히 살 수 있는 존재이고 앨리스 베일리의 저서 중 일부는 그러한 영적 존재인 드왈 쿨과의 대화를 기록한 것이라고 진술했다. 이에 비춰볼 때 드왈 쿨의 실존 여부에 관해 논쟁의 여지가 있고, 드왈 쿨을 실존하지 않는다고 보는 시각에서 그를 ‘귀신’이라고 표현하거나 앨리스 베일리가 귀신과 대화했다고 보는 시각에서 그녀를 ‘서양 무당’ 또는 ‘영매’라고 표현하는 것을 허위라고 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염 원장이 위와 같은 정보를 토대로 앨리스 베일리가 오컬트이자 이단이라고 주장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고도 했다.

또 “비록 염 원장이 뉴스앤조이에 대해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한 차례 표현하고 이것이 뉴스앤조이에 대한 일반인의 전반적 신뢰를 저하시킬 의도가 담긴 공격적 표현이나, 뉴스앤조이는 언론사로서 이에 대해 스스로 반박할 수 있고, 실제 같은 날 반박 기사를 상세히 내보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염 원장이 뉴스앤조이를 가리켜 ‘가짜 뉴스를 유포하고 있다’고 표현한 것은 뉴스앤조이가 먼저 염 원장을 가리켜 ‘가짜 뉴스 유포자로 지목된 자’라고 표현한 데서 비롯된 것으로 보이고, 뉴스앤조이의 염 원장에 대한 비판 수위 및 빈도가 염 원장의 뉴스앤조이에 대한 것보다 훨씬 더 높다”며 “칼럼의 표현 방식이나 내용이 언론 자유의 한계를 넘어 뉴스앤조이에 대한 모욕적이고 경멸적인 인신공격 수준에 이른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했다.

그러므로 “염안섭 원장의 이 칼럼은 뉴스앤조이가 용인해야 할 비판의 수인 범위 내로, 상당성을 잃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염 원장이 뉴스앤조이에 대해 손해배상 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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