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죄 혐의 소명, 증거 인멸 우려” 수원구치소 수감
조직적으로 증거 인멸 정황 발견돼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 방해 혐의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교주 이만희 씨(89)가 8월 1일 새벽 정부의 코로나19 바이러스 방역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구속됐다.
수원지법 이명철 영장전담판사는 7월 31일 이만희 씨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 뒤 “범죄 혐의가 소명되고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명철 판사는 “범죄사실에 대해 일부 다툼의 여지가 있으나, 일정 부분 혐의가 소명됐다”며 “수사 과정에서 조직적으로 증거를 인멸한 정황이 발견되며, 종교단체 내 피의자 지위 등에 비춰볼 향후 추가적인 증거인멸의 염려를 배제하기 어렵다”고 사유를 밝혔다.
나이와 건강 상태에 대해선 “고령에 지병이 있지만, 수감생활이 현저히 곤란할 정도라고 보이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7월 31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8시간 30분 동안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했으며, 1일 오전 1시 20분쯤 구속을 결정했다.
법원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마치고 수원구치소로 이동해 결과를 기다리던 이만희 씨는 그대로 구속됐다.
이만희 씨는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 사태가 확산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신도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 보고한 혐의(감염병예방법 위반)를 받고 있다.
또 신천지 연수원인 평화의 궁전을 신축하는 과정에서 50억여원의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도 받고 있다.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자체 승인 없이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개최했던 혐의도 있다.
이만희 씨는 7월 31일 오전 개인 차량을 타고 수원지검으로 출석했다. 검찰청사 지하주차장으로 곧장 진입, 검찰과 법원 등 양 청사를 연결하는 지하통로를 따라 법정으로 이동해 청사 바깥과 입구에서 대기하던 취재진과 마주치지 않았다.
신천지 측은 지난 7월 8일 비슷한 혐의로 간부 3명이 구속된 바 있다. 이후 검찰은 지난 7월 17일과 23일 두 차례에 걸쳐 이만희 씨를 불러 조사한 후, 지난 28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