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개월여간 수사로 이만희 포함 4명 구속·15명 불구속 기소
서버 전문가 동원 교인 정보 조작 등 조직적 증거인멸 시도
신천지예수교증거장막성전(신천지) 교주 이만희(89) 씨가 구속기소돼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6개월여간의 수사로 이 씨를 비롯해 핵심 간부 등 신천지 관련자 19명을 기소했다.
수원지검 형사6부(박승대 부장검사)는 14일 감염병예방법 위반,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 방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 위반(횡령), 업무방해 등의 혐의로 이만희 씨를 구속 기소했다.
또 신천지 전산과장 A(44) 씨 등 핵심 간부 11명을 같은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겼다.
이 씨는 신천지를 중심으로 코로나19가 확산하던 지난 2월 신천지 간부들과 공모해 방역 당국에 교인 명단과 집회 장소를 축소해 보고한 혐의로 지난 1일 구속됐다.
그는 교인 8명을 누락하고 24명의 생년월일을 조작한 교인 명단을 방역당국에 제출하도록 하고, 10만명의 주민등록번호 정보 제출을 거부했으며, 5만 명에 대해서는 엉뚱한 생년월일이 기재된 정보를 내도록 지시한 것으로 조사됐다.
집회 장소와 관련해서는 위장시설 358곳을 포함한 757곳을 누락한 시설현황 자료를 제출했다.
이 씨 측은 “본인이 교인이라는 사실을 원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고, 공무원 같은 특수 직군의 경우 교인으로 알려지면 불이익을 당할 수 있어 그랬다”고 해명했다.
이 밖에 이 씨는 가평 신천지 연수원 신축 과정에서 50억여원의 교회 자금을 가져다 쓰는 등 56억원을 횡령하고,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방자치단체 승인 없이 공공시설에서 종교행사를 연 혐의도 받는다.
이 씨와 함께 불구속기소된 11명은 대부분 신천지 간부들로, 증거인멸에 관여하거나 서류를 위조해 건축허가를 받고 시설물을 무단 사용하는 등 불법으로 활동해 왔다.
이들은 대구 교회 전체 교인명단을 제출하면서 132명을 누락했고, 대구 교회 예배에 참석한 다른 교회 교인 정보 제출 시 154명을 누락했다.
이 가운데 전산과장 A씨는 교인 중 서버 전문가를 동원해 중국 우한 교회 교인의 출결 정보를 조작하고 주민등록번호 정보 등을 삭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신천지 측은 이에 대해서도 “우한이 코로나19의 진원지로 여겨지는 상황에서, 우한 교인들의 국내 행적을 사실대로 밝히면 여러 측면에서 불이익이 우려됐다”고 해명했다.
검찰은 지난 2월 27일 전국신천지피해자연대(전피연)로부터 이 씨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해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고, 신천지가 제출한 자료와 방역 당국이 확보한 자료 간 불일치 사례를 확인하는 등 수사를 벌여왔다.
앞서 지난달에는 방역 당국에 자료를 제출하는 과정에서 일부를 고의로 누락하고, 수사에 대비해 증거를 인멸한 혐의로 신천지 본부 소속 총무 A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이날 이 씨 등 12명이 추가 기소되면서, 이번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진 인원은 모두 19명으로 늘었다.
이 씨는 자신에 대한 구속이 합당한지 판단해 달라며 법원에 재심사를 청구했지만, 전날 기각돼 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됐다.
법원은 “심문 결과와 서류에 나타난 내용을 토대로 범죄사실의 소명 정도, 수사 진행 상황, 건강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구속영장 발부가 부적법하다거나 구속의 필요성 등이 인정되지 않을 정도의 사정 변경이 생겼다고 보이지 않아 청구의 이유가 없음으로 결정했다”고 기각 사유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