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하루 4시간 동안 도림교회에서 임원과 영등포노회만 참석
나머지는 전국 37개 회집 교회에 모여 화상회의
1박 2일로 축소했다, ‘하루 온라인’으로 더 줄여
기장·합신도 온라인, 고신은 3주간 하루씩 총회
오는 9월 21일부터 열리는 예장 통합 제105회 총회가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사상 초유의 ‘온라인 총회’로 치러지게 됐다.
예장 통합 총회(총회장 김태영 목사) 임원회는 3일 오후 ‘온라인 총회 개최’를 결의했다.
온라인 총회는 도림교회(담임 정명철 목사)에서 4시간 동안만 진행되며, 이곳에는 총회 신·구 임원과 도림교회가 속한 영등포노회 총대만 참석한다.
나머지 총대들은 전국 37개 회집 교회에 노회별로 모여 온라인 화상회의 시스템으로 회의를 진행하게 된다. 회집 교회당 인원은 방역당국 지침에 따라 50명 이하로 조정된다.
이로써 임원 교체 등 필수 절차와 긴급 결의사항만 간소하게 회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총회는 폐회 후 22-25일 각 부·위원회별를 순차적으로 분산 회집해, 조직 구성 및 헌의안을 심의하고 그 결과를 총회 임원회에 보고하는 방식으로 회무를 처리할 예정이다.
예장 통합 총회의 이러한 결정은 총회에 참석할 수 있는 대의원이 총 1,500명으로,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방역당국의 지침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현재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를 실시중인 방역당국은 각종 집합·모임·행사를 이유로 실내에 50명 이상 모임을 갖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더구나 교회의 경우 청중들이 예배당에 참석하지 않는 ‘비대면(온라인) 예배’만 허용하고 있다.
총회는 이러한 사회적 분위기를 감안해 이 같이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당초 예장 통합 총회는 9월 21-24일 3박 4일간 서울 도림교회에서 열기로 했던 제105회 총회를 코로나19 사태로 1박 2일로 축소한 바 있으며,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일정을 더 줄인 것이다.
이와 관련, 예장 통합 총회는 헌법위원회(위원장 황형찬 목사)에 국가적 재앙 상태에서의 총회 개최에 대해 문의했고, ‘온라인 총회’가 가능하다는 해석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규칙부(부장 김성철 목사)는 현행 헌법상으로는 화상회의가 불가하다는 해석을 내렸다고 한다.
헌법위원회는 “현재는 국가적 재난상황으로, 감염병예방법에 따라 집합금지 명령이 내려진 경우 총대 1,500명이 모두 모여 총회를 진행할 수 없다”며 “이와 관련한 총회 헌법이나 규칙 등이 없다. 이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초유의 재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헌법 정치 제88조에 근거해 ‘현장 총회 교회(도림교회)’에서 임원 등 최소 인원으로 총회를 개최하되, 최소 인원 외의 총대들은 1-3개 노회별로 지역 1개 교회를 ‘온라인 총회 출석(회집) 교회’로 지정 후 그 장소로 출석함으로써 현장 및 온라인을 겸한 총회를 개최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또 “개회성수 적용은 출석인원을 노회별로 수기, 전자시스템을 통해 확인 후 ‘현장 총회 교회’ 운영본부에 제출함으로써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임원 선출은 현장 총회 교회와 온라인 총회 출석 교회에서 무기명 비밀투표(투표용지 또는 전자투표)를 활용해 투표하고 이를 보고·수집함으로써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와 함께 “금번 국가적 재난사항인 코로나19 상황에서 치루는 총회에 대해, 총회 임원회 및 관련부서는 헌법 정치 제85조 임원선출, 제86조 총회 개회성수, 제88조 회원권 성립과 총회 제 규정에 명시돼 있는 총대들의 표결권, 발언권 확보 등에 대한 보다 철저한 대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총회는 부총회장 신정호 목사를 위원장으로 ‘총회진행 준비위원회’를 구성하고, 총회 준비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9월 총회 예정된 타 교단들은
이로써 장로교 각 교단들과 기독교한국침례회 등 9월로 예정된 각 교단들의 총회 형식 변경 여부도 주목받고 있다. ‘대규모 모임’ 자체에 대해 극도로 민감한 사회적 분위기 때문에, 종전대로 1천여명이 한 자리에 모일 경우 확진자 발생 여부와 관계없이 여론의 비난을 한 몸에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장 합동과 백석 등 규모가 큰 교단일수록 이러한 부담은 커질 전망이다. 총대뿐 아니라 총회 관계자들, 심지어 총회 장소에 잠시 다녀간 사람들 중에서 한 명이라도 확진자가 발생할 경우 총회에 모였던 모든 목회자와 성도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아야 하는 것은 물론, 음성이 나왔더라도 1-2주간 자가 격리에 들어가야 하기 때문이다.
만에하나 총회 장소에 확진자가 다녀가거나 그곳에서 집단 감염이 일어날 경우, 교회에 대한 사회적 분위기는 더욱 악화될 수 있다.
그러나 각 교단 헌법 및 제규정에는 ‘비대면 또는 온라인 총회’에 대한 규정이 마련돼 있지 않은 상태여서, 총회 임원이나 실행위원회 등이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을 경우 마땅한 대안을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현재 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김종준 목사)는 9월 21일부터 용인 새에덴교회(담임 소강석 목사)에서 1박 2일간 진행될 예정이다. 합동 총회 준비위원회 측은 2주 가량 남은 총회 때까지 코로나 확산세가 꺾일 것을 기대하고 있으며, 방역에 만전을 기하면서도 확산세가 계속될 경우를 대비한 ‘플랜 B’도 마련해 놓은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예장 고신 총회(총회장 신수인 목사)는 앞서 코로나19 사태를 대비한 사례다. 예장 고신 총회는 9월 15-17일 부산 포도원교회(담임 김문훈 목사)에서 개최할 예정이던 제70회 정기총회를 숙식 없이 3주간 매주 하루씩 갖기로 했다.
임원회는 9월 15일과 22일, 그리고 추석 연휴가 지난 10월 6일 각 오후 1-6시에 총회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첫날은 조직 총회로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열린다. 22일에는 부·위원회 안건 심의로 각 부서가 지정한 장소에서 따로 모이며, 10월 6일은 정책 총회로 천안 고려신학대학원에서 진행된다.
예장 합신 총회(총회장 문수석 목사)도 제105회 총회를 22-23일 1박 2일로 줄였으나, 22일 하루로 또 다시 단축하면서 실시간 화상회의로 진행한다. 총회 당일 본부는 창원 벧엘교회로 두고, 참석 인원은 총회 임원과 20개 노회장들로 제한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장 육순종 목사, 이하 기장) 총회도 9월 22-23일 제105회 총회를 ‘온라인 화상회의’로 열기로 했다. 예장 통합 총회와 마찬가지로 가까운 지역 노회별 총대들이 21개 권역에서 50명 이하씩 모여 ZOOM 화상회의 시스템을 활용해 총회를 연다. 첫날에는 임원선거, 둘째 날에는 임원 이·취임과 공천 인준, 위원회 보고 후 마무리할 예정이다.
예장 백석 총회(총회장 장종현 목사)는 9월 14-15일 1박 2일간 강원 정선의 한 컨벤션에서 축소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재확산이 계속되면서 온라인과 10월 연기 실시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총회를 1주 연기하고 반나절만 진행하기로 했다. 총회 장소도 숙박시설과 대형 회의장이 있는 컨벤션 대신 온라인 회의 중계가 가능한 곳으로 변경할 전망이다.
기독교한국침례회(총회장 윤재철 목사)는 제110차 정기총회를 오는 21일부터 1박 2일간 경주 화백컨벤션센터에서 축소 개최하기로 했다. 10월 총회가 예정된 기독교대한감리회도 일정과 방식 등을 논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