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제5회 헤븐리터치 ‘성령과 하나님나라 심포지엄’
예수님은 신체적 질병 해결해주실 뿐 아니라
억압적 사회종교적 문제, 영적·심리적 회복도
질병 원인 영혼 병적 현상, 근본적 치유해야
2020 제5회 헤븐리터치 미니스트리(대표 손기철 박사, 이하 HTM) ‘성령과 하나님나라 심포지엄’이 ‘하나님나라와 치유’라는 주제 아래 5일 비대면 온라인 방식으로 개최됐다.
이날 심포지엄에서는 김광수 교수(침신대)가 ‘주 예수의 공생애에서 복음선포와 치유사역’, 배본철 교수(성결대)가 ‘성령과 전인치유’, 손기철 박사(건국대 명예교수)가 ‘교회와 치유사역’을 각각 발표했다. 총평은 김태섭 교수(장신대)가 맡았다.
심포지엄에 앞서 한국신약학회 직전 회장 김동수 교수(평택대)는 축사에서 “치유는 하나님나라의 부수물이 아니라 필수 요소이고, 신약성경에서 말하는 예수님의 치유는 전인적인 것이었다”며 “치유에 대한 신학 정립과 함께, 치유 사건이 오늘날에 일어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말했다.
복음 선포와 치유 사역
첫 발표에서 김광수 교수는 “공관복음서에 따르면, 예수님의 초기 갈릴리 사역은 병자 치유 사역에 집중돼 있다(막 1:32-34; 마 8:16-17; 눅 4:40-41). 예수님은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하시며 병자 치유 사역을 병행하셨다(막 1:39; 마 4:23; 눅 4:44)”며 “예수님은 자기를 죽이려 한다는 갈릴리 분봉왕 헤롯을 향해 귀신축출 사역과 함께 병자 치유 사역을 공생애 사역의 중심적 국면으로 말씀하셨다(눅 13:32)”고 소개했다.
김 교수는 “한국교회에 성령 운동이 일어나면서, 예수님의 치유 사역이 신유 은사와 연결돼 크게 부각됐다. 그러나 예수님의 치유 사역이 신체 치료 차원에 머물렀다면, 예수님은 그 시대 널리 활동하던 기적적 치료자들 중 한 사람에 불과했을 것”이라며 “예수님의 치유 사역의 근본적 의미를 이해하려면 질병과 질환, 그리고 치료와 치유라는 용어의 이해뿐 아니라, 고대 사회에서 병듦과 건강 회복에 관해 어떤 방식으로 이해하고 대처했는지 사회문화적 차원에서 이해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그는 “질병(disease)이 생의학적 용어라면, 질환(illness)은 사회문화적 시각을 반영한다. 질병이 개인적이라면, 질환은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는 사회성을 갖는다”며 “치료는 질병과, 치유는 질환과 관계된다. 치료(curing)가 질병을 검사하고 원인을 제거하는 것이라면, 병듦에 의해 야기된 개인적·사회적 삶의 문제를 포함하는 사회문화적 시각을 반영하는 ‘질환’은 치유(healing)한다고 말한다”고 설명했다.
김광수 교수는 “현대의학적 시각에서 주요 관심은 질병의 병리학적 원인을 찾아 치료하는 것이나, 고대인들은 병듦을 주로 질환으로 이해했다. 질환의 시각에서 병듦은 병자 자신은 물론, 그 사람이 소속되어 있는 집단의 여러 사람들에게 부정적 영향을 끼치는 불행의 구체적인 실례”라며 “질환으로 이해하는 입장에서는 병듦의 증상을 파악하고 분류하며 그것이 개인과 집단에게 주는 의미를 발견하는 것 혹은 그 증상을 어떻게 의미 있는 삶으로 연결시키는가를 발견하는 데 일차적 관심을 둔다”고 전했다.
김 교수는 “예수님의 병자 치유 사역은 단순한 질병 치료가 아니라, 복합적 질환 치유 사역이었다. 그 목표는 억압적이고 비인간화의 사회-종교적 문제들의 해결을 추구하는 것이었다”며 “예수님은 병듦과 관련해 형성된 유대교 사회의 상징적 질서 곧 그 사회의 대중적 인식과 치유 체계에 대하여 도전하셨고, 권위자들에게 도전하면서 그들과 심각하게 대립하게 됐다”고 분석했다.
구체적으로 예수님은 ‘나병 환자 치유(막 1:40-45)’를 통해 ‘거룩함’에 관한 율법의 근본 의도를 알지 못한 제사장들을 비판하셨고, ‘중풍병자 치유(막 2:1-12)’를 통해 유대교 제사장들과 서기관들이 확립해온 전통적 정결체계를 비판하셨으며, ‘혈루병자 치유(막 5:25-34)’를 통해 유출병에 대한 유대교의 정결체계에 도전하셨다.
그는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 아들의 희생적 사랑을 토대로, 자유와 평등과 사랑의 핵심 가치를 구현하는 ‘하나님의 가족 공동체’ 속에서 구현된다”며 “이렇게 이루어지는 하나님의 새로운 백성의 공동체에서는 인종과 계급과 성별의 차별이 없다. 예수님은 유대교 정결체계가 냉대와 경멸과 비인간화를 안겨다 주는 불행의 근원으로 작용함을 보셨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예수님은 신체적 병듦의 문제를 해결해주는 것은 물론, 그 병듦과 관련된 불의하고 억압적인 사회-종교적 문제를 해결해줄 뿐 아니라,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을 통한 영적 회복과 심리적 회복도 함께 주시는 근원적이고 다면적인 해방 사역을 하셨다”며 “예수님은 특히 혈루병 걸린 여인을 치유하시면서, 남성 중심의 유대교 정결사회로부터 총체적으로 회복시켜 주는 하나님의 새로운 구원 행동을 보이셨다”고 정리했다.
성령과 전인 치유
이어 배본철 교수는 “성령 안에서 역동적으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확산하던 초대교회의 모습과는 달리, 점차 기독교회는 세속화의 물결과 교권 제도(hierarchy) 발전을 통해 자유로운 성령의 나타남을 배제하는 경향을 보였다”며 “예수 그리스도의 피로 값없이 구원 받은 우리들은 이 땅 위에서 하나님 나라 확장을 완수하는 일에 각각 여러 모양으로 부름받았다. 그리고 이 일을 위해 성령께서는 우리 안에서 인도하시고 다스리시며 권능을 나타내기 원하신다”고 말했다.
배 교수는 “복음을 전할 때 귀신들의 세력을 제압하고, 병든 자들이 치유되는 표적이 나타났다. 이는 자랑에 빠지거나 개인적 이익을 추구하는 목적이 아니라, 오직 세계 복음화의 완수를 위해서였다”며 “이는 개개인의 능력이 아니라, 위로부터 오는 능력(power from on high)이고 성령의 권능을 받는 일이었다. 이러한 성령의 능력은 전인적 구원의 열매와 함께 특히 힘 있게 드러났다”고 분석했다.
그는 “성령께서 베푸시는 인간 구원과 치유의 과정은 인간 영혼으로부터 시작된다. 논리적 순서로는 인간 영혼이 먼저 해방돼야 마음도 치유되고, 몸도 구속될 수 있다”며 “그러나 경험적으로는 인간의 전체적 영역이 구원의 은혜로 변화되기 시작한다. 이 중에서 구원받는 순간 가장 뚜렷하게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영혼의 해방”이라고 했다.
배본철 교수는 “신체적 질병 치유를 위해 드러난 몸의 질병만 치료하는 것은 일시적일 수 있다. 다시 말해, 질병의 원인인 영혼의 병적 현상을 근본적으로 치유해야 하는 것”이라며 “이 점에서 질병의 치유와 귀신의 영향 또는 억압의 관계성이 나타난다. 그러므로 성령의 능력에 의해 귀신이 추방돼 치유가 일어날 때, 몸의 질병이나 이상 현상들이 회복되는 것은 결코 이상한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배 교수는 “성령뿐 아니라 귀신들도 질병을 치유하는 경우들이 많음을 유의해야 한다. 그러므로 병이 나으면 무조건 하나님이 고치셨다고 보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크리스천들에게 가장 기본적으로 요구되는 믿음은, 내 안에 하나님의 생명과 능력이 거하는 이상, 나의 몸은 귀신들에게 노략질당할 이유가 없는 하나님의 능력 있는 병기요 하나님의 성전임을 고백하는 일”이라고 역설했다.
그는 “기도와 믿음을 통한 치유의 역사는 성령의 나타남(Manifestation of the Holy Spirit)의 영역에 속한다. 잊지 말 것은, 이 모든 주체가 오직 성령이시라는 점”이라며 “어떤 이들은 이러한 성령의 나타남이 초대교회에만 있었지, 오늘날에는 더 이상 구현되지 않는다고 믿는다. 그러나 이러한 성령의 능력에 눈과 마음이 닫히는 것은 승리로운 경건생활과 능력 있는 복음 증거의 삶에서 큰 손실”이라고 우려했다.
또 “이 모든 성령의 나타남은 반드시 전도와 교회의 유익을 위해 기도하거나 행하고 있을 때 주어진다. 성령의 나타남은 내가 어떤 능력을 원한다고 해서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며 “특정 은사와 나타남이 지속되는 것도 아니다. 교회의 유익을 위해 활용할 때 그분이 원하시는 방향으로 나타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배본철 교수는 “초대교회는 복음을 전할 때 치유와 귀신들을 추방하는 능력을 크게 활용했다(행 5:14). 병을 고치고 귀신들을 제압하는 능력은 바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승리에 근거를 두고 있다”며 “이런 점에서, 현대의 교회들이 복음을 전함에 있어 성령의 초월적 권능 대신 여러 인위적 수단과 프로그램에 더 많이 의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끝으로 “그리스도께서는 복음을 전하는 모든 믿는 자들에게 병을 고치고 귀신을 제어할 능력을 주셨다(막 16:17-18). 예수께서 행하셨고 사도들이 그대로 따라 행했듯, 우리도 복음 전하는 이 모든 일에 성령의 능력을 따라 행함이 필요하다”며 “현대 교회 내에 예수 그리스도의 치유 능력과 귀신을 추방하는 권세가 강하게 드러나시도록, 우리는 먼저 자신을 성령께 내어드려야 한다”고 권면했다.
교회와 치유 사역
손기철 박사는 “지난 500년간 삼위일체 하나님은 인정하지만 성령의 운행하심과 역사하심을 부정하는 기적종식론이 전통 신학으로 인정받아 왔다”며 “자유주의 신학자는 성경의 초자연적 부분을 전혀 믿지 않는 반면, 세대주의자들은 성경에 나타난 초자연적인 일들을 인정하지만 그러한 일들은 마지막 사도의 죽음이나 성경의 정경화 작업의 완성과 함께 더 이상 일어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고 소개했다.
손 박사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적과 표적은 역사 속에서 계속 일어났다. 단지 우리가 인정하지 않았을 뿐”이라며 “사도 시대 이후 기사와 표적이 일어날 수 없다고 생각할 성경적 근거가 없고, 오히려 그런 일들이 지금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더 성경적”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기사와 표적이 사도 시대에만 일어났다고 보는 것이 아니라, 왜 사도 시대에만 나타났는지에 대해 회개해야 한다”며 “예수님도 하나님 나라를 전하기 위해 기사와 표적을 보여주셨는데, 지금 우리는 기사와 표적은 필요 없으며 단지 성경만 있으면 된다는 식으로 생각하는 것이 과연 옳은가”라고 반문했다.
손기철 박사는 “치유(healing)를 보다 정확히 말하자면 신유(divine healing)이고, 이는 하나님의 능력으로 치유받는 것”이라며 “치유는 병이 났을 때 병원에 가서 치료를 받는 개념이 아니라, 하나님의 자녀가 되어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누리는 결과로써 온전한 삶을 살아야 한다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손 박사는 “치유 사역은 믿지 않는 자들에게 복음을 전도할 수 있는 유용한 수단이다. 그리고 하나님의 치유라면 단번에 완벽하게 치유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다”며 “기적과 치유는 다르다. 그렇기에 치유는 얼마든지 점진적일 수 있다. 그리고 하나님의 관계가 온전치 못하면, 언제라도 옛날로 되돌아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치유사역자의 교만과 은사 오용은 교회를 망칠 수 있다. 그러므로 치유사역시 교회 내 감독과 치리에 대한 목회적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며 “은사자와 그 은사자의 신앙 성숙도는 비례하지 않는다. 은사와 은사주의를 구별해야 하고, 치유사역은 교회의 덕이 되는 사역 중 하나가 되어야 한다. 은사자는 교회 내에서 성경적·신학적·인격적으로 검증받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