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확진자 발생은 사과, 예배 허용·불허 운운은 문제”

이대웅 기자  dwlee@chtoday.co.kr   |  

jtbc ‘코로나 재확산과 교회’ 토론회, 고명진 목사 등 출연

고명진 목사·이종훈 교수
교회만 문제인가? 정부, 책임 넘기려는 정치적 의도 있어
현장 예배 거의 없어, 책임 있지만 최선 다하는 것도 사실

방인성 목사·김민웅 교수
교회라면 국민 생명과 건강 위해 솔선수범하고 앞장서야
교회 십자가 내세운 자기 희생 필요, 안식일이 사람 위해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jtbc 캡처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다. ⓒjtbc 캡처

jtbc에서 9일 오후 ‘코로나 재확산’을 주제로 연속토론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고명진 목사(미래목회포럼 대표, 수원중앙침례교회)와 방인성 목사(교회개혁실천연대 고문), 김민웅 교수(경희대 미래문명원)와 이종훈 교수(명지대, 시사평론가)가 출연했다.

먼저 고명진 목사는 “일단 교회에서 확진자가 많이 나왔다는 사실에 대해, 입이 아무리 많아도 드릴 말씀이 없다”며 “심려를 끼쳐드리고 사회에 큰 부담을 주고 모든 분들이 염려토록 한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드린다. 교회가 더 철저하게 방역해야 하겠다는 마음을 갖는다. 코로나 재확산 책임에 대해 피할 수 없는 자리에 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종훈 교수는 “교회도 문제가 될 수 있지만, 과연 교회만 문제일까. 그건 절대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교회가 6만 정도인데, 카페는 9만, PC방 등도 9만이다. 워낙 숫자가 많다는 것을 전제해야 한다”며 “다른 고위험 시설도 마찬가지이지만, 교회는 일시적으로 단기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독특한 환경이 작용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교회뿐 아니라 다른 고위험시설에서도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정부 책임도 상당하다고 본다. 초기에 국민들이 중국 입국 차단을 원했지만, 막지 않았다”며 “재확산 국면에서 몇몇 교회들이 진원지 비슷하게 보였지만, 정부가 그 전에 분위기를 많이 이완시킨 것도 사실이었다. 휴가 기간으로 들어가고, 호텔 할인 쿠폰을 뿌렸다. 다녔을 때 8월 초부터 마스크 안 쓴 사람들 굉장히 많았다. 그래서 교회에 책임을 떠넘기려는 듯한 정치적 의도도 없지 않아 보인다”고 설명했다.

▲방인성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jtbc 캡처
▲방인성 목사가 발언하고 있다. ⓒjtbc 캡처

방인성 목사는 “교회는 일반 카페나 영업장과 달리 종교단체로서 솔선수범해야 한다. 이웃과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해, 다른 영업장과 비교해서는 안 된다”며 “교회는 그들보다 방역에 있어 훨씬 솔선수범하고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방 목사는 “대면예배 강행 쪽에서는 6만여개 교회가 있는데 확진자가 발생한 교회가 72곳밖에 없으니 0.11%에 불과하다는데, 이렇게 교인들을 왜곡시키고 잘못된 인식을 심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며 “현재 집단 감염 수치로 볼 때 교회는 광화문 집회를 제외하고도 28.5% 정도다. 교회는 지금 집단감염을 강행하거나 정부에 책임을 회피한다거나 종교탄압을 말할 상황이 아니라, 부끄럽고 창피해서 백 번 사죄해도 못할 상태”라고 지적했다.

이에 고명진 목사는 “교회에만 책임을 전가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교회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하는 것이 먼저라고 생각했다”며 “교회가 모범적으로 방역을 하고 있다. 저희 교회는 확진자가 여러 번 다녀갔지만 감염자가 1명도 나오지 않았다”고 답했다.

고 목사는 “현재 현장 예배를 드리는 곳들은 6% 정도에 불과하다. 성도는 불과 10여명 내외이고, 목회자도 성도들도 대부분 고령자들이어서 온라인 예배를 드리기 힘든 시골”이라며 “교회에서 아무리 철저히 방역을 해도, 모임 횟수가 많다 보니 감염자가 많이 생기는 것도 사실이다. 감염 통로에 교회가 있었기에 책임을 면할 수는 없지만, 한편으로는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 역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고명진 목사와 방인성 목사(오른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jtbc 캡처
▲고명진 목사와 방인성 목사(오른쪽부터)가 토론하고 있다. ⓒjtbc 캡처

이후 <조국백서> 책임자이기도 했던 김민웅 교수는 “교회에 책임을 전가한다는데, 교회라면 ‘그래 괜찮아’ 하고 끌어안아도 된다고 본다. 교회가 십자가를 내세우고 희생을 귀한 가치로 여긴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며 “이 문제가 불거진 중요한 이유는 예배의 자유 탄압, 종교적 신념 손상 등 정부에 대한 비판이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예배의 자유를 내세워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는 우려도 있다”고 했다.

김 교수는 “우리는 공적 또는 공공성의 가치를 수호한다고 했던 곳이 사실 그렇지 않다는 모습을 보고 있다. 법조계와 의료계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최후의 보루인 종교계까지”라며 “교회가 자기 집단을 지키기 위해 사회 안전망이나 방역 체계를 교란 또는 손상시킨다면, 우리 사회에서 더 이상 어떤 역할을 할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 아닌가”라며 “경제적으로 심각한 곤경에 처해 있는 사람들에 대해 깊이 아파하고 빨리 회복시킬 수 있도록 교회가 스스로 희생을 한다면, 사회로부터 상당한 존경을 받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방역 원칙을 선제적으로 지키는 정도로는 안 된다. 그동안 한국교회가 공공성, 사회 안전을 위해 치열하게 노력해 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또 “정부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본다. 완벽한 100%를 기대할 수는 없겠지만, 정부가 책임이 없다고 한 적이 없다. 우리 책임이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이야기하고 있다”며 “한국교회 교인들도 시민사회 일원으로서 자기 희생적으로 공동체를 지키겠다고 한다면,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하는 신앙 윤리의 실천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후 대면 예배 금지 상황에 대해 고명진 목사는 “용어 선택에 첫번째 문제가 있었다. 예배 금지 대신 집단 모임을 금지한다고 했어야 한다. 예배는 교회 고유의 문제이기 때문”이라며 “예배는 방법이 다양하므로, 여러 사람이 모이지 않도록 자제해 달라고 했어야 했다. 예배 허용권이 정부에 있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현재 80-90%가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는데, 차라리 비대면 예배를 드리라고 하는 게 낫다. ‘예배를 허용 또는 불허한다’는 표현이 문제가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고명진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jtbc 캡처
▲고명진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jtbc 캡처

이에 대해 방인성 목사는 “방역 당국은 예배보다 모임 금지를 생각한 것이다. 그건 우리 종교인들이 알아들어야 하는 것”이라며 “방역 당국이나 정부는 집단 감염 우려가 있으니,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진자 발생을 막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이다. 정부가 예배를 탄압한다면, 저도 가만있을 수 없다. 용어 가지고 이야기할 상황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고 목사는 “하지만 가장 먼저 와닿는 것은 용어 아닌가. 하지만 일반인들은 그렇게 알아듣고 있지 않다”며 “어떻게 알아듣느냐보다, 애초에 어떻게 표현하느냐가 더 중요하다. 공식 발표문 아닌가. ‘예배를 불허한다’고 하니 민감하게 반응하고 반감을 갖는 것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모임을 자제하라고 했으면 설득됐을 것”이라고 재반박했다.

김민웅 교수는 “정부가 예배를 금지한 적이 없다. 자제하라고 하기 전에 교회가 먼저 조심하자는 목소리가 나왔다면, 방역에 있어 모델이 됐을 것”이라며 “용어 하나로 이러쿵저러쿵하는 것은 한국교회 위신이 추락하고, 고 목사님처럼 크신 분이 작아지는 것”이라고 했다.

김 교수는 “교회가 수세적으로 문제를 풀어선 안 된다. 우리 사회의 미래까지 연결되는 중요한 사태라면, 교회는 예언자적 자세로 이제 무엇을 준비하고 이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담대하게 모델을 제시했어야 한다”며 “그랬다면 아마 한국교회는 이렇게 수준 낮은 논의에 얽혀들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관해 고명진 목사가 “89% 가까이 비대면 예배를 드리고 있다”고 하자, 첫 발언에서 통계를 언급한 방인성 목사는 “통계가 중요하지 않다. 저도 목사로 평생 살았지만, 한국교회가 문제가 된 상황이다. 코로나 사태를 통해 집단 감염 통로가 됐음에도, 교회는 그런 시각이 아니고 대화가 안 되고 있다”고 했다.

고명진 목사는 “교회에서 확진자가 한 명만 나와도 죄송하고 미안한 것이다. 하지만 교회 모임에 제약을 가한다면, 모든 모임에 동일하게 했으면 좋겠다. 지하철이나 마트에도 50명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가”라고 밝혔다.

방인성 목사는 “자영업자나 경제활동하는 서민들 어려움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교회와 영업장을 비교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은 교회의 자세가 아니다”고 했다.

이에 고 목사는 “PC방 문 닫는다고 발표했을 때 정말 울면서 기도했다. 코로나가 빨리 끝나야 한다”며 “PC방도 자기 집에서 하는 사람은 세를 안 내겠지만, 세를 얻은 사람은 어떻게 하느냐. 노래방도 마찬가지”라고 했다.

김민웅 교수는 “코로나 사태에 있어 교회의 담론이 ‘정부가 방역 책임을 전가시키고 종교 탄압 형태로 가고 있다. 그러니 이걸 지켜내야 한다’는 식으로 가면, 우리 사회는 점점 절망의 구렁텅이에 빠질 것”이라며 “전체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는 일에 한국교회가 전적으로 더 적극 나선다면, 이 문제는 해결될 것”이라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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