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 칼럼] 한국교회는 WEA와 긴밀히 교류해 선교 영향력 넓혀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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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장 합동 제105회 총회에서 WEA 탈퇴와 교류단절 재론을 우려함-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전)AEA신학위원장, (전)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장, 숭실대 명예교수.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전)AEA신학위원장, (전)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장, 숭실대 명예교수.

머리말

보수 복음주의 신학자 연대(김명혁, 김상복 강승삼, 박용규, 성남용, 이승구, 이은선, 박명수 교수)가 2020년 9월 11일 성명서 ‘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들의 입장’ 을 발표하였다. 그 내용은 예장합동(총회장 김종준 목사) 제105회 총회에서 WEA(세계복음주의연맹, World Evangelical Alliance)와의 교류단절을 재론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필자는 이에 대해 전적으로 동감하면서 이 이슈의 교회사적 신학적 중요성을 감안해서 자신의 신학적 견해를 발표하고자 한다.

필자는 유럽에서는 1971년부터 독일 하이델베르그대, 마르부르크대, 부쿰대에서 7년간, 영국에서는 1989년 캠브리지 신학부에서 1년간, 1990년 미국에서는 예일대 신학부, 프린스턴대,에서 2년 등 총 10여년 간 신학을 연구하고 그곳 신학 및 교회 지도자들을 만난 국제적 경험, 2002년-2019년까지 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장, 2008년-2016년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의 신학위원장으로 봉사한 선교와 복음화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교회의 WEA 연대에 대한 신학적 근거를 제시하고자 한다. 다가오는 교단 총회를 앞두고 동성애와 종교다원주의 이슈 논란으로 시대적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서 한국교회가 세계복음주의 교회와 단체들과 긴밀히 연대하면서 복음의 진리를 지키는데 힘써 주기를 예장합동측과 한국교회 각 교단 총회에 호소하고자 한다.

I. 한국교회는 기독교이후 시대에 지구촌 복음주의 연대의 책임을 각성해야 한다.

WEA는 신앙적으로 매우 건전한 세계적인 복음주의 연합체의 모임이다. 20세기에 접어들어 전 세계 기독교는 세계교회협의회(WCC), 국제기독교회협의회(ICCC), 세계복음주의연맹(WEA)로 재편되어 진행되었다. 오늘날 세계 복음주의 계열의 연합으로는 세계개혁주의협의회(WRF), 미국복음주의협회 (NAE), 미국복음주의신학회(ETS),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등이 긴밀하게 유대관계를 맺으며 세계복음주의운동을 이끌고 있다. 이들 기구들은 성경의 완전무오성(Biblical Inerrancy)을 비롯한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분명하게 표방하는 국제기구들이다. WCC는 신학적으로 많은 변천을 맞으며 기구 공학적 연합방식과 자유주의 신학, 특히 동성애와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 수용 논란으로 인하여 영향력을 상실했고, ICCC는 부정적 사고(negative mentality)와 극단적 분리주의(radical separatism)로 흘러 이제는 유명무실한 국제기구로 전락했다. 이에 반해 WEA는 전세계 6억의 복음주의 개신교 인구를 대표하는 국제기구로 여전히 많은 영향력을 미치며, 역사적 기독교 신앙을 바르게 계승하고 세계선교운동에도 큰 역할을 감당해왔다. 오늘날 하나님은 한국교회가 130여년 만에 세계적 교회로 성장한 생동적이고 역동적 교회가 되게 하셨다. 한국교회는 지구촌 시대에서 세계기독교의 수호자로서 세계교회 안에서 중요한 리더십을 발휘하는 사명을 부여받았다. 이를 위해서 합동교단의 WEA와의 교류단절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II. WEA는 1846년 영국에서 10개국 복음주의 지도자들이 모여 창설된 복음주의단체다.

WEA는 WCC보다 무려 100년이나 앞서 1846년 영국에서 설립되었다. 당시는 시대적 상황은 신학적으로 자유주의 신학이 한참 번창하는 시대요, 성경적으로는 독일로부터 밀려온 역사적 비판학(고등비평), 과학적으로는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The Origin of Species, 1859)으로 진화론이 시작하던 시기요, 정치적으로는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 정치적 경제학 비판』(Das Kapital. Kritik der politischen Ökonomie, 1867)으로 공산주의가 일어나, 19세기 중엽 세계가 혼란하기 시작하던 시대였다. 이러한 영적으로 어두운 사상들이 전 세계를 덮기 시작하던 시대에 전통적이고 역사적인 성경적 복음주의 신앙과 신학을 수호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지키고자 1846년 창립되었다. 진화론, 자유주의 신학, 공산주의 발흥에 맞서 전통적인 기독교 신앙을 변호했다. 1900년대 중엽 까지는 이 기구는 일차적으로 창립멤버 기구인 영국복음주의 연맹(British Evangelical Alliance)이었다. 이 기구는 유럽과 북미에서 불규칙적인 지원을 받다가 1951년 21개국이 모여 세계복음주의협의회(World Evangelical Fellowship)라는 새 명칭을 갖게되었다. 세계복음주의협의회(WEF)는 2001년 「세계복음주의연맹」(WEA, World Evangelical Alliance)으로 명칭을 변경했다. 오늘날 WEA는 130여개 나라 교회들의 연맹이요 100개 넘는 국제 기구과 협력하는 세계적 복음주의 연합기구가 되었다. (자료: The Editors of Encyclopaedia Britannica, World Evangelical Alliance, religious organization. https://www.britannica.com/topic/World-Evangelical-Alliance). 1950년대부터 일어난 빌리 그래함의 복음화 운동은 복음주의 운동을 더욱 대중적으로 영향력 있는 운동으로 확대시키는 역할을 했다. 20세기 후반에 형성된 또 하나의 괄목할만한 복음주의 운동은 1974년 로잔에서 시작된 「로잔 세계복음화운동」이다. 이러한 복음주의 운동이 모두 WEA와의 연대 속에서 이루어진 것이다. WEA의 신앙고백서는 예장 통합, 합동, 고신 교단의 신앙고백과 다른 것이 없다. 성령으로 감동된 성경의 완전 유기적 영감(plenary organic inspiration)과 완전무오설(plenary inerrancy), 삼위일체 하나님, 예수님의 동정녀 탄생과 대속의 죽음, 육체적 부활과 육체적 재림, 예수 그리스도의 몸인 하나의 교회,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통하 구원과 성령의 거듭남, 성령의 역사, 구원 받은 자의 생명의 부활과 믿지 않는 자들의 심판의 부활 등 예장 통합, 합동, 고신 교단의 신앙고백과 하나도 차이가 없다. ▲김상복 목사(전 WEA 국제이사회 의장), 김명혁 목사(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강승삼 목사(전 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박명수 교수(전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성남용 교수(총신대 목회전문대학원), 이승구 교수(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이은선 교수(한국개혁신학회 회장), 박용규 교수(전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회장) 등이 11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EA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김상복 목사(전 WEA 국제이사회 의장), 김명혁 목사(전 한국복음주의협의회 회장), 강승삼 목사(전 세계선교협의회 사무총장), 박명수 교수(전 한국교회사학회 회장), 성남용 교수(총신대 목회전문대학원), 이승구 교수(한국복음주의신학회 회장), 이은선 교수(한국개혁신학회 회장), 박용규 교수(전 한국복음주의역사신학회 회장) 등이 11일 오후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WEA와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III. WEA는 오늘날 신학적 이슈인 동성애와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한다.

필자는 2013년 방콕에서 열린 아시아복음주의연맹(AEA, Asian Evangelical Alliance)에 AEA회장 김상복 목사(횃불 트리니티 명예총장)와 함께 한국복음주의 신학위원장 자격으로 참가하였다. 필자는 AEA 신학위원장으로서 2013년 신학선언(AEA 2013 Theologcial Declaration)를 기초하였다. 2013년 AEA 신학선언은 ‘오늘날 세상과의 대화’ 항목에서 다음같이 선언하였다: ”교회는 타종교와 현대적 세계관과 대화함에 있어서 사도적 전통이 결정적인 것임을 제시해야 한다. 그것은 나사렛 예수가 하나님의 결정적 계시라는 신앙이다. 따라서 본 선언은 타종교의 구원을 인정하는 종교다원주의를 배격한다. 그러면서도 타종교에 대한 포용의 자세를 견지한다. 교회는 다른 전통을 존중하면서 대화할 때 기독교 비전의 정합성과 매력성을 겸허히 설명해야 한다. 교회는 종교다원주의를 경계하면서 공동선을 위하여 다른 종교와 세속단체와 공동적으로 일할 수 있다.”(김영한, “1973 로잔의 개념, 현 시대 속에서 보다 구체적 천명,” 김진영 기자 jykim@chtoday.co.kr | 입력 : 2013.09.17. 21:21, 크리스천투데이). WEA가 WCC와 상당한 공동분모를 가지면서도 차별성이 있는 것은 WCC가 종교다원주의에 대하여 명확한 입장을 표명하지 않는 데 반하여 WEA는 종교다원주의에 대하여 예수 그리스도의 유일성을 제시하면서 명료하게 결별하는 태도를 취하는 점이다. 그러면서도 WEA는 공동선을 위하여는 타종교와 협력을 한다는 점이다.

IV. 역사적 개혁교회는 분리주의 로선에서 탈피하고 세계적 복음주의 교회와의 연대를 강화해야 한다.

역사적 기독교는 하나의 보편적 사도적 거룩한 교회(One Universal, Apostolic Holy Church)로서, 국제적인 연대 속에서 교제하고 신앙적인 교류 속에서 성장 발전해 왔다. 루터와 츠빙글리, 칼빈 등이 복음주의 연대 속에서 교류했고,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교회는 항상 분리되거나 도피하지 않고 이웃과 형제 사랑 속에서 세게선교와 복음화를 위하여 협력해왔다. 한국복음주의 협의회, 기독교학술원, 한국 로잔위원회, 한국복음주의 신학회, 한국개혁신학회 등은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연대 속에서 세계복음주의 운동에 함께 협력하고 있다. 로잔대회를 비롯한 선교운동을 통해 아시아와 세계선교운동에도 WEA(세계복음주의연맹)는 상당히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이번 제 105회 총회에서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 단절 문제는 매우 신중하게 결정해야 할 것이다. 한국교회의 전통에서 그동안 좋은 모범을 보여온 예장 합동교단이 만일 WEA와 단절하고 교류를 중지하게 된다면 예장합동은 해외 선교 활동에 있어서 심각한 지장을 초래할 것이다. 합동 총회와 교단은 한국교회의 보수 복음주의를 대표하여 국제적으로 보수 복음주의 기관과 연대를 강화하고 해외 선교를 선도해야 한다. 그럼으로써 국내적으로 사분오열되어 있는 보수 복음주의 교회들을 하나로 결속시켜 대한민국을 복음화해서 남북통일과 세계선교에 앞장서는 교단이 되기를 기대한다

IV. 예장 합동 총회의 결정은 한국교회 선교단체와 신학자들의 세계교회 복음주의단체와 연대에 상당한 영향을 주게 될것이다.

WEA는 약 6억 명의 복음주의 기독교인들을 대표하는 연합체이다. 현재 7개 대륙 복음주의연맹들이 있고 129개 교단과 국가별 연맹들, 대학생선교회(CCC), 국제기독학생회(IVF), 월드 비전(World Vision), 컴패션(Compassion) 등과 같은 150개의 선교단체들이 회원 기관으로 가입해 있다. 성경이 오류가 있다는 유오설(有誤說)에 맞서 성경의 완전영감과 완전무오사상을 천명한 국제성경무오협회(International Council of Biblical Inerrancy)의 시카고 성명서(The Chicago Statement)을 작성해 낸 신학자들도 세계복음주의연맹(WEA), 미국복음주의협의회(NAE, National Association of Evangelicals), 미국복음주의신학회(Evangelical Theological Society) 같은 복음주의 기관에서 활동하고 있다. 예장합동총회가 세계복음주의연맹(WEA)과의 교류단절을 결의하거나 재론한다면 이것은 한국교회 내의 보수 복음주의 진영을 혼란스럽게 할 뿐만이 아니라, 기독교의 근본진리를 수호하고 성경적 가치를 계승하려고 노력하는 한국교회와 세계복음주의 선교단체와 신학자들과 연대하고 있는 큰 흐름에 중대한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V. 예장 합동총회는 세계복음주의 연맹 등 세계복음주의교회와 신학적 연대를 강화할 때다.

예장 합동은 한국교회 안에 보수 복음주의 연대를 해오며 한국교회의 보수 복음주의의 성장과 발전에 큰 기여를 했고 한국교회를 성경적 진리의 토대 위에 세워지도록 하는 일에 선구적 역할을 감당했다. 지금은 동성애와 종교다원주의이 도전과 세속화의 거센 물결 앞에 선 한국교회는 보수 복음주의 세력이 함께 연합하여 힘을 모아 맞서야 할 때다. 이런 중요한 시점에 예장 합동이 제105회 총회(2020년 9월)에서 WEA(세계복음주의연맹)와 교류 단절을 결정하거나 재론하는 것은 시대를 역행하는 것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지난 4년 동안의 많은 논의와 연구를 거쳐 2019년 104회 총회에서 ‘WEA(세계복음주의연맹)는 합동교단의 신학과 크게 다르지 않아 교류단절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총회 신학부의 보고를 받기로 총대들이 신중하게 결정한 사항을 1년도 지나지 않아 재론하는 것은 결코 예장 합동 총회는 물론 한국교회 전체의 복음주의 연대를 위해서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보수 복음주의 신학자 연대, ‘WEA(세계복음주의연맹)에 대한 우리들의 입장’ 2020년 9월 11일, 김철영 기자 기사입력: 2020/09/12 [05:59] 최종편집: ⓒ newspower). 만일 재론하여 탈퇴하고 교류를 끊는다면 이는 보편적 거룩한 사도저 교회로서의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의 몸에서 자신을 잘라내는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세계화라는 기대한 역사적 문명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이며 역사적 기독교의 사명을 망각하는 것이다.

맺음말

2005년 예장합동이 개혁측과 연합하고 이번 총회에서 구 개혁 측 출신 첫 총회장이 될 소강석 목사는 그동안 한국교회 연합에 있어서 좋은 리더십을 보여주었다. 이번 제 105회 총회에서 아름다운 리더십을 통해 이번 예장합동이 고립주의나 분리주의가 아닌 보수 복음주의 연대를 통해 오늘날 지구촌 기독교와 한국교회의 미래를 위해 도약하고 발전할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해 주기를 간곡하게 요청한다. 분리주의 길은 역사적 기독교가 가야할 길이 아니다. 어거스틴은 4세기에 로마 박해시 배교자들과 결별을 선언하고 공교회를 떠난 도나티스트들(Donatists)의 분리주의의 길을 가지 아니하였다. 역사적 개혁교회는 사도신경을 고백하는 기독교 교단들과 교류를 하는 것이 하나의 그리스도의 몸인 보편적 거룩한 사도적 교회에 소속됨을 증명하는 것이다. 예장 합동이 WEA(세계복음주의연맹)과 교류를 끊을 것이 아니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나서서 세계복음주의운동에 헌신하고 공헌하는 영향력 있는 국제적 교단으로 도약하고, 참으로 훌륭한 세계적인 신학 및 목회 지도자들을 많이 배출하는 교단이 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김영한 기독교학술원장, (전)AEA신학위원장, (전)한국복음주의협의회 신학위원장, 숭실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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