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영의 신앙고백과 열심과 탐구의 가치, 그리고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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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찬북뉴스 서평] 교회 바깥에서 예수님 찾기

복음에 대한 탐구 중 이해한 인간적 믿음만으로,
주변 갈급한 심령 돕고 믿음 가지게 하는 활동해
특정 부분 오해 갖는 부작용 커서 권할 수 있을까

▲박진영 씨의 책 <무엇을 위해 살죠?>(은행나무)

▲박진영 씨의 책 <무엇을 위해 살죠?>(은행나무)


무엇을 위해 살죠?
박진영 | 은행나무 | 312쪽 | 15,000원

몇 년 전 MBC <라디오스타>에서, 또 어떤 예능 프로에선가 박진영이 나왔을 때 교회는 다니지 않는다고 했는데, 그가 말하는 것은 상당히 기독교적이었고 그의 진실의 탐구적 방향과 태도도 그리스도인이라고 해도 문제될 것이 없어 보였다.

그리고 그것을 위해 쏟는 노력은 웬만한 열심 있는 신자 그 이상이었다. 모든 일을 제쳐두고 신앙적 탐구를 위해 이스라엘로 몇 개월 갔다 오고(이번에 나온 책을 보면 2개월간 연락도 끊고 갔다 왔다고 한다), 성경과 관련된 책도 상당히 많이 읽는 듯 싶었다. 그럼에도 그는 아직은 믿는다고 감히 말하지는 않는 듯 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최근 그가 자신의 걸어온 길과 신앙에 대해 쓴 책이 나온다고 해서 나오기 전부터 관심을 가졌고 나오자마자 구매를 했다. 밀린 책이 있어 이제야 읽긴 했지만 그가 어떤 이야기를 쏟을 까 궁금했다.

박진영은 매체에서 비쳐지는 그의 모습만큼이나 독특하고 튀는 삶을 어려서부터 살아왔다. 공부나 연애나 노는 것이나 모든 것을 쏟아붓는 열정은 가히 대단하다 싶을 정도다. 자유로운 사고이면서도 자신이 목표를 삼은 것에 대해서는 모든 힘과 열정을 다하는 듯하다.

가수로서 데뷔하고 후에 회사를 설립하고 미국 진출로 처음 실패의 경험을 하는 것과 사랑하는 여인과의 결혼 후 실패하는 이야기도 책은 담아내고 있는데, 읽다 보면 자신이 걸어온 길을 그렇게 이야기함은 그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다는 것을 설명하기보다 책 제목처럼 그가 가졌던 ‘무엇을 위해 살죠?’라는 인생의 질문이 가지는 중요성과 그 답을 설명하기 위한 것이다.

▲박진영 씨는 2013년에도 MBC &lt;라디오스타&gt;에 나와 자신의 근원적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MBC 캡처

▲박진영 씨는 2013년에도 MBC <라디오스타>에 나와 자신의 근원적 고민을 토로한 바 있다. ⓒMBC 캡처

몇 년 전 그가 가졌던 진리의 탐구는 아마 그가 등장했던 예능을 보았던 분들이라면 이미 느꼈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는데, 결국 하나님 앞에 엎드리는 것이었다. 그는 탐구 과정 중 복음에 대한 이해를 가졌고 인간적인 믿음을 가졌지만, 하나님이 주시는 믿음을 가지지 못하면서도(저자의 믿음에 대한 구분을 굳이 따르자면) 주변에 갈급한 심령을 돕고 믿음을 가지게 한다.

그가 공부했던 내용으로 자신이 이끄는 성경공부 모임에 모인 사람들을 가르치기도 한다. 그러다 그는 결국 믿음을 갖게 되고, 아직 주님을 알지 못하는 이나 교회는 다니지만 아직 믿음을 갖지 못한 이에게 복음을 가르치고 돕는다.

실제 그가 이번에 쓴 책은 상당수가 자신이 깨달은 복음을 성경을 들어 설명하고 주장한다. 이러한 박진영의 행보는 책이 나오기 전부터 일부 사람들에 의해 구원파와 관련됐다고 주장되기도 했다.

그의 재혼과 관련된 몇 가지 사실과 그의 책에서 느껴지는 주장들은 그런 공격이 어느 정도 일리가 없지 않아 보인다. 그러나 그가 진리 탐구를 위한 행보 등을 본다면 어느 정도 영향은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고도 볼 수는 있겠지만, 그보다는 그가 공부하며 깨달은 결과들이라고 보는 것이 타당할 듯 싶다.

▲지난 8월 MBC &lt;라디오스타&gt;에서 자신이 고민해온 과정을 설명하는 박진영 씨. 책에도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 ⓒMBC 캡처

▲지난 8월 MBC <라디오스타>에서 자신이 고민해온 과정을 설명하는 박진영 씨. 책에도 관련 내용이 등장한다. ⓒMBC 캡처

목회자나 교회에서 배워 형성되어가는 신앙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성경을 읽어가며 스스로 배워 형성된 것이라 보는 것이 타당할 듯싶다. 아마 많은 신앙인들이 자신이 속한 교파나 교회의 교리를 제대로 알고 있거나, 그 교리대로 100% 믿는 경우들은 적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점에서 어느 교회나 교파에서도 속하지 않고 독학으로 길을 걸어온 박진영에게, 정통적인 교리에 완전히 부합되어야 하지 않느냐고 묻는 것이 무리수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그의 책 중(성경에 대한 글에 이어 나오는 후반은 그가 건강한 생활을 유지하기 위한 철저한 원칙과 노력을 보여준다), 그가 믿는 복음과 성경에 대한 내용은 다른 책 내용에 비해 거칠고 단호한 면이 있어 보인다.

그것은 아마 예수 그리스도를 처음 만난 이들에게서 볼 수 있는 첫사랑 같고, 그 사랑만이 진실이라고 믿는 감격의 외마디 같다.

오래 전 교회 후배가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전도책자를 통해 복음에 대해 다시 듣고는 그 전도지를 들고 바로 여러 사람들과 친구들에게 그 복음을 전하기 위해 힘썼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교 1학년 때 같은 학과 친구도 비슷한 모습을 보였다. 내 자신도 그 정도는 아니지만 캠퍼스 선교단체에서 배운 신앙의 기본훈련과 제자도를 행하지 않으면 상대를 건강하고 균형 잡힌 그리스도인이라고 여기지 않았던 때가 있었다.

배운 것이 틀린 것은 아니다. 상당히 유익하다. 하지만 어느 특정 부분만 강조되고 그것 외에 다른 것을 중시하지 않는다면 신앙의 자율신경은 흔들릴 수 있다.

▲지난 8월 12일 MBC &lt;라디오스타&gt;에 출연해 구원파 관련 내용을 해명하는 박진영 씨. ⓒMBC 캡처

▲지난 8월 12일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구원파 관련 내용을 해명하는 박진영 씨. ⓒMBC 캡처

박진영이 복음에 대해, 믿음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 신학적 용어로서의 차이는 있지만, 상당히 성경에 근거하고 나름 성경적이긴 하다. 하지만 특정 부분을 너무 강조함으로써 균형성을 상실할 위험성은 다분히 보인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권하고 싶어도, 아이러니하게도 그가 복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이야기하는 부분으로 인해 권하는데 부담을 갖는다.

마치 좋은 신앙서적이지만 어느 특정한 부분에서 올 수 있는 오해가 갖는 부작용이 커서 권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 같다고나 할까?

아직은 그가 말하는 부분에 대해 더 깊은 이해와 묵상이 수반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그는 이에 관한 두 번째 책을 기획하는 듯하다).

사실 목사님들 중에도 박진영이 지적하듯 문제 있는 요소도 꽤나 있고, 복음에 대해 불철저해 보이는 모습들도 적지 않다.

그러기에 박진영의 성격만큼이나 뜨거운 복음에 대한 사랑은 그 사랑이 식었거나 미진해 보이는 이들에 대해 과연 그들이 믿음을 가졌는가 하는 느낌을 가지는 것은 당연해 보이기도 한다.

마치 그의 모습은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고 감격과 처음 사랑에 들뜬 이들의 모습과도 같다.

그런 점에서 그가 이해된다. 단지 그가 가진 연예계로서의 위치와 그 열정으로 인해 그가 가진 신앙의 정제된 지식보다 더 크게 사람들에게 전달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다. 종종 연예인들이 회심 후 다니는 간증에서 오는 위험성처럼 말이다.

물론 박진영의 신앙고백과 그 열심은 그런 단계보다 상당한 차이를 가지고 있긴 하다. 그런데 그가 말하듯 이미 그가 이끄는 모임이 성경공부 모임을 넘어 교회로서 자리하는 단계이기에, 조금은 조심스럽게 바라보게 된다.

내 자신이 젊었을 때도 개인적으로 몇 년간 개인적으로 제자훈련적 성경공부 모임을 하긴 했지만, 자진해서 목회자에게 허락을 받았다. 하지만 박진영 같이 어떤 교회나 목회자의 영향 없이 성경공부를 이끌었던 것을 생각한다면, 그런 자문이나 케어를 받는 것은 힘들 것이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아니 그 이전부터 가나안 성도들이 늘어나고 교회 안에 있지만 교회 밖을 떠도는 이들이 점차 많아지고, 지금 코로나로 드러난 교회 민낯에서 오는 성도들의 실망과 일반인들의 기독교에 대한 거부감을 생각한다면, 교회 바깥에서 박진영처럼 교회와 상관없이 복음을 찾는 이들은 더 늘어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예전에 내가 성경공부 모임을 했던 것도 바로 갈급한 이들 때문이었고, 지금도 교회 문제나 교회에서 받아들이기 힘든 이들과 만남을 가졌던 것도 그런 이유였기에 이 책 속에 나타난 박진영의 행보는 이해가 간다.

박진영을 보면서 느끼는 것은 교회나 성경을 비판하는 교회 안의 성도나 그저 예배만 다니는 것으로 만족하는 분들도, 박진영 같은 열심과 탐구는 본받아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문양호
크리스찬북뉴스 편집위원, 함께만들어가는교회 담임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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