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장서도 ‘기독교’ 제거하도록 지시
중국 당국이 올해 수십 군데의 지역 교회에 십자가를 다섯 개의 별 문양으로 교체하도록 명령했다고 크리스천포스트(CP)가 12일 보도했다. 이 문양은 공산당을 상징하는 오성홍기에 그려진 것이다.
종교 자유를 위한 전문지인 ‘비터 윈터(Bitter Winter)’에 따르면, 지난 8월 장씨성 주장시(Jiujiang)는 기독교 협회 등을 통해 70여 개의 소속 교회에 십자가를 오성으로 교체하라고 지시했으며, 9월 초 주장시 종교국은 교회의 도장에서 ‘기독교(Christianity)’라고 쓰인 한자를 제거하도록 명령했다.
이 지역 삼자교회 임원은 “모든 공식 교회는 신자들이 당을 주요 지도자로 받아들이고 그것을 따르도록 도장을 교체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교회 관계자는 “십자가는 우리 신앙의 상징이며, 그래서 교회 도장에 새겨진 것”이라며 “정부가 자신들의 힘을 과시하기 위해 다섯 개의 별로 대체한 것”이라고 했다.
이번 지시는 시진핑 국가주석의 ‘종교 중국화’ 정책의 일환으로, 모든 종교가 사회주의와 중국 공산당의 지시에 복종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비터 윈터에 따르면, 올해 7월 란링(Lanling)현의 다중쿤에 위치한 수많은 삼자교회에 십자가가 철거됐으며, 대부분의 종교적 상징물과 구호들도 건물에서 제거됐다.
철거가 진행되는 가운데 한 당국 관계자는 사람들에게 “기독교는 중국에 속하지 않기 때문에, 모든 교회에서 십자가를 없애야 한다”고 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4월 연합전선부는 린이(Linyi)시 삼자교회 목회자들을 긴급 소집하고 “기독교인이 너무 많기 때문에 지방 정부가 예배 장소를 더욱 제한할 것”이라고 통보했다. 또 모든 공식적인 장소에서 교회 십자가 첨탑을 제거하라며, 이를 거부하는 교회들은 철거한다고 목회자들에게 경고했다.
중국은 불교, 도교, 이슬람교, 개신교, 천주교 등 5개 종교를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다. 중국 헌법에는 ‘시민은 종교의 자유가 있다’고 명시돼 있지만, 종교 행위에 대한 보호는 ‘정상적 종교 활동(normal religious activities)’으로 제한을 두어 탄압에 쓰일 명분을 열어두고 있다.
한편 중국 공산당은 국가가 승인한 성경 번역에 직접 나설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관영매체인 ‘신화통신(Xinhua News Agency)’에 따르면, 공산당은 지난해 말 학자들을 소집해 ‘시대에 발 맞추기 위해 고전 교리를 정확하고 권위적으로 해석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또 최근 CP는 중국 관영 전자과학기술출판부가 발행한 교과서에서 요한복음 8장 3-11절을 인용하며, “예수 그리스도가 간음한 여인을 돌로 쳐서 죽였다”고 왜곡하여 날조한 사실을 보도했다.
지난달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부 장관은 ‘가치 유권자 정상회담(Values Voter Summit)’ 연설에서 미국이 전세계적으로 종교의 자유를 옹호할 것을 촉구하며, 실패하는 곳에는 곧 전체주의(totalitarianism)가 뒤따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오늘날 우리는 기독교인과 가톨릭 신자들이 중국 내에서 신앙을 실천하는 데 따르는 어려움을 지켜보고 있다”면서 ”권위주의(authoritarian)에는 거의 항상 종교의 탄압이 뒤따른다. 종교를 광장 밖으로 밀어내는 것은 억압과 권위주의 정권으로 몰고 간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