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시대의 참된 예배와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 포럼
긴급행정명령 5일만에 대면 예배 가능 행정지침 전환
비대면 예배 가능한 교회 30% 정도뿐, 도지사에 호소
‘모이는 교회’ 넘어 ‘흩어지는 교회’ 본질 회복 힘써야
한국교회언론회(대표 이억주 목사) 주최 포럼이 ‘코로나19 시대의 참된 예배와 한국교회의 나아갈 길’을 주제로 17일 오후 서울 태평로 프레스센터 기자회견장에서 개최됐다.
이날 포럼에서는 패널로 참석한 경남기독교총연합회(이하 경남기총) 대표회장 박정곤 목사(거제 고현교회)의 ‘간증’이 관심을 모았다.
경상남도는 코로나가 재확산된 지난 8월 말 긴급행정명령을 통해 전 교회에 비대면 예배를 지시했으나, 경남기총 대표회장 박정곤 목사를 비롯한 회장단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와의 면담을 통해 5일만에 ‘대면 예배’를 계속할 수 있는 행정지침으로 전환하게 했다.
박정곤 목사는 “공문을 받고, 곧바로 든 생각은 ‘환란이 닥쳤다’는 것이었다”며 “우리는 ‘생명 걸고 예배를 지켜야 한다’고 배웠고, 한 번도 타의에 의해 예배가 제한받지 않았는데, 무기한으로 모일 수 없게 된 것”이라고 회상했다.
박 목사는 “기도하는 가운데 경남기총과 경남성시화운동본부 회장단이 긴급모임을 갖고, 다음날 경남 18개 시군과 21개 시군구 기독교연합회 대표단이 모였다. 그날 오후 도의회 의장님과 도지사님을 잇따라 만났다”며 “도지사님과 한국교회 현실과 상황에 대해 진솔하게 대화를 나눴다. 이 자리를 빌어 융통성 있는 행정지침을 내려주신 김경수 도지사님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김 지사에게 “코로나19로 모두 힘든데, 종교인들은 더욱 힘들다. 종교인들은 신앙으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자살도 이겨내는데, 모임마저 할 수 없기 때문”이라며 “비대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교회는 30% 정도뿐이다. 상가 미자립 개척교회 고령화된 농어촌 교회는 비대면 예배가 불가능하다”고 호소했다.
또 “모여야 하는데 모이지 못하니 삶과 신앙생활이 힘들고, 경제적 어려움으로 문을 닫거나 건축 이후 경매에 나온 교회도 있다고 한다. 목회자들은 생존이 아니라 사명을 위해 살아가지만, 사모님과 자녀들은 어떻게 생활해야 하는가”라며 “최저임금에도 턱없이 모자라는 사례비에도 사명 때문에 이 길을 가는데, 코로나 장기화로 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박정곤 목사는 “지금 교회가 코로나19의 주범인 양 언론에서 왜곡·호도하고 있는데, 객관적으로 보면 너무 억울하다. 사실에 입각한 정확하고 공정한 보도 대신, 마녀사냥하듯 하고 있다”며 “8월 25일 당시 6만 교회 중 코로나에 감염된 곳은 27개 교회 1,400여명에 불과했다. 광화문 집회 참석한 교회를 빼면 600여명뿐이었다”고 강조했다.
박 목사는 “놀라운 것은, 교회에서는 2차 감염이 없었다. 그런데도 당국과 언론은 교회가 감염 온상인 양 왜곡하고 책임을 전가하니, 정부의 방역정책에 의심이 들 수밖에 없었다”며 “어느 카페나 식당, 유치원과 병원, 백화점에서 확진자가 나오면 해당 장소만 폐쇄하지, 전국 모든 동종업체를 폐쇄하는가? 그런데 왜 유독 교회만 이렇게 하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면담 후 주기철 목사님이 기도하시던 무척산 십자 바위에서 밤 2시까지 기도했다. 결국 긴급행정명령 5일만에 도지사님이 융통성 있는 행정지침을 내려주셨다”며 “비대면 예배가 힘든 교회들은 철저히 방역수칙을 지키면서 기존처럼 예배드리고, 규모 있는 교회에서는 한 공간에 50명씩, 저희 교회는 한 공간에 350명씩 예배드릴 수 있게 됐다. 3부까지 하면 1천명 이상이 예배드리게 됐다. 식사는 금지됐고, 이는 모든 종교단체에 동일하게 적용됐다”고 보고했다.
박정곤 목사는 “이 소식을 듣고 경남 지역 많은 목회자와 성도들이 눈물을 흘리며 감사와 감격했고, 이후 도지사님과 경상남도,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 기도하고 방역에 적극 협력하고 있다”며 “경남과 경남 기독교의 이번 사례가 전국에 모범적 선례가 되어 많은 지역에서도 해당 지자체와의 협의를 통해 동일하게 예배드리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감사하기 그지없고, 하나님께 영광과 감사를 올려드린다”고 전했다.
이후에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국교회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언택트(Un-tact)와 컨택트(Con-tact)’를 동시에 할 수 있는 목회 현장과 예배에 대한 신학적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며 “신학자들은 새 시대를 준비하는 교회가 진리 위에 바로 설 수 있도록 신학적 토대를 연구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둘째로 “‘모이는 교회’를 넘어 ‘흩어지는 교회’로서의 교회 본질 회복에 더 힘써야 한다”며 “하나님께서 코로나19를 통해 한국교회에 흩어지는 연습을 시키시는 것 같다. ‘콘택트’가 모이는 교회의 정점이라면, ‘언택트’는 흩어지는 교회의 중요 수단과 방법이 될 수 있다. 한국교회 목회와 사역의 여러 요소들을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전환시키는 일에 대해 뱀같이 지혜롭고 비둘기같이 순결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끝으로 박 목사는 “코로나19 사태 중 전국 교회들은 정부의 방역정책에 적극 협력하면서 퇴치를 위해 기도하며 협력해 왔다”며 “우리 경남기총만 해도 초기 마스크를 구하기 힘든 때 1만 장의 마스크를 구입해 경상남도에 기증했고, 지난 8·15 특별대성회 때 1억원을 모금해 어려운 경남도민들을 도왔다”고 전했다.
박정곤 목사는 “지금도 교회는 이 사회의 어둠을 밝히며, 소외된 이웃을 품고 돌아보며 이름 없이 빛도 없이 섬기고 있다. 우리 1천만 기독교인들은 변함없이 나라를 사랑하며 대통령님과 나라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확진자가 나온 교회는 1백곳이든 1천곳이든 1만곳이든 폐쇄·방역하겠지만, 그렇지 않은 교회들은 마음껏 예배하며 기도할 수 있도록 배려해 주시고 법과 행정을 공평하게 적용해 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더불어 “전체 6만 교회 가운데 0.1%도 안 되는 곳에서 확진자가 나왔다 해서, 99% 넘는 교회들의 예배와 모임을 제한해 계산하기 힘든 영육간에 해를 당한 보상은 어디에서 받아야 하는가”라며 “법과 행정은 공평해야 한다. 코로나19 방역 역시 마찬가지다. 모든 국민과 단체, 종교들에 동일하게 합리적으로 적용해야 한다”고 했다.
박 목사는 “목회적 관점에서, 신앙 성장과 성숙을 위해 때로는 몸이 불편한 신앙생활을 해야 할 때가 있어야 한다. 편하고자 신앙생활을 하면 교회와 개개인의 신앙 성장과 성숙은 기대할 수 없다”며 “인간은 거룩을 거부하는 죄성을 갖고 있다. 화면상으로 예배드릴 때 우리의 외면과 내면이 정말 거룩해질 수 있을까”라고 질문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선교사들을 통해 입수한 해외 사례도 소개했다. 이탈리아는 확진자 99만 5,463명과 사망자 4만 2,330명이 발생했지만 교회나 성당을 폐쇄하지 않고, 스페인도 확진자 138만 1,218명과 사망자 3만 9,345명이 발생한 가운데 교회 예배모임은 건물허가 인원의 1/3까지 모일 수 있다.
독일은 확진자 71만 5,693명과 사망자 1만 1,781명에 지난 2일부터 2차 ‘록다운’으로 숙박업소와 각종 시설들이 폐쇄됐지만 학교와 유치원, 병원과 슈퍼마켓, 교회는 여전히 문을 열고 있다.
메르켈 총리는 이에 대해 “우리나라는 종교의 자유를 행사하는 일이 헌법에 명시됐고, 이는 헌법학자들의 견해를 빌리면 학교와 유치원을 여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며 “물론 학교와 유치원을 닫아야 하는 상황까지 발생한다면 교회도 닫아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독일이 참 부럽다. 우리는 신본주의를 믿는 사람들이다. 이길 수 없는 역경은 하나님 도움 없이 해결할 수 없다”며 “종교의 자유가 있는 국가는 인간이 감당할 수 없는 큰 어려움이 닥칠 때마다 기도와 예배, 신앙의 힘으로 역경을 극복했다. 우리나라도 헌법에 보장된 종교의 자유를 그렇게 보장해서, 예배와 모임이 회복되고 교회가 힘을 얻고 성장해 나라와 민족을 위해 더 많이 헌신하고 쓰임받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한다”고 정리했다.
앞서 인사말을 전한 대표 이억주 목사는 “2020년을 강타한 중국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세계를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뒤흔들었고, 우리나라에도 큰 충격을 줬다”며 “안타까운 것은 한국 많은 교회들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예배 변형’ 방침에 너무 쉽게 따랐다는 비난이 잇따르고 있다. 한국교회가 하나 되어 당연히 수호해야 할 것을 놓치고 갔다는 것이다. 이러한 전반적인 것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고 취지를 소개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정장복 교수(한일장신대 명예총장)가 발제했으며, 박정곤 목사 외에 송평인 논설위원(동아일보)과 이명진 소장(성산생명윤리연구소) 등이 발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