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더>, 어거스트의 이야기: 존재하는 모든 것은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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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옥 박사 기독문학세계] 삶은 기적으로 가득한 신비

위대함은 강함에 있지 않고, 힘을 바르게 쓰는데
내 안의 그 무엇, 다른 사람 변화 이끈 적 있는가
지성의 빛이 아무리 빛나도, 은혜의 빛에 비하랴

▲영화 &lt;원더&gt; 중 한 장면.

▲영화 <원더> 중 한 장면.

팔라시오(R. J. Palacio)가 세 살 아이의 손을 잡고 아이스크림 가게로 들어가려는데, 갑자기 아이가 소스라치게 놀라 울음을 터트린다. 당황하여 안을 들여다보니, 기형 얼굴의 한 소녀가 자신들을 바라보고 있었다.

생각할 겨를도 없이 아이를 안고 황급히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온다. 이 일은 오래오래 팔라시오를 괴롭혔다. 부끄럽고 후회가 되었다.

어느 날 파라시오는 미국의 공영 라디오 방송국인 NPR과 인터뷰를 하게 되었을 때, 이 일을 털어놓는다. 그리고 작품 <원더>의 구상을 이야기한다.

그 후 소설 <원더>는 2012년 출간이 됐고, 뉴욕타임스 선정 118주 베스트셀러 1위 작품으로 기록을 남긴다.

소설은 이어 스테판 초보스키 감독에 의해 영화로 제작되고, 한국에서는 2017년 겨울 개봉된다.

학기를 시작하면 나는 언제나 학생들의 교양 필독서로 <원더>를 추천하고, 에세이를 쓰고 토론을 하도록 지도하고 있다.

<원더>는 날 때부터 괴물에 가까운 기형의 얼굴(craniofacial Abnormality)을 가진 소년 어거스트의 이야기이다. 스물 일곱 번의 수술을 받았으나 나아질 것 없던 어거스트 는 집안에서만 보호를 받으며 자신만의 세상을 살다가, 비쳐 예비학교 오학년에 입학한다.

이 새로운 세상에 던져져 경험하며 성장하는 과정을 쉽고 짧은 문체의 장편으로 그리고 있다.

소설과 영화를 아울러 작품의 주제를 가장 함 축적으로 표현한 것은 아마도 비쳐 학교의 종업식 때, 그해의 가장 명예로운 학생으로 선정된 어거스트에 대한 교장의 격려가 아니었을까 싶다.

“위대함은 강함에 있지 않고, 힘을 바르게 쓰는 것에 있다. 처음에는 친구들이 어거스트를 좋아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가 가지고 있는 ‘그 무엇인가’가 아이들을 변화시켰고, 마지막에는 모두 함께할 수 있게 된 결과를 가져왔다. 동정의 형태가 아니라 어거스트의 진짜 모습을 본 아이들이 진정으로 변하게 된 것이다.”

교장선생님의 격려사는 어거스트 내면의 그 무엇인가가 다른 사람의 영혼의 변화를 이끌어내는 위대한 힘 이었고, 그 힘이 이뤄낸 결과를 우리는 ‘기적: 원더(wonder)’라 부른다고 이해가 된다.

작품과 관련된 에피소드가 떠오를 때면, 나는 존재하는 모든 것이 기적이라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된다. 삶은 기적을 체험하는 여정이라는 생각, 가을색으로 단장해 가는 산과 들판은 경이로움 자체이다. 경탄의 원인을 제공하는 계절은 분명 기적이다.

어제는 운동을 하다, 양지에 자리 잡은 겹목련이 봉오리를 맺고 있는 것을 보았다. 낙엽이 지는 계절에도 봉오리를 맺으며 시도 때도 모르고 꽃잎을 여는 나무가 예기치 못한 기쁨을 주었다. 기대하지 못한 기쁨의 원인을 제공한 이 나무 자체가 기적이다.

붉은 장미는 피어나 놀라운 세상을 만든다. 눈부신 새날의 아침과 고요한 저녁 별들이 그리움을 만든다. 땅 만 보고 가는 우리를 변화시켜 영원을 사모하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자라나는 아이들은 미래를 소망하게 만들고 손을 흔들며, 미소 짓는 이웃은 친절을 퍼트린다. 그 들로 인해 우리는 좀 더 너그러워지고 온유해지지 않던가. 배우고 익히는 젊은이들은 문명의 미래를 비추는 등불이다. 이렇듯 우리는 기적에 둘러싸여 살아가고 있다.

<원더>와 관련된 또 하나의 에피소드는 한 학생의 견해였다. 작품에서 어거스트의 부모는 아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너는, 참으로 너 자체가 기적이야.”

기독교 교육학을 전공하는 이 학생은 “하나님 아버지께서도 나에게 이 말을 해 주실까?”라고 했다.

그는 ‘자기 안의 그 무엇이 다른 사람의 변화를 이끌어 낸 적이 있는가?’ 를 묻고 있었던 것이다. 아마도 그것은 은혜의 차원이 아닐까 싶었다.

지성의 빛이 아무리 빛나도, 은혜의 빛에 비하랴. 오늘도 푸른 하늘이 열리고, 흰 구름이 떠간다. 신앙의 순수한 신비를 사모하게 만들고, 공경과 경외심을 잃지 않는 사랑을 노래하도록 돕는다.

이러하니 존재하는 모든 것은 기적이다. 작품 <원더>가 일깨워 주었듯, 삶은 기적으로 가득한 신비이다.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송영옥 교수(기독문학 작가, 영문학 박사).

송영옥 박사(영문학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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